‘먹는 게 남는 거다!’, 식도락가의 예찬론

토마토 축제
스페인은 유럽의 남서쪽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해 서쪽으로는 포르투갈 , 북쪽으로는 프랑스와 인접해 있다 . 지중해와 대서양을 면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한 나라이다 .

스페인 사람들은 낙천적이고 사교적이며 , 낭만적인 성향을 품고 있다 . 그래서 일까 , 삶을 즐기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고 정열을 쏟아낸다 . 그 대표적인 4 가지 상징물로 플라멩코 , 투우 , 축구 , 축제가 있다 . 특히 ,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교류나 유대관계에 있어 제일 사교적이고 친절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

수세기에 걸쳐 그리스 , 로마 , 아랍세력의 외침과 지배의 영향으로 다양한 외부문화가 유입되면서 스페인만의 특별한 문화를 이루게 되었다 . 그 중 가장 영향력이 컸던 이슬람 문화의 점령기가 8 세기부터 15 세기까지 , 약 800 년 동안 이어지면서 다른 유럽과 달리 그 근저에 이슬람 문화가 깔려있는 것이 스페인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서 나온 특징들은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다 . 그 중 스페인을 대표하는 음식문화에 있어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

유럽 속에 라틴과 아시아를 가진 나라 , 스페인의 음식문화에 쫓아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

1 일 5 식의 미식가들

타파스
스페인의 음식문화는 유럽의 장식적이고 화려한 거에 비해 소박하고 푸짐한 상차림으로 그들만의 특성을 자기고 있다 . 하루의 시작을 음식으로 시작해 음식으로 마감하는 관습으로 인해 1 일 5 식 , 하루 다섯 끼니를 먹는다하여 스페인 사람들을 세계의 미식가이자 대식가라고 말한다 . 스페인은 매콤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고 후추와 마늘을 많이 이용한다 .

그들의 아침 7 시경이면 아침식사 , 데사유노 (Desayuno) 로 올리브유를 바른 빵과 에스프레소 또는 츄러스와 핫초코 , 토마토를 먹을 때는 마가린이나 치즈 , 쨈을 발라 먹는다 .

오전 11 시경에는 간단한 간식시간 , 메리엔다 메디아 마나냐 (Merienda media manana) 를 가지는데 샌드위치나 오믈렛을 먹는다 . 때론 온세스 ( 간식 ) 를 먹기도 한다 .

점심은 코미다 (Comida) 로 오후 한 시 반에서 세시사이에 대체로 먹는다 . 점심을 잘 먹는 스페인 사람들의 식습관에 따라 전채에서 시작하여 주요리 , 디저트 , 커피로 이어지는 풀코스를 먹는다 . 식사 전 술 한 잔을 가볍게 하시며 식사시간을 2~3 시간가량 충분히 가진다 .

식사 후 , 시에스타 ( 낮잠시간 ) 를 가지기 때문에 스페인에서의 점심시간은 길다 . 이 시간대에는 상점도 문을 열지 않는다 . 그러나 요즘은 다른 나라들과의 경쟁력에서 뒤쳐진다하여 시에스타 풍습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

저녁 무렵 먹는 메리엔다 (Merienda) 는 퇴근길 , 술을 마시면서 또는 다른 음료와 함께 타파스를 먹는다 . 타파스는 요리 방법과 식재료의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 주요리를 먹기 전에 작은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소량의 전채요리를 말한다 . 튀김이나 소시지 , 치즈스틱 , 바게트 위에 해산물과 야채 등 그 종류는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저녁식사인 세나 (Cena) 는 밤 10 시가지나 가볍게 먹는다 . 이렇듯 스페인 사람들에게 식사는 살기위해 먹는 게 아니라 , 인생을 즐기는 방법으로 삶의 최대 행복이다 .

스페인의 다양한 문화가 가져온 전통음식

스페인은 지형과 기후 , 역사로 인하여 다양한 농업이 발달하였고 , 이에 식재료가 풍부한 나라이다 . 각 주마다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 다양한 대중 먹거리를 가지고 있다 . 갈리시아 북부지역은 국물이 있는 삶은 요리 ,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은 해산물 요리 , 남동부 발레시아 지방은 쌀 요리 , 중앙부인 카스티야 지방은 육류구이요리 ,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은 튀김요리가 그 특징이다 .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제일 먼저 ‘ 빠에야 ’ 를 꼽을 수 있다 .

빠에야
쌀 요리인 빠에야는 에스파냐의 전통요리로서 여러 가지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볶음밥의 일종이다 .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큰 프라이팬에 쌀과 고기 , 해산물과 야채를 함께 넣어 볶은 것으로 에스파냐 동부의 발렌시아 지방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요리가 되었다 .

9 세기 이후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이슬람교도들은 알부페 라호수의 얕은 여울이나 늪지대를 이용하여 벼농사를 지었다 . 이들은 쌀과 물고기를 함께 끓인 요리를 알라신께 바치고 풍어와 풍작을 기원했다 . 빠에야는 ‘ 신에게 봉헌하는 재물을 담는 쟁반 ’ 을 의미하는 라틴어 ‘Patella’ 에서 기원된 말이다 . 이때부터 들녘의 농부들은 힘든 노동 후에 큰 냄비에 쌀과 고기 , 야채를 함께 넣고 익힌 음식을 나눠 먹기 시작했고 , 지금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

여기에 빠지지 않는 ‘ 샤프란 ’ 은 발렌시아 요리 ‘ 빠에야 ’ 의 3 대 재료 중 하나로 독특한 향과 풍부한 황금색을 띤다 . 이렇듯 빠에야는 쌀을 이용하고 샤프란 향신료를 음식에 첨가함으로써 아랍을 연상케 하는 음식으로 , 그 문화적 배경을 느낄 수 있다 .

육류 요리의 대표음식에는 ‘ 하몽 ’ 이 있다 .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은 아랍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다 . 안달루시아 음식문화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이슬람 지배를 떨쳐내기 위해 레콘키스타가 일어났고 , 약 4C 에 걸친 전쟁기간동안 장기간 먹을 수 있는 하몽 같은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하게 되었다 .

하몽은 돼지 넓적다리를 통째로 염장한 후 , 훈연하여 건조 숙성시킨 스페인의 대표적인 햄이다 .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돼지고기 살로 스페인인들의 식생활과 아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 빵 사이에 넣어 간식으로 먹거나 , 안주 그리고 타파스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어 간단한 식사로도 애용되고 있다 .

가스파초
스페인의 건조하고 더운 여름철 음식으로는 ‘ 가스파초 ’ 가 있다 . 가스파초는 토마토 , 완두콩 , 피망 , 오이 등의 여러 가지 야채로 만든 시원한 수프이다 . 여러 가지 야채를 잘게 썰거나 갈아서 올리브유와 식초를 섞어 만드는데 시원한 동치미나 야채주스 같은 느낌을 준다 . 여기에 빵을 잘게 썰어 넣어 걸쭉하게 먹기도 한다 . 우리의 김치와도 같이 스페인의 모든 음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올리브가 있다 .

남한의 5 분의 1 에 해당하는 지역을 올리브 나무가 뒤덮고 있는 ‘ 올리브 천국 ’ 이다 . 음식에 있어 올리브열매의 쓰임새는 다채롭다 . 올리브유는 샐러드나 빵에 그대로 뿌려 먹기도 하고 볶음요리에 쓰이기도 한다 . 또한 열매는 소금물에 절여 우리나라의 김치와 같이 식사 때 즐겨먹는 저장 음식이 되기도 한다 . 올리브는 11 월부터 1 월 사이에 수확되어 대부분은 기름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소금물에 저장된다 . 스페인 음식에 빠져서 안 되는 , 음식의 다양함을 이룰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주인공이 올리브이다 .

세계 3 대 와인과 세계적인 칵테일

스페인 와인
스페인은 와인에 있어서도 세계 3 대 생산국 중 하나이다 .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나 이는 생산된 와인이 모두 자국 내에서 소비되어 수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와인을 가리켜 비노 (Vino) 라고 한다 . 리오하의 적포도주 , 갈리시아의 백포도주 , 나바라의 로즈와인이 유명하다 . 우리에게는 카탈루냐 지방에서 생산되는 샴페인풍의 발포와인 카바 (Cava) 가 유명하다 . 와인 외에도 칵테일 바에서 흔히 들을 수있는 샹그리아 (Sangria) 칵테일도 적포도주에 오렌지나 레몬과 같은 과일을 섞은 스페인 칵테일이다 .

음식에도 트렌드가 있다 . 요즘 우리주변에서는 스페인 음식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대세를 이루어 일고 있다 . 스페인 음식은 그 종류에 있어서 수백 , 수천가지를 이루기에 몇 자의 글로 설명하기엔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 . 오늘 스페인 음식의 트렌드를 따라 새로운 문화에 대한 자극을 직접 받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