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며, 파도소리를 듣다
‘ 마루와 아라 ’ 는 순우리말로 하늘과 바다 . 남해의 바다와 하늘이 만나 수평선을 이루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 마루와 아라는 가족여행을 갔던 강미진이라는 여자분이 남해에 푹 빠져 지었다 . 3 년 동안 남해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서울에 있는 지금의 남편과 연애도 한 똑순이 .
이런 예감을 했을까 ? 펜션의 이름도 마루와 아라다 . 남편은 바다 , 아내는 하늘 . 지금은 함께 남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천생연분 커플이다 . 또 , 마루와 아라는 어느 방에서도 하늘과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을 자랑한다 .
" 우리 펜션을 도심에서 지친 손님들이 쉬어가는 의자 같은 곳이 되길 바라요 , 밤에 데크로 나가면 파도소리도 들려서 좋습니다 .”
마루와 아라는 3 층 계단식으로 지어진 8 개의 객실로 구성 돼있다 . 의자 같은 공간 , 각 객실은 독립되어 방문자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했다 .
" 우리 펜션은 카페 같은 집이에요 . 신사동 , 삼청동 카페를 보면서 펜션이 이러면 어떨까 생각 했죠 “ 라며 ” 저와 남편의 개인적인 취향과 유행하는 모던 , 빈티지의 느낌이 섞여있어요 “ 라고 말한다 . 객실들은 네츄럴 화이트 톤 , 모던한 회벽의 질감을 살렸다 . 소품 또한 예사롭지 않다 .
“ 가구와 이불 등 소품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 평소에 보지 못 하던 고가구와 잡지에서 소개되는 질 좋은 가구를 배치했어요 .”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창은 배가 지나가자 한 폭의 풍경화로 변했다 . 펜션에서 배에게 서로 지루하지 않은 풍경을 나눌 수 있다 .
하늘 아래 맑은 바다 , 젊은 부부의 펜션 이야기
남해안은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 폐교를 리모델링한 해오름 예술촌 , 자연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바람흔적 미술관 , 나비 생태공원 등 . 타 도시와 다르게 인위적 개발이 아닌 있는 것의 발전을 취하는 것이 많다 . 남해안의 자연처럼 펜션지기 부부도 꾸밈없다 .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 방문객이 많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
“ 저희가 젊은 부부라서 형 , 동생처럼 지내는 손님도 많아요 .” 일반적인 펜션은 가격을 맞추기에 급급한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 . 펜션 운영을 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생긴다 . “ 저희는 보통 인터넷으로 사람들과 소통해요 ” 젊은 커플이 운영하는 펜션이라 홍보도 인터넷이 주가 된다 . 블로그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레 고객과 많이 접할 수밖에 없다 . 종종 있는 에피소드는 애인이 바뀌어 오는 남자친구 여자친구 . “ 오기 전 전화해서 모르는 척 해달라고 얘기한다 ” 며 웃는다 .
“ 한 번은 서울에서 출발해서 밤 11 시에 도착한 커플이 왔어요 ” 라며 “ 이곳 특성상 늦은 시간에는 가게도 문을 닫아서 우리가 밥을 해서 차려 드렸지요 . 잠만 자고 가시더라구요 ” 1 년 후 , 펜션 여덟 개의 객실이 동시에 예약 됐다 . 이전의 손님이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전 가족을 모시고 왔다는 후문이다 .
바다 전망의 노천탕 객실 . 라온 , 아토
최근의 펜션 트렌드는 노천탕 . 마루와 아라에도 알록달록 귀여운 노천탕이 있다 . 8 개 객실 중 라온과 아토에만 있는 아이템 ! 두 객실은 예약이 밀려 방을 잡지 못할 정도라 한다 . 아토의 컨셉은 빈티지 . 구하기 힘든 앤틱 가구와 소품 , 마루와 아라의 장점 중 하나는 객실 관리와 인테리어를 내 집처럼 꾸미고 있다는 것 .
일반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빈티지 가구들로 방을 꾸미고 전객실의 침구류도 거위털 명품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 주목할 점은 8 평 규모의 아토객실 전용 테라스 . 노천탕도 이곳에 자리한다 . 한가로이 노천탕을 즐기고 라탄의자에 앉아 쉬는 오후 . 바쁜 직장인에게는 꿀 같은 휴식이다 .
라온의 분위기는 모던 , 레트로 . 회벽 질감을 살린 정면 벽과 색 유리로 장식한 측벽 . 과하지도 심심하지도 않은 분위기다 . 가구들은 원목 질감이 살아있고 싱크대는 붉은 대리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 라온 객실에도 10 평가량의 전용 테라스가 있다 . 역시 노천탕은 이곳에 위치한다 . 다른 점은 라탄의자가 아닌 썬베드가 있다는 것 . 남해의 햇살을 받으며 즐기는 태닝은 생각만으로 즐겁다 .
주변의 볼거리
마루와 아라 펜션 주변에는 볼거리가 많다 . 가장 유명한 것은 독일마을 . 국내 드라마의 배경지로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 바닷가 언덕위로 독일식 빨간 지붕이 통일감을 주며 이국적 느낌을 준다 . 드라마 배경이던 철수네 집은 지금은 허물어져 없는 것이 아쉽다 . 독일마을에서 5 분 거리인 해오름촌도 뜨고 있는 명소 . 폐교를 개조해 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으로 실내엔 약 2 만여 점의 공예품과 골동품이 있다 .
아이에게는 새로움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줄 것이다 . 마루와 아라에서 40 분 거리이다 . 한국의 관광명소 1 위로 선정 됐던 창선 , 삼천포 대교가 있다 . 5 개의 다리가 각각 특색을 갖고 있어 야경이 빼어나다 . 펜션 바로 옆에는 가천다랭이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 맨발의 기봉이를 찍은 장소로 유명하다 . 남해안을 배경으로 계단식 논과 밭이 이채로워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다 . 이 마을은 막걸리와 푸짐한 안주가 유명하다 .
펜션은 호텔이나 리조트가 부담스러운 젊은 층이 찾기에 적합하다 . 초기 펜션은 펜션이라 부르기 부끄러운 시설과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 마루와 아라 펜션은 작은 부띠끄 호텔이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 레트로 풍 앤틱 가구와 소품들 , 거위털 침구류 등 운영자 스스로 쓰고 싶은 물건을 구입해 객실에 비치한다 . 컨셉만 좇지 않는 , 자연과 어울려 하나 되는 마루와 아라는 수줍게 “ 저희는 호텔같이 좋지 못한데요 ” 고 말하던 젊은 부부의 소박한 열정이 빛을 발하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