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선의 영화산책③]어느 멋진 순간

감 독 : 리들리 스콧 (킹덤 오브 헤븐, 글래디에이터) 출 연 : 러셀 크로/ 마리온 꼰띨라르 국 내 개 봉: 2006년 11월 16일
잘나가던 증권가의 바람둥이, 제대로 사랑에 빠진 순간
영화 <어느 멋진 순간>은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과 러셀 크로가 로맨틱 코미디로 다시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되는 영화 <어느 멋진 순간>은 잘나가던 영국 증권가의 바람둥이가 도도한 여자를 만나 안절부절 로맨스를 그린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과 달리 <어느 멋진 순간>은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고 소설이 쓰여졌다는 큰 차이가 있다. 감독 리들리 스콧이 애초 영화를 생각하고 절친한 친구이자 문학가인 피터 메일에게 소설을 제안한 것이다.
동일 소재로 소설집필과 영화제작 결정
광고계에서 만난 인연으로 30년 넘게 우정을 지속하고 있는 스콧과 메일은 모두 프랑스와 깊은 관계가 있는 거장들. 메일은 15년 이상 프랑스 남부의 평화로운 삶을 집필해 온 인물로 1991년 출판된 ‘A Year In Provence’는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28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읽혀졌다. 비평가들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문학적인 곡예사’라 칭하며, 한 지역에 대한 그의 문학적인 묘사에 찬사를 던졌다.
한편, 리들리 스콧 감독 역시 프로방스에 별장과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다. 항상 프랑스에서 영화를 만들 소재를 찾고 있었던 스콧 감독은 어느 날 프랑스 포도원 창고와인에 대한 기사를 읽고 영감을 얻었다.

스콧 감독은 메일에게 이 소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메일 역시 좋은 소설 소재라고 답변한 것. 그 즉시, 감독은 그가 소설을 쓰면 자신이 그것을 영화로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메일은 동의했다.
이후 메일은 2003년 내내 노트북에 앉아 프로방스와 보르도 지방에 대한 연구를 시작, 소설집필을 시작했다. 그 동안 리들리 스콧 감독은 모로코와 스페인을 돌며 <킹덤 오브 헤븐>을 촬영하였다.
마침내 소설이 완성되자 스콧 감독은 영화제작을 준비, 마침내 2006년 영화제작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어느 멋진 순간>은 소설의 문장을 힘들여 영상화 시킬 필요가 없었다.
"영화에서도 맥스는 성공한 런던 증권가의 냉정한 비즈니스맨이며 주변에서 돈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에 바람둥이로 낙인 찍힌 남자. 어느 날, 그의 삼촌 헨리가 유산으로 남긴 프로방스의 와인농장과 저택을 찾아가다 우연히 길에서 아름다운 프랑스 처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페니 샤넬. 그러나 페니는 알면서 넘어간다는 맥스의 작업에 꼼짝도 하지 않는다. "
여기서 스콧 감독은 소설의 내용을 약간만 수정, 주인공 맥스 캐릭터의 비중을 늘리는 정도로 각색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소설과의 변화가 있다면 맥스의 삼촌 헨리. 소설에서는 언급만 되어 있는 이 인물을 감독은 회상장면을 통해 실존 인물로 등장시킨다.

맥스의 어린 시절 삼촌과의 장면이 이야기상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헨리 역에는 5번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앨버트 피니가 열연했는데 그는 이 작품으로 스콧 감독과는 4번째 호흡을 맞추었다.

이처럼 영화와 문학의 상상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완성된 <어느 멋진 순간>은 유쾌한 유머와 사랑으로 올 가을 최고의 감성로맨스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