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 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 텔레비전 > 은 우리에게 낯선 방글라데시 영화다 .
13 일 저녁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될 < 텔레비전 > 을 연출한 모스타파 사르와르 파루키 (Mostofa Sarwar FAROOKI) 는 방글라데시의 차비알이라는 아방가르드 영화 제작 그룹을 이끌고 있는 감독이다 . 뉴 방글라데시 시네마의 등장을 알리는 그의 풍자영화 < 텔레비전 > 이 11 일 언론에 공개됐다 .
이 영화는 방글라데시의 조그만 마을을 배경으로 종교관 , 세대간의 간극 , 전통과 현대화 , 가족의 사랑 등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하게 풍자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
방글라데시의 조그만 마을 미타누푸르 . 마을의 이맘 ( 종교지도자 ) 인 아민 파토와리는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로 , 일체의 이미지를 금기시한다 . 어느 날 , 초등학교 교사인 쿠마르가 TV 를 사오고 , 이후 마을 사람들은 쿠마르의 집에 몰려든다 . 쿠마르는 힌두교도이지만 , 아민은 강제로 TV 를 없애버린다 . 하지만 TV 의 매력을 알아버린 마을사람들은 이에 반기를 든다 . 절망한 아민에게 유일한 희망은 하지 ( 메카순례 ) 를 떠나는 것이다 .
그러나 그의 순례길은 곧 큰 어려움에 처하고 뜻밖에도 그가 가장 금기시했던 TV 에 의해 구원을 받는다 . 아민의 사고체계를 지배하는 것은 극단적인 이슬람주의로 , 그 때문에 완고하게 현대문명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
하지만 , 감독 모스타파 파루키는 이만의 완고함을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 이만의 완고함은 때로 극단적 신앙의 폐해를 보여주지만 , 그럼에도 사실 그 또한 가족을 사랑하는 나약한 노인임을 이야기한다 . 그리고 그가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보여주는 행동들은 심각하기보다는 한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듯하다 .
이처럼 < 텔레비전 > 은 매우 독특한 스타일의 풍자영화이다 . 그것은 방글라데시에서 힘들게 독립영화의 길을 걸어온 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의 재능과 열정이 빚어낸 성과이다
이처럼 모스타파 파루키의 작품들은 중산층의 불안 , 도시 젊은이들의 사랑 , 속임수와 위선 , 개인의 나약함 , 자국문화에 대한 좌절감 , 이슬람에서의 죄의식과 속죄에 대한 전통적 개념 등을 주제로 삼고 있다 .
시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에서 다큐멘터리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두 편의 장편 < 배첼러 >(2003), <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 >(2007) 를 연출한 이후 2009 년에 만든 세 번째 장편영화 < 제 3 의 인생 > 은 2009 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후 , 아부다비국제영화제 , 로테르담영화제 , 티뷰론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 다카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 < 텔레비전 > 은 그의 네 번째 장편 극영화이며 2010 년 APM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