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 언론들은 7일(오늘) 보도를 통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롬니 후보를 누르고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오후 오바마 대통령은 경합주로 분류됐던 오하이오, 위스콘신, 뉴햄프셔에서 승리했고, 롬니가 막판에 공을 들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승리하는 등 22개 주에서 선거인단 274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국 득표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후보에 뒤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렇게 전체 득표수가 적어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덕분이다. 실제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보다 53만 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의 숫자가 적어 패한 바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각 주에서 선발된 대통령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투표 방식이다. 각 주는 같은 날 직접투표로 그 주의 선거인단이 투표할 후보를 결정한다. 각 주에서 1위를 차지한 정당의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의 표를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승자독식제(winner takes all)’ 방식으로 불린다.
각 주의 선거인단 숫자는 각 주당 인구비례로 선출된 하원의원의 전체 수 435명과 각 주당 2명씩 배정된 상원의원의 수, 그리고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배출한 선거인단 3명을 모두 합산한 숫자로 538명이다. 이 때문에 대선에서 538명의 전체 선거인단 수에서 과반을 넘는 270명을 확보하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다.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는 1787년 헌법에 규정되고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왔다. 이 제도는 버려지는 표가 많아 비민주적이란 비판도 있지만, 미국 연방 내 각 주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7일(현지시간) 시카고 선거운동본부에서 열린 연설을 통해 "미국에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희망섞인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또 "이번 선거는 우리가 모두 멀고 험난한 길을 걸어왔지만 잘 견뎌왔고 잘 싸워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롬니 후보를 향해서는 "함께 열심히 선거운동을 펼쳐온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며 그는 "우리는 격렬히 싸웠지만 그것은 오직 우리가 이 나라를 깊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 지금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고, 세제와 이민제도를 개혁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을 생각하며 대통령 임기를 보내겠다"고 다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