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 적극적 마케팅과 서비스로 “ 한 병원 26 개국어 서비스 ”
– 전통 문화와 접목한 다양한 연계 상품개발
– 고급화로 차별화한 싱가포르 ‘1 인당 지출액도 최고 ’
(미디어원=구윤정 기자) 서비스산업이 내수 부흥의 핵심으로 꼽히지만 국내 서비스 산업은 내실없는 외형만 키운 채 산업발전의 질적 저하를 보이고 있다 .
한국개발연구원 (KDI) 과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경제 국내총생산 (GDP) 대비 서비스산업 비중이 2008 년 60.3% 에서 지난해 57.3% 까지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 이는 미국 (78.6%), 일본 (72.7%), 프랑스 (79.2%) 등 선진국들의 GDP 대비 서비스 산업 비중이 모두 70% 를 웃도는 것과 대비는 수치다 . 반면 국내 서비스업 종사자는 1980 년 506 만명에서 2012 년 1718 만명으로 늘었다 . 외형만 커졌을 뿐 국민경제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 주년 기념사를 통해 ‘ 경제혁신 3 년 계획 ’ 중 하나로 5 대 서비스산업 ( 보건의료 ⋅ 교육 ⋅ 관광 ⋅ 금융 ⋅ 소프트웨어 ) 육성이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 국내 관광활성화를 통해 서비스산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
특히 5 대 서비스 산업 중 의료서비스와 관광이 융합된 의료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이 가장 높은 산업 중 하나다 . 때문에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의료관광산업에 뛰어들어 투자 ⋅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세계적인 의료관광국가로는 태국 , 싱가포르 , 인도 등이 꼽히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이 높은 가격 경쟁력과 의료기술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
1990 년대부터 의료관광에 투자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태국은 현재 세계에서 제일의 위상을 자랑한다 . 반면 지난 2009 년 의료법 개정 이후 의료관광 시장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 국가를 따라 잡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
# 아시아의 맹주 태국이 1 등인 이유 ,
전통 마사지 ⋅ 스파 접목한 연계 상품으로 “ 외국인 지갑 열어라 !”
아시아 최대 의료 관광국인 태국의 의료관광산업은 전통 마사지와 스파 , 그리고 관광과 휴양시설 등과 함께 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힘입어 연간 220 만명이상이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태국을 찾고 있다 .
의료비용이 저렴한데다 태국 전통문화와 접목한 다양한 연계 상품으로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1 인당 소비액도 큰 것이 특징이다 .
2006 년 기준 태국 의료관광객은 140 만명으로 여행수지 1 조 3 천 300 억원의 국민총생산 (GDP) 의 0.4% 를 차지했다 . 그로부터 5 년이 지난 2011 년 이후에는 태국의 의료관광객은 200 만명이 넘어 한해 수입이 4 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태국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
이 같이 태국 의료관광서비스에 외국인들이 몰리는 이유를 방콕에 위치한 한 병원인 ‘ 방콕 병원 ’ 에서 찾을 수 있다 . 태국 병원 중에서도 외국인이 많이 몰리고 있는 ‘ 방콕 병원 ’ 은 그 위치가 관광도시인 특성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이 있어 가능했다 .
여기에 병원 내의 서비스는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다 . 방콕 병원 내에서는 26 개 언어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 이중 12 개국 언어 담당자가 병원에 상주하고 있으며 , 즉각적인 언어서비스가 안 되는 환자는 곧바로 화상전화를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 뿐만 아니라 국가별로 설치된 접수대에서는 의료뿐만 아니라 기타의 서비스에 대한 안내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
또한 태국 의료관광을 위해서는 별도의 의료비자가 필요 없다 . 비자면제협정 대상국 외 국가에서 온 환자의 경우 공항에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고 , 출입국 관리국 직원이 매주 병원을 방문해 비자를 연장해 줌으로써 환자의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데 정부가 나선 것이다 .
# 고급화로 차별화한 싱가포르 ,
의료수가 한국과 비슷한데 ‘ 진료비지출액은 1.5 배 ’
싱가포르의 강점은 빼어난 접근성과 더불어 고급화된 의료관광서비스에 있다 .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대한 외국자본 투자가 늘어나면서 신흥 부호들의 싱가포르 행이 잦아지고 있다 .
2007 년 싱가포르의 의료관광객은 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7 만여 명이지만 수입은 17 억 싱가포르달러 (1 조 5 천 100 억 ) 으로 오히려 많다 . 이는 싱가포르의 의료수가가 태국보다 훨씬 높은데다 심장 , 신경외과 , 인공관절 , 간이식 등 보다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의료서비스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
의료수가가 한국과 비슷함에도 신흥부호들이 싱가포르를 찾는 이유는 고급화로 차별화된 의료관광서비스에 있다 . 싱가포르의 병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호텔급이다 . 로비엔 환자의 모든 요구사항을 도와주는 컨시어지가 상주해 비자부터 숙박 , 교통 , 관광까지 도와준다 . 의사 한 명이 하루 평균 케어하는 환자는 15~18 명으로 환자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의사와의 면담이 가능하게 했다 .
싱가포르는 더 나아가 고급화된 의료서비스에 복합리조트 사업을 결합시켜 관광은 물론 쇼핑 , 카지노에 이르는 고부가가치의 의료관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싱가포르 시내 오차드 거리에서 차로 5 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아시아 최초의 메디텔 (Meditel: 병원과 호텔이 합쳐진 건물 ) 을 표방하는 ‘ 커넥션 ’ 빌딩이 들어서 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 8 억 싱가포르달러 ( 약 6700 억원 ) 를 들여 20 층 규모의 쌍둥이 건물로 짓는 이곳엔 3 차 종합병원 (220 병상 ) 과 전문 클리닉 189 개 , 객실 250 개를 갖춘 호텔 , 쇼핑몰 등이 들어선다 .
이런 차별화된 서비스에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수는 2013 년 100 만명에 육박했다 .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전년대비 5% 성장한 17 만 5000 명이 찾아 5.7 배의 격차를 보였다 . 또 1 인당 진료비 지출액 역시 싱가포르의 경우 242 만원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62 만원으로 양국의 의료수가가 비슷한 점을 감안할 때 진료비수입 격차에 주목된다 .
2005 년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관광 ⋅ 서비스산업을 설정하고 복합 카지노 , 유니버셜 스튜디오 , 리조트를 지은 싱가포르는 이제 , 사립병원은 금융기관과 일반인의 투자가 가능한 영리법인으로 운영하고 , 세계 160 개 의과대학 졸업생에게 싱가포르 내 의사면허를 전면 허용함으로써 의료관광활성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
# 한국의료관광은 어디로 ….“ 각종 규제 완화가 우선 ”
의료관광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2004 년 400 억 달러 ( 약 43 조원 ) 에서 2012 년에는 1000 억 달러 ( 약 109 조원 ) 로 2.5 배 성장했다 . 이 같은 성장세는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는 오는 2015 년에는 1300 억 달러 ( 약 140 조 ) 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
우리나라에서도 고부가가치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 의료관광산업을 꼽는다 . 한국관광공사는 의료관광객 100 만명을 유치하면 9 조 4000 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일자리 1 만 7000 개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관광은 2009 년 이후 연평균 37.3% 의 성장세를 보이며 , 국미용 성형 분야는 물론 암이나 심혈관계 수술 등의 전문 진료 분야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 성장세는 2020 년에는 진료비수입 3 조 5,555 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 6 조 1,731 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 만 1,027 명의 취업유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전망하고 있다 .
이러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크게 뒤지는 실정이다 . 2012 년 우리나라의 의료관광객 유치 실적은 세계 의료관광객 5370 만명의 0.3% 에 불과하다 . 종합경쟁력지수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을 0 으로 환산했을 때 0.005 로 OECD 34 개국 중 19 위에 머물러 있다 .
일각에서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만은 의료관광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과 적극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한 의료계 관계자는 “‘ 메디텔 (meditel)’ 이 허용된데 이어 영리병원 도입이나 해외 환자용 병상수 확대 등의 의료관광산업 규제 완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고 말했다 . 또 “ 낮은 한국 의료관광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 고 덧붙였다 .
실제로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 여기에 각종 규제로 인한 편의시설 부족과 언어 문제 , 의료관광 전문가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 무엇보다 앞서있는 다른 국가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의료 연계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한의학계는 한류를 연계한 상품을 비롯해 침술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침구사 제도를 다시 부활시켜 한국 전통 의료의 우수성을 차별화된 의료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 의료관광산업 지원이 양의학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