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이는 ‘미성년자모델 논란’, 모델도 아청법을?

( 미디어원 = 박예슬 기자 ) 패션계에 이는 ‘ 미성년자모델 논란 ’, 모델도 아청법을 ?

유명 패션 브랜드 디올 패션쇼의 시작은 키 178 ㎝ 의 늘씬한 모델이 런웨이에 오르며 알렸다 .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런웨이를 걸어나오는 여성은 이스라엘 출신 모델 소피아 메체트너로 , 올해 14 살이다 . 배우 조니 뎁의 딸 릴리 로즈 뎁은 16 살에 샤넬의 화장품 모델로 발탁됐다 . 유명 모델 신디 크로포드의 딸 카이아 거버도 13 세의 나이에 패션 모델로 활동한다 .

이들은 모두 미성년자다 . 하지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인 여성처럼 꾸며 카메라 앞에 서고 무대에 오른다 . 22 일 ( 현지시간 ) 뉴욕타임스는 최근 유명 브랜드가 미성년자를 모델로 내세운 것을 두고 패션계 안팎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 디올의 대변인이 “14 세 모델 메체너는 일 할 때 항상 보호자를 동반하며 , 이스라엘로 돌아가 학교를 다닌다 ” 고 밝혔지만 , 미성년 모델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

패션계 일각에선 미성년 모델을 기용하면 ‘ 다양성 ’ 을 보여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의 바네사 프리드먼은 “ 패션계의 인식이 80 년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 며 “ 진정한 다양성을 보여주려면 미성년 여성이 성인 여성의 옷을 입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종 , 신체사이즈 등을 가진 모델이 나와야 한다 ” 고 주장했다 . 모델협회의 사라 지프는 “ 아이들에게 화장을 해주고 하이힐을 신기면 대중은 그들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 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

청소년을 성인 여성처럼 꾸며 내보내는 것에 대한 비판은 예전에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 당시 패션계 내부에서도 자정 움직임이 일어 2007 년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와 영국 패션협회는 디자이너들에게 16 세 이상의 런웨이 모델을 쓰라는 강한 권고와 요청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전했으며 , 2012 년 패션지 보그는 16 세 이하의 모델을 쓰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 2013 년에는 뉴욕주 의회가 18 세 이하의 모델은 아역배우처럼 간주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켜 , 미성년 모델의 고용은 주 노동부의 허가와 감독을 받게 됐다 .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판 보그가 13 살의 카이아 거버를 모델로 기용한 것에서 알 수 있듯 , 이러한 조치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 2012 년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F/W 패션쇼에 미성년 모델 두 명을 세워 논란을 일으켰다 . 16 세 이상의 런웨이 모델을 쓰라는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14 세 모델을 내보낸 것이다 . 당시 그는 “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가 아닌 내가 생각하는 대로 쇼를 진행할 것 ” 이라며 “ 아동 배우나 카탈로그 모델도 있다 . 패션쇼 무대에 서는 것을 부모와 미성년자 본인이 동의한다면 내가 말려야 할 이유가 없다 ” 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

실제 어린 나이에 데뷔해 모델 활동을 시작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 14 살에 모델에이전시에 발탁된 코코 로샤 (27) 는 2011 년 CNN 에 출연해 “ 어린 모델들은 그들을 어른처럼 취급하는 환경에 놓여 그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 고 말했다 . 그는 “ 그들은 다만 ‘ 어떻게 내가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 라고 생각할 뿐이다 . 15 살에 모델 일을 하기엔 너무 어렸다 ” 고 회상했다 . 15 세에 데뷔한 모델 케이트 모스 (41) 역시 “16 살 된 모델한테 옷을 벗으라고 하면 기분이 정말 이상할 것 같다 . ( 내가 어렸을 때는 ) 마치 ‘ 하지 않으면 , 다음엔 너와 계약하지 않을 거야 ’ 라는 말을 듣는 것 같았다 ” 고 2012 년 베니티페어에 말했다 . “ 그러면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운 다음에 일하러 나오곤 했다 . 한번도 편하게 느낀 적이 없다 ” 고 그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