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미분양.
1순위 당해지역 1.60대1 (평형별 0.24~2.36대1)
1순위 기타지역 1.99대1 (평형별 0.33~2.36대1)
서울 브랜드 대단지에서 오랜만에 보는, 사실상 미분양 확정 경쟁률이다. 1순위 당해지역에서 미달로 기타지역, 2순위까지 갔지만 결국 미달로 마감됐다.
바로 1~2주전 시티프라디움 더 강남(5.00대1),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33.36대1)의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된 경쟁률을 언급하며 며칠만에 부동산 시장이 급랭이라도 된 양 호들갑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언론보도 수준 자체가 딱 그정도이고, 사실 알만한 사람들의 예상 범위내 결과일 뿐이다.
시장요인이 아닌 해당 단지 개별요인으로 보는것이 합당하다.
화양동 e편한세상은 시행사의 시세대비 고분양가 책정으로 서울 일반분양의 최대 장점인 안전마진이 없었다. 인근 유사 입지의 신축아파트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 전용 84㎡가 11억원대인데 이 단지는 그보다 1억원 이상 비싸게 분양됐다.
전용 84㎡ 분양가가 1,2층 제외하고 3층부터 기본 11~12억원인데 여기에 시장에서 필수옵션으로 받아들이는 확장비, 시스템에어컨, 붙박이장에 더해 중문, 주방가구까지를 더하면 11.4~12.4억원의 분양가다. 한마디로 분양계약 즉시 발생하는 기본 시세차익, 즉 안전마진이 없는 상품이다.
게다가 초기 계약금을 20%로 내걸었다. 전용 84㎡ 기준 초기 계약금으로 2억5천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런 조건은 통상 강남에서나 통한다. 다른 강북 사업장들 보통 10% 수준이다.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도 안된다. 계약금 20%에 중도금 6회분 60%를 더해 분양가(12억원)의 80%, 10억원의 현금이 2022년 입주시까지 묶이는 것. 자기 주거 외에 현금 10억원을 별도로 투자자산에 2년간 묵힐 수 있는 사람이 서초구,강남구가 아닌 광진구에, 그것도 시세 대비 바로 이익이 발생하지도 않는 분양가의 단지에 투자할 이유가 있을까.
10억원의 현금이 필요한 단지인데 해당지역 실수요자는 자기 주거 외에 그만한 현금을 갖고 있지 않으며, 투자자는 가격의 매력도 안전마진도 없는데 10억원을 거기 묵힐 이유가 없다.
11억원짜리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에는 실수요자가 LTV 40%를 감안시 6.6억원의 현금만 있으면 되고, 투자자는 전세(6.5억) 끼고 갭투자시 4.5억원의 현금만 넣으면 된다. 한마디로 분양가가 파크스위트 대비 현금이 묶이는 기회비용, 즉 금융비용만큼의 이득은 있어야 실수요자에게 매력이 발생하고, 안전마진이 있어야 투자자에게 매력이 발생한다.
결국 모든 문제는 고분양가와 현금의 기회비용인 것이다.
반대사례를 살펴보자.
연말연시를 수십대1의 경쟁률, 부적격분 최대 1천대1의 경쟁률로 뜨겁게 달궜던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우성1차 재건축)과 반포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3차 재건축)에는 HUG의 통제로 만들어낸 저분양가라는 확실한 매력이 있었다. 인근 단지(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전용 84㎡ 시세가 21~23억원인데 17~18억원에 분양했으니 계약즉시 안전마진 4~5억원을 확보하고 시작하는 쉬운 투자다.
분양가(17~18억원)의 80% 현금 13~15억원을 입주시까지 묶어둬도 금융 기회비용을 빼고도 이득. 모두가 달려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해당 현금을 보유한 실수요자들의 중심인 강남이다. 실수요는 자기 집 급매로 중도금을 조달해서 들어갈 이유가 있다. 투자자에게도 그만한 현금을 묶을 가치가 있음은 물론이다. 시장은 효율적이고, 돈이 된다면 어떤 규제를 내놓아도 그렇게 달려가는 것이다.
e편한세상은 일단 서울에서 미달, 기타지역까지 더해도 미달인 1.xx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인 결과 전 평형에서 미계약 대거 발생은 사실상 확정이다. 잔여분 추첨에도 수요는 몰리지 않을 것이고 완판까지는 꽤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형(84~115㎡) 단지 구성도 조기 완판을 어렵게 한다. 84㎡를 초과하는 대형 수요가 먹히는 곳은 서초구, 강남구다. 강북 분양의 대세는 중소형, 그중에서도 특히 49~74㎡다. 49㎡~84㎡ 중심으로 단지를 구성했다면, 경쟁률은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물량 소진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거, 시행사에겐 이런 저조한 경쟁률이 오히려 좋은 신호일 수 있다. 수십대1의 경쟁률로 인기리에 사람이 몰린다는 것은,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던 물건을 싸게 팔았다는 것밖에 안 된다.
미분양 소진을 위한 모델하우스 운영과 마케팅 비용이야 발생하겠지만,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분양가를 책정한 셈이다. 반대로 e편한세상 수분양자들은, 현재 시세 기준으로는 딱히 재미볼 게 없다. 미래 시세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간 서울시내 여러 분양현장에서 인근 시세대비 낮은 분양가를 강요해왔던 HUG에게서 어떻게 특정 단지 시행사만 고분양가를 허가받았는지가 업계 관심사일 것이다.
글: Adrei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