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이 현우기자) 지난달 4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관망세가 짙어졌다. 특히연초 설 연휴 직후엔 매수세가 급격히 약해졌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완화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 둔화된데다 한국 시장의 올해 이익 전망치 개선 기대치가 낮은 것이 외국인 매수세 약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이달 국내 증시는 호재와 악재가 혼재해 있는 만큼 지수보다는 종목이나 테마별 대응이 유효하다”며 “미중 무역협상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과 기업, 모멘텀 플레이가 가능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달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화학 등 종목은 카트에 꾸준히 담았다. 보수적 관점으로 돌아서면서도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 종목들이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2일 현재 외국인은 4774억원을 순매수했다. 설 연휴 3일간(2월4~6일) 휴장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달 같은 기간(1조6828억원)보다 매수 규모가 줄었다. 설 연휴 이후에는 6거래일(2월8~15일) 연속 순매도하기도 했다.
깐깐해진 외국인이 이달 22일까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반도체였다. 지난 1월 2조원 이상 사들인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이 여전했다. 삼성전자 주식 5501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려놨다.
지난달 말 50.6%였던 삼성전자의 외인 지분은 50.49%로 늘었다.
SK하이닉스도 240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8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삼성SDI(1624억원), LG디스플레이(579억원) 등 디스플레이 업종에도 관심을 보였다. 국제유가 오름세에 대비해 롯데케미칼(956억원)도 선택했다.
이밖에 강원랜드와 넷마블, 삼성화재, 삼성물산, 고려아연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코스닥 시장에선 포스코켐텍과 바이로메드, 카페24를 많이 샀다.
반면 KB금융은 2000억원 이상 내던졌다. 현대차,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도 각각 1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NAVER, SK텔레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시총 상위 종목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