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 사는 삶보다 비혼이나 비출산이 각광받는 시대에,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신을 희생하지 않는 삶에 대해 쓴 여성의 에세이가 나왔다.
북랩은 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로 살면서도 스스로 주인공인 삶을 살기 위해 과감히 제주행을 택한 저자 주혜나의 에세이 <눈물만큼 자란다면>을 펴냈다.
대부분 사람은 가정을 이루는 일과 개인으로서 사는 일은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애 낳았으면 자기 삶은 어느 정도 내려놔야지’ 혹은 ‘자기 삶이 그렇게 중요하면 애를 낳지 말았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런 편견에 대한 또 하나의 대답을 들려준다.
저자의 대답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이자 오롯한 개인으로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10년간 남편과 아이를 위해 살다가 3년 전 제주행을 결심하고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삶을 꾸려 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녀는 빨리 가려고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개인적인 꿈을 이루면서도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엄마의 삶을 먼저 겪어 본 선배로서, 지금 막 엄마가 되어 방황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애 낳으면 내 삶은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질문에 답해 주는 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엄마가 되면 얼마나 힘든지, 그럼에도 아이들은 얼마나 예쁜지, 가족을 사랑하면 내 삶을 포기해야 하는 건지 등등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적어 두었다.
이 책은 엄마의 삶을 다룬 에세이이지만, 결혼하고 아이 낳는 삶을 지나치게 미화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결혼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는 사람 혹은 아이 낳는 사람과 아이 낳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어 전자의 편을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는 비혼과 비출산이 트렌드인 시대에 조금은 촌스러운 일로 여겨지는 ‘가족 이루는 일’이 여전히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저자는 “혼자라면 훨훨 날아 벌써 저곳에 닿았을 것이 보이지만 같이 가기 위해 더디 가기를 선택했다. 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사랑하기에 기꺼이 더디 가는 마음이 있다면 엄마로 살면서도 개인의 꿈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