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된 첫날인 14일 서울 도심의 밤거리는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2주간 오후 9시 이후 포장과 배달 주문만 받을 수 있었던 음식점과 제과점 등은 이날부터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예전처럼 정상 영업을 하게 됐다.
지난 2주간 텅 비었던 서울 종로와 마포 등 강북지역은 물론 강남역 식당가와 대학가는 눈에 띄게 유동인구가 늘었고 문을 연 주점에서는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의 회식이 벌어졌다.
동료들과 주점을 직장인 A(40)씨는 “정말 오랫만에 회식을 하러 왔다”며 “다시 코로나가 확산돼 제약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며 술을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수업으로 서로 만나지 못하는 대학생들도 “2주간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다”며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니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늘어나자 안도하면서도 정부가 추석 무렵인 28일부터 2주간 ‘특별 방역 기간’이 될 것이라는 예고에 걱정을 완전히 덜지 못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호프주점을 운영하는 B(50)씨는 “거리두기 기간 동안 손님이 80% 가까이 줄어 너무나 타격이 컸다”며 “장사가 잘되면 잠시 좋지만 만약 또 확산세가 심각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주점들이 반짝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일반식당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여전히 매출을 걱정했다.
한편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질까 우려했다.
가정주부인 C(37)씨는 “지인들과 함께 여유 있게 저녁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돼서 좋긴 하지만 테이블 간 거리두기가 제대로 안 되는 모습도 보이고, 명부 체크를 잘 안 하는 가게들도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수도권의 2.5단계 조치는 해제됐지만, 2단계 조치는 이달 27일까지 유지된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모임, 행사가 금지되고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등 고위험시설 11종의 영업이 금지된다.
프로야구, 축구 등 스포츠 행사는 지금처럼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해야 하고 사회복지 이용시설과 어린이집에도 휴관 및 휴원 권고가 지속된다.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 중단, 학교 밀집도 완화 등의 조치도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