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을 멈추자,
세상이 다시 조용해졌다.”
손가락 하나로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더 진짜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부러워하고,
누군가의 생각에 휘둘리고,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
내 감정조차 연출하게 되던 어느 날—문득 멈췄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SNS에서 벗어나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1. 행복은 보여주기보다 느끼는 것이다
사진 속 웃음은 진짜일까?
한 끼 식사도, 일상의 소소한 순간도
‘좋아요’를 받기 위한 연출이 되어버린 세상.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행복을 느끼는 감각’보다 ‘행복해 보이는 기술’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SNS를 내려놓자 깨달았습니다.
진짜 행복은 공유가 아니라, 몰입에서 온다는 걸요.
그 순간에 온전히 빠져 있을 때,
비로소 마음도 가득 찹니다.
2. 비교는 감정을 잠식하는 가장 빠른 독이다
누군가는 여행 중이고,
누군가는 승진했고,
누군가는 연애 중입니다.
스크롤을 넘길수록
나는 가만히 있어도 점점 ‘작아지는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진실이 아니었습니다.
SNS는 인생의 편집본일 뿐, 현실의 전체가 아니니까요.
비교는 나를 더 열심히 살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가진 것의 가치를 흐리게 만들 뿐입니다.
비교하지 않기 위해선, 가끔 ‘보다’ 말고 ‘닫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3. 관계는 많을수록 피로해지고, 진심일수록 단순해진다
수백 명의 친구, 팔로워, 채팅방.
하지만 막상 힘들 때 말 걸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SNS는 ‘연결’은 주지만,
‘온기’는 주지 못합니다.
관계가 많다고 외롭지 않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진짜 관계는 작고 조용한 곳에서 피어납니다.
침묵도 편한 사이, 연락이 없어도 괜찮은 사이, 그런 관계 하나면 충분합니다.
4. 내 일상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
SNS는 항상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죠.
그러다 보면 정작 내 하루의 리듬이 무너집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SNS를 열고,
밤에 누워서도 계속 남의 삶을 소비하고,
내 감정은 점점 흐려지고, 생각할 여유조차 사라집니다.
SNS에서 잠시 물러나면, 일상의 고요가 다시 돌아옵니다.
5. 나를 바라보는 눈이 줄고,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SNS는 끊임없이
‘나’를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잘 나와야 하고,
좋아 보여야 하고,
틀리면 안 된다는 압박 속에 진짜 감정은 점점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시선을 걷어내고 나면,
비로소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의 모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두려움, 슬픔, 허기, 그리움— SNS에선 감춰야 했던 감정들이 조용히 말을 겁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시간은 곧 나를 회복시키는 시간입니다.
6.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그걸 느낄 감각은 내 안에 있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습니다.
햇살이 좋았고,
꽃이 피었고,
바람이 부드럽게 불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내가 거기에 없었던 것이죠.
SNS에서 벗어나자
마음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삶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그걸 느낄 줄 아는 감각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던 겁니다.
마무리하며
SNS는 삶의 도구이지,
삶 그 자체가 아닙니다.
조금 덜 보여줘도 괜찮고, 조금 늦게 알아도 괜찮습니다.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 그 용기가 진짜 나를 다시 데려다줍니다.
글 이진 기자/미디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