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전투기 연합과 중·북 연합 전력의 격돌, 그 숨막히는 시나리오를 되살려본다
시뮬레이션의 축은 세 나라다. 한국의 KF-21, 미국의 F-35A, 일본의 F-15J가 동맹군으로 편성되고, 이에 맞서는 중국의 J-20, J-16, 그리고 북한이 보유한 MiG-29 개량형이 가상의 적으로 배치된다.
KF-21은 이번 연습에서 그야말로 시험대에 오른다. 완전한 스텔스 능력은 아니지만, 전자전과 데이터 통신 장비는 F-16 이상의 성능을 보이며, 국산 조기경보기와의 연동으로 사실상 중급 수준의 NCW(Network Centric Warfare, 네트워크 중심전)를 구현한다. 이는 단순히 전투기끼리 싸우는 것이 아닌, ‘데이터의 우위’를 중심으로 싸우는 새로운 전쟁 개념이다.
중국은 이 시나리오에서 공격자다. J-20은 장거리 스텔스 침투를 시도하고, J-16은 광역 다기능 플랫폼으로 운용된다. 여기에 KJ-500 조기경보기와 고고도 정찰위성, 무인 공격드론이 포함되어 복합 작전을 펼친다. 북한은 제한적 전력이나마 신형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개량형 MiG-29를 다수 투입하며, 전장 혼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시뮬레이션의 본질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한국은 동맹 없이도 하늘을 지킬 수 있는가?’
이를 위해 한국 공군은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KF-21, 드론을 연동한 ‘미니멀 NCW’ 체계를 시험한다. 특히 KF-21은 아음속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가상의 적 기지 타격 임무도 수행하며, 무인 드론과 편대비행을 통해 일종의 유인-무인 복합 작전을 구현한다.
F-35A의 절대적인 스텔스 성능과 비교할 때 아직 기술적 한계는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실험이 단지 기술적 과시가 아니라 독자 생존 능력의 시험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A2/AD(접근거부/지역거부, Anti-Access/Area Denial) 전략 하에 서해와 동중국해를 봉쇄하고자 한다. 이에 대응해 한·미·일은 다국간 데이터 링크를 실시간 연결하고, 각국의 조기경보기와 위성 시스템을 통합 운용하며 사실상의 연합 전장 네트워크를 구현한다.
모의전 마지막 단계에서, KF-21 편대가 단독 작전권을 부여받는다. 전자전 드론과의 협동 작전, 통신두절 상황에서의 독립 작전수행, 그리고 국산 공대지 미사일을 통한 전술 거점 타격은 단순한 실험 이상의 무게를 가진다. 그것은 바로 ‘외교적 고립이나 미지원 상황’에서도 자국 하늘을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다.
2026년의 이 공중전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훈련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를 앞둔, 전략적 예행연습이다. 싸움은 더 이상 탄환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데이터, 위성, 전파, 연결성. 그리고 그 중심에서 한국은 묻고 있다. \”우리는 동맹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