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공중전의 서막, 그 첫 조짐은 북한의 새벽 이륙이었다
기묘한 우연일까, 치밀한 계산일까. 그날 이후 2주간 MiG-29 개량형이 세 차례 더 출격했고, 그중 일부는 실전 배치된 신형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다. 비행 경로는 점점 도발적으로 변했다. 대응 출격한 KF-16 전투기와의 교차 비행, 동해안 상공의 조기 경보기와 무인 정찰기 확대 배치. 한반도 공역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기류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단지 전술적 위협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은 최근 몇 년간 공군력의 적극적 재편을 시도해왔고, 이른바 ‘비대칭전력’의 확장에서 이제는 ‘공중 기동전력’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기술 유입설이 무성한 MiG-29 개량형은 스텔스 탐지 회피 기동을 일부 흉내내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Kumsong-5형 공대공 미사일이 실전 배치됐다는 사실은, 이 비행이 단순한 경고 그 이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무게를 더한다.
※ 위 시나리오는 군사 안보 전문가들의 가상 분석을 바탕으로 구성된 시뮬레이션입니다. 이제 실제 상황과 대비 태세를 짚어봅니다.
북한의 공중 전력 변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군은 이미 여러 수준에서 다양한 분석과 시나리오를 구축해왔다. 중요한 것은 공군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이 비록 전술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 공군의 절대 우세 기조는 여전히 굳건하다. 고도화된 조기경보·정밀타격·전자전 체계와 연동된 작전 능력은 단순 기체 성능 이상의 차이를 만든다.
무엇보다 공군력은 반복 훈련과 실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성된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비행 훈련과 정비 인프라 확보는 북한이 단기간에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항공기 개발과 양산, 유지 보수는 미사일 기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며, 북한이 독자적으로 공중 작전 수행 능력을 확보했다고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전쟁은 미사일이 아니라 조짐에서 시작된다. 2025년 6월 25일 새벽, 하늘에 떠오른 그 작디작은 불빛은 사실상 동북아 공중전의 점화선이었다. 북한이 먼저 움직였고, 이제 판은 깔렸다.
하늘 위에서 다시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엔 소리 없이, 데이터와 기동의 언어로.
비대칭전력의 대표였던 핵무기에 이어, 공중전력까지 재편해가고 있는 북한의 행보는 단순한 경고음이 아니다. 국지전 가능성은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위협, 그것이 2025년 6월의 하늘에 떠올랐다.
미디어원 l 이만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