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에 1000km 미사일 배치… 전수방위 80년 끝났다

(미디어원)평양·상하이 사정권… 일본 ‘공격 능력’ 현실화
3월 9일 새벽, 일본 규슈 구마모토의 육상자위대 기지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장비가 반입됐다.
일본 방위성이 추진해 온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 운용을 위한 장비로 사거리는 약 900~1000km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반격 능력(counter strike capability)” 확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의 핵심이었던 전수방위(専守防衛) 원칙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규슈에서 1000km… 동북아 전략 지도 바뀌다.
이번 미사일의 가장 큰 특징은 사거리 확대다.

기존 12식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200km 수준이었다. 일본 해안 방어를 위한 무기였다. 그러나 개량형은 사거리가 최대 1000km에 이르면서 역할이 완전히 달라졌다.
규슈에서 발사할 경우 타격권은 크게 확장된다. 북한의 수도 평양은 물론 중국 상하이 인근 연안, 동중국해 주요 해역, 그리고 대만 해협 북부까지 포함하는 범위다. 기존 200km 수준이던 일본의 해안 방어 미사일이 약 1000km급 장거리 전력으로 확대되면서 일본의 군사 전략 지도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은 일본 방위장비청이 주도했고 생산은 일본 방산기업인 Mitsubishi Heavy Industries가 맡았다.
방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본이 장거리 미사일 확보에 나선 배경에는 동북아 안보 환경 변화가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을 실전 전력으로 발전시켰고 중국은 해군과 미사일 전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만 해협 긴장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다층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상자위대 구축함에는 고고도 요격용인 SM-3 interceptor가 탑재돼 있고, 지상에는 종말 단계 요격용인 Patriot PAC-3가 배치돼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요격만으로는 충분한 억지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 결과 등장한 개념이 바로 반격 능력이다. 일본의 새로운 전략은 요격을 통한 방어에 더해 필요할 경우 상대의 공격 능력을 직접 무력화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전수방위 80년의 변화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의 핵심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
이 원칙 아래 일본은 장거리 공격 무기나 전략 폭격기 같은 전력을 의도적으로 제한해 왔다. 자위대 역시 방어 목적의 군대로 규정됐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안보 전략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 중국 군사력 확대라는 환경 속에서 일본은 요격 중심 방어 전략에서 장거리 반격 능력을 포함한 억지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규슈 미사일 배치는 그 변화가 실제 군사 전력으로 나타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언론의 시각
일본 언론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 보수 성향 매체들은 북한과 중국의 군사력 확대 속에서 억지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가 전수방위 원칙을 사실상 변화시키는 조치라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미사일 사거리 확대가 일본의 군사 전략을 방어 중심에서 능동적 대응 체제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신과 미국의 반응
외신들은 이번 조치를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일본이 미사일 요격 체계뿐 아니라 장거리 타격 능력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동맹 억지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지지하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이미 미사일 방어와 정보 공유, 통합 작전 등 안보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일본의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는 이러한 미일 동맹 체계 속에서 동북아 지역 억지력 강화 요소로 평가된다.

동북아 군비 경쟁의 새로운 단계
동북아 안보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중국은 해군과 미사일 전력을 급속히 성장시키며 군사적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일본은 이에 대응해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에 나섰고, 한국 역시 고위력 미사일 전력과 킬체인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 전략의 균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슈에 배치된 1000km 미사일은 단순한 무기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후 80년 동안 유지돼 온 일본 안보 정책의 경계선이 어디까지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그 변화가 동북아 전략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