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o’Story] 인도양의 이정표, 모리셔스 공화국(Republic of Maurit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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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Macho 칼럼니스트) 국내에서 몇 년 전부터 갑자기 신혼여행지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모리셔스이다. 모리셔스 섬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동쪽으로 약 900km, 인도대륙 끝에서 남서쪽으로 약 4,000km 떨어져 있다. 모리셔스는 본섬 이외에 카르가도스 카라호스 제도, 로드리게스 섬, 아갈레가 제도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는 제주도와 비슷한 면적으로 수도는 포트 루이스 (Port Louis) 다.

1502 년 이탈리아 지도에 처음 등장한다. 당시 유럽인들이 이 섬을 발견했을 때는 무인도로 도도 (Dodo) 새만 살고 있었다. 그러나, 16 세기 말 네덜란드인들이 정착하며 천적이 없고 먹이도 풍부해 몸이 크고 날지 못했던 도도새는 인간들의 쉬운 먹이가 됐고, 결국 인간들이 처음 발을 디딘 지 80 년도 안 되어 멸종해 전설 속의 새가 되고 말았다. 국내 퓨전국악 밴드 ‘ 별마루 ’ 는 ‘ 도도새 ’ 로 세상에서 가장 순진했던 도도새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 후 , 프랑스와 영국 동인도회사의 지배를 거치며 1968 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했다 . 영국 식민지배 동안 사탕수수 노동자로 인도계를 많이 끌고 와 인구 약 130 여만 명 중 인구의 70% 가 인도 , 파키스탄 , 방글라데시 , 스리랑카 등지에서 온 인도계의 후손이며 , 아프리카인 크레올족 27%, 중국계 약 35,000 명 , 그 외 프랑스인 등이 산다 .

그 영향으로 종교도 과반수가 힌두교 , 3 분의 1 정도가 가톨릭, 17% 가 무슬림, 그리고 소수의 불자가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식 언어고, 전 국민의 반은 프랑스어에서 변형된 프랑스 크레올어를 사용한다. 라틴어로 ‘Creare( 만들어진 )’ 에서 파생된 크레올어 (Creole) 는 크게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식 등으로 나뉘며 16~17 세기 대항해 시대 각 대륙 식민지에서 생겨난 언어다.

포트 루이스는 섬 북서쪽에 있고 다른 주요 도시들도 다 이쪽에 있다. 자연경관이 유명해 작가 마크 트웨인이 이곳을 여행 중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수도 포트루이스 근처와 동쪽 해안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휴양지로 리조트와 빌라가 많다. 남쪽 해안은 검은 화산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북부지역의 그랜드 베이 (Grand Bay)도 유명하다 . 상점가와 식당, 술집, 나이트클럽 등이 몰려있어 현지인도 많다. 최근 새롭게 단장된 라 큐벳 해변 (La Cuvette beach)도  추천한다. 812m 르 푸스 (Le Pouce)산 전망대에선 포트 루이스와 북쪽 지역이 다 보여 항상 관광객이 있다. 450 만 평의 국립공원 모카 마운틴 (Moka mountains)에서는 사륜구동차나 말을 타고 하는 사파리 관광이 인기다. 거북이, 얼룩말, 사슴, 타조, 아프리카 영양,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바닷속 폭포 ( Underwater Waterfall ) ’다. 모리셔스 섬은 지질학적으로 최근에 형성된 대륙붕 위에 있는데, 수심 200m 를 넘지 않는 모리셔스 섬 주변이 대륙붕을 넘어서자마자 수심 1,000m 로 깊게 푹 꺼진다. 이때 모리셔스 섬 주변의 모래가 해류에 의해 바닷속으로 밀려 들어가며 폭포처럼 보여 단순한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그림처럼 진귀한 광경이다.

모리셔스의 자랑인 사탕수수 럼주에 라임 조각, 코코넛 물, 콜라와 얼음을 넣어 마시면 그 풍미가 한층 더한다. 상식이지만 호텔보다는 시내 상점 등이 싸다. 더 저렴한 동네 술집에서 가장 잘 팔리는 피닉스 맥주 (Phoenix) 500Lt 한 잔이 약 30 MUR다. 즉석에서 짠 사탕수수 음료가 재래시장에서는 30MUR 인데 워터 프론트 등에서는 100MUR 을 받는다. 포트 루이스 시내 워터프런트는 유럽의 한 도시 미니어처 같다. 이 근처의 고급 식당 등은 거의 관광객 대상이라 음식 가격은 한국보다 비싸다.

기후는 열대 해양성기후. 수도 포트 루이스의 7 월 평균기온 20 ℃, 1 월 평균기온 26.5 ℃로 타 아열대 지역에 비해 쾌적하다. 포트 루이스는 우기인 1 월 ~3 월 이후엔 높은 하늘, 강한 태양, 그리고 건조하고 화창한 여름 날씨다. 소나기가 그친 후에 선명한 무지개가 자주 보인다. 공기가 워낙 깨끗해 아침 6 시에도 모자와 선크림이 꼭 필요하다.

블루 베이 (Blue Bay) 가 있는 남동지역은 푸른 바닷물과 하얀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주말에는 주민과 관광객으로 바글거리니 주 중에 가야 한가하게 즐길 수 있다. 마린 팍 (Marine Park) 에는 스노클링도 하고, 바닥이 투명한 배에서 바닷속 물고기를 관찰할 수도 있다. 바다 카약, 파라세일, 워터스키, 돌고래관찰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다양한 바다낚시 체험관광이 있다. 바로 인도양 한복판이니 참치, 청새치, 돛새치, 가다랑어, 상어 등 커다란 물고기들을 쉽게 건져 올릴 수 있다. 낚시 배 요금엔 식사도 포함돼 배고프진 않다. 스쿠버다이빙 일정과 포인트도 다양하다. 인공 암초와 수백 년 전 침몰한 범선 등이 다이버의 눈을 호강시킨다. 11 월 ~ 4 월 물속이 가장 맑다. 최근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스쿠버다이버들이 작살로 물고기를 잡아가 생계형 원주민과 마찰하는 꼴도 없다. 스쿠버다이빙도 기본 개념 시험에서 합격한 사람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디서나 시장구경이 제일 좋다. 신선하고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쇼핑은 발리나 태국처럼 제품이 다양하지도 않고 가격도 유럽과 비슷하고 잘 깎아주지도 않는다. 수제품 중에는 장신구나 조화, 미니어처 범선, 목각제품 등이 좋다. 도도새는 멸종되었지만, 대신에 여러 종류의 기념품으로 부활해 시선을 잡아끈다.

오랫동안 사탕수수재배를 해 설탕 품질이 아주 좋다. 모두 영국과 프랑스로 수출돼 2 차 가공 후 유명상표를 달고 고가에 팔린다. 각설탕형태의 제품이 약 150 MUR 로 가격이 저렴하다.

사탕수수로 만든 럼 (Rum) 주를 꼭 맛보자. 모리셔스의 럼주는 설탕 제조 후 남는 찌꺼기로 만들지 않고 사탕수수를 바로 만들어 맛이 좋은 럼주가 있다. 특히 샤마렐 (Chamarel) 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대표적인 모리셔스 럼주다. 병과 상표 디자인도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 이 럼에 각설탕을 넣어 마시면 훨씬 부드럽다. 바닐라 맛, 커피 맛 등 다양하다.

모리셔스 음식은 천국의 맛이다. 프랑스, 인도, 중국, 아프리카 등 여러 대륙의 다양한 요리법과 양념 등이 수 세기간 자연스럽게 버무려져 아주 독특한 맛을 보인다. 샤프론, 계피, 클로버, 바질, 백리향, 커리 등등 수많은 향신료와 식자재들이 수 세기 간 여러 손을 거치며 특별한 예술로 창조해냈다. 특히 인도에서 건너온 녹두나 렌틸콩으로 만든 수프 달(Dal)과 돌 푸리 (Dholl puri), 로티 (Roti)는 가장 값싸고 대중적인 인도식 모리셔스 음식이다. 비라니 (Biryani) 는 무슬림이 즐겨 먹는 쌀, 향신료, 감자와 고기 등을 같이 요리한 무굴 때부터 전해 내려온 음식이다.

모리셔스 사람들은 부드럽게 삶은 소고기나 소금에 절인 생선을 즐겨 먹는다. 자기 집에 온 손님에게 음식과 음료를 극진히 대접한다. 그때는 주는 대로 잘 받아 다 먹는 게 공손한 예의다. 이슬람 모스크를 방문할 땐 남녀 모두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특히 남자는 긴 바지 , 여자는 긴 치마를 입고 머리를 스카프로 가려야 상식적인 사람이다.

간식거리로는 고추 빵 인디언 마쌀라 바다이 (Indian Masala Vadai), 감자 등 채소와 고기를 넣은 튀김 사모사 (Samosa), 토마토와 양파로 만든 루거이 (Rougaille) 등으로 우리 입맛에도 딱 맞지만, 가격도 20~50 MUR 로 착하다. 강황과 커리는 육류용, 해물용, 채소용 등 수백 가지로 나뉘어 있고 대부분 음식에 들어간다. 덥고 습한 기온에서 음식의 변질도 막고 맛의 풍미도 살려주지만, 뇌에도 좋아 평생을 먹는 인도계들은 치매에 거의 안 걸린단다.

모리셔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생활 수준이 높고 성공적으로 발전한 나라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이며 학생들은 교통비까지 지원받는다. 아프리카대륙 대다수 국가와는 달리 정치도 부패 없이 안정되어 있다. 그래서 국민은 목소리 높여 촛불 들고 거리로 나올 이유도 없다.

수도 포트 루이스의 가장 높은 건물이 모리셔스 은행이고 두 번째가 모리셔스 텔레콤이다. 모리셔스에도 KFC 가 20 개나 있단다. 해마다 4 월 ~11 월 사이 200 년이 넘은 역사의 챔프 드 마 (Champ de Mars) 경마 기간에는 하루에 3 만여 명이 몰린다. 경마는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 중 하나다.

국명인 모리셔스는 네덜란드가 점령한 후 네덜란드 오라녀 공작 마우리츠 (Maurits) 의 이름을 라틴어 식 Mauritius 로 한 것이다. 인구는 약 133 만여 명이다. 교통수단은 택시가 제일 편하다. 그러나, 불법 택시가 싸게 해준다는 호객에 속아 타면 바가지나 강도당하기 쉬우니 타지 마라. 일본인들은 십 수 년 전 이미 거쳐 갔고 요즘 동양인 관광객은 대부분 중국인이다. 한국 관광객이 증가 추세여서인지 포트 루이스에는 한국식당도 있다.

환율은 30 MUR( 모리셔티안 루피 ) = U$ 1, 환전은 SSR 국제공항이나 시내나 비슷하다. 시차는 한국보다 5 시간 느리다( 모리셔스 오후 3 시 = 한국 오후 8 시 ). 인천 – 싱가폴 – 포트 루이스 / 포르 루이스 – 싱가폴 – 인천노선 등 몇 노선이 있다. 예로, 인천서 홍콩까지 4 시간 정도. 홍콩에서 에어 몰리셔스로 9 시간 반 후 다음 날 아침 7 시 모리셔스 국제공항 (SSR) 에 도착.

전에 호주에서 공부할 때 맘씨좋은 학교 카페테리아 매니저 아줌마가 살색은 검은 아프리카인데 용모는 인도계였던 모리셔스출신이었다. 그 때 모리셔스란 나라를 처음방문했을 때 들었고 모리셔스 사람을 처음 봤다. 나에게 모리셔스 란 발음을 교정해주던 그 아줌마가 내가 나중에 모리셔스를 매일 생각이 났다.

사진: Ma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