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및 임원 중징계 요구…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논란과 FIFA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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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정인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몽규 회장 등 고위 임원들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감사 결과,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감독 재선임 권고까지 이어졌다. 이번 발표는 협회 내부의 규정 준수 및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을 부각시키며, 한국 축구의 거버넌스 개선 필요성을 환기하고 있다.

징계의 법적 근거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중징계 요구

문체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축구협회에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으며, 이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조치이다. 이 법은 문체부가 스포츠 단체의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특정 감사와 징계 요구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하여 내부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 협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의 문제점

감사 결과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에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발견되었다.

1. 감독 추천 권한의 부적절한 행사: KFA 내부 규정에 따르면 감독 추천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나 기술발전위원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 선임 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후보를 최종 추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의 내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2. 면접 과정의 불투명성과 공정성 문제: 홍명보 감독의 최종 면접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협회 규정에 어긋난다. 특히 일부 권한이 특정 인물에게 집중되어 절차의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3. 이사회 승인 절차의 누락: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에도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내부 절차가 생략된 채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는 감독 선발 절차에 대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며, 협회의 관리 감독 체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문체부는 이러한 문제들이 감독 선임 절차의 신뢰성을 훼손한다고 판단하며, 홍명보 감독의 재선임을 권고했다.

FIFA의 우려와 제3자 개입 규정의 경고

이번 사태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도 제3자 개입 우려를 표명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각국 축구협회는 정부의 직접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FIFA 제재를 받을 수 있다. FIFA는 한국 정부의 개입이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한축구협회와 문체부의 갈등이 국제 제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 문체부의 조치가 FIFA 규정과의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며,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협회는 이에 따라 FIFA와의 의견 조율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감독 선발의 독립성 강화 방안

세계 여러 스포츠 협회는 감독 선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적인 선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감독 선발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 위원회를 통해 투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대한축구협회가 벤치마킹할 만한 제도적 개선 방안으로,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축구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 축구계의 거버넌스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 선발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협회가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 규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감독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 권한 집중 방지 등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팬들의 반응과 축구계의 자정 요구

축구 팬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팬들은 소셜 미디어와 팬 커뮤니티를 통해 “축구협회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한국 축구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으며, 일부 팬들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강도 높은 자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팬들은 감독 선임 절차의 문제점이 반복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며, 협회가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정부 개입과 스포츠 자율성의 균형점 모색

정부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할 때가 있지만, 스포츠 단체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공정성 강화를 위한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그 한계와 범위를 명확히 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스포츠 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 규정과 국내 법을 조화롭게 준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 축구의 투명성과 국제적 신뢰 회복

이번 사태를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내부의 거버넌스 문제를 재점검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문체부는 감독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협회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균형 잡힌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FIFA와의 갈등을 피하면서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운영 방안을 마련하여 한국 축구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국 축구는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