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빈자리, 토트넘의 수익모델이 흔들린다.

손흥민이 빠져나간 자리, 토트넘의 수익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
— AIA 이탈은 단순한 계약 종료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2027년을 끝으로 10년 넘게 이어온 메인 스폰서를 잃는다. 홍콩 보험사 AIA가 유니폼 전면 광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협력 관계 재조정이지만, 영국 스포츠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이 결정을 ‘손흥민 시대의 종말’이 남긴 직접적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토트넘의 상업적 성장 동력으로 작동해 온 아시아 시장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AIA는 토트넘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전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왔고,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순간부터 AIA는 그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이어왔고, 한국과 동남아시아에서의 보험 판매·광고 효과는 단순 후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었다. 그러나 손흥민의 MLS행이 현실화되면서 AIA의 투자 구조도 근본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같은 비용을 들여도 과거만큼의 가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이 변화가 스폰서 한 곳의 철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흥민 이탈 이후 토트넘 내부에서 확인되는 매출 지표는 뚜렷한 하향곡선이다. 구단 공식 스토어 매출은 작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홈경기 관중 수는 눈에 띄게 줄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가격을 인하하는 이례적 조치까지 단행됐다. 아시아 투어를 통한 수익도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디지털 플랫폼의 성장률 역시 이전과 비교해 확연히 둔화됐다. 이는 단순한 인기 변동이 아니라 구단의 상업 수익 구조가 ‘손흥민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공백만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토트넘은 AIA의 철수로 발생하는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스폰서 조합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유니폼 메인 스폰서와 스타디움 명명권을 한 패키지로 묶어 10년 단위 대형 계약을 추진 중인 것이다. 축구 재정 전문가들은 이 패키지의 최대 계약 규모를 약 5억 파운드로 추산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시아 시장의 영향력이 가장 절정이던 시기와 달리, 지금의 토트넘은 글로벌 기업에게 ‘안정적 투자 대상’으로 보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축구 비즈니스 업계에서 손흥민은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유일한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그가 토트넘에서 보여준 활약은 경기력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만들었고, 이는 구단 브랜드 가치의 절반 이상을 떠받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이 떠난 이후 토트넘이 겪고 있는 하락세는 결국 한 선수의 이적을 넘어, 구단 전체 비즈니스 모델이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토트넘은 지금 새로운 스타 영입, 공격적 디지털 브랜딩, 중동 자본과의 협력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라는 독보적 아이콘으로 구축해온 지난 10년의 성공 모델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AIA의 결별은 단순히 한 스폰서가 떠난 사건이 아니다. ‘손흥민 이후의 토트넘’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구단의 브랜드 전략이 완전히 재정립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경고음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스타였을 뿐만 아니라, 토트넘의 시장 그 자체였다.
지금 토트넘이 잃은 것은 선수 한 명이 아니라, 바로 수익 구조의 중심축이다.

미디어원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