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12층에 위치한 베니키아 사업단의 사무실은 단장실이 공간적으로 구분되지도 않은 단촐한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국내 최초의 호텔체인 브랜드인 베니키아가 관광한국의 미래를 실현시키고 있었다. 박병남 단장은 무슨 일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호인이었다. 그는 먼저 베니키아의 브랜드네이밍에 대한 말을 꺼냈다.
“베니키아란 ‘Best Night In Korea’의 이니셜을 따온 신조어입니다. 처음 베니키아 사업이 진행됐을 때 온라인 도메인 선정 작업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이미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도메인이 선점됐던 거죠. 그래서 새로운 신조어가 필요했습니다”
사실 처음 베니키아를 들었을 때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떠올렸던 필자가 그 숨은 의미를 듣고 참신한 명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박단장은 국내 최초 호텔 체인 브랜드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소비자가 국제적인 호텔 체인에 지불하는 비용에는 7~8%의 로열티가 붙어 외국 호텔에 지불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국내 호텔만의 체인 브랜드를 만들어 점진적으로 동남아와 미주지역에 브랜드를 수출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궁극적으로 베니키아라는 브랜드가 관광한국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더불어 영세한 숙박업계는 제대로 된 홍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이 베니키아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베니키아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호텔 체인 브랜드다. 언제나 최초, 처음이라는 낱말은 선구자적인 측면 때문에 사람들의 동경을 받기도 하지만 그 부담을 져야 하는 입장에선 모든 것을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느껴질 법도 하다.
“한국은 관광업계와 관련해서 수요와 공급이 충분한 관광역량이 있는 국가라고 생각해요. ‘최초’라는 부담을 가뿐히 짊어지겠습니다. 오히려 ‘최초’라는 상황이 대조적으로 긍정적인 면도 많아요. 이번 베니키아 사업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국가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는 구조적인 면에서 장점입니다. 민간에서라면 획득하기 힘들었을 높은 신뢰성을 국가가 담보했으니까요”
외국인을 상대하는 숙박업에서 한 국가가 배경이 되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언젠가 수익창출을 도모하는 민간 기업으로 거듭나야 하는 호텔체인의 입장에서 처음 시작이 국가사업이라면 충분한 기반조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베니키아의 중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일단 호텔 체인 브랜드 사업이기 때문에 인지도 상승이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외국 방문객이 한국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베니키아 호텔 체인을 떠올린다면 성공이겠지요. 단기적으로 베니키아의 고객인 베니키아 호텔 이용자와 가맹 호텔을 위한 유?무형의 서비스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지금 준비되고 있는 여러 툴을 이용해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한 다양한 홍보 사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맹 호텔의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철저한 교육을 준비했습니다.”
가맹 호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야기 하면서 박단장은 ‘찾아가는 교육’을 강조했다. “가맹 호텔의 직원들도 각자의 역할 때문에 바쁠 텐데 서비스교육 한답시고 시간을 뺏을 순 없잖아요”라는 박단장의 대답에서 자신보다 낮은 위치의 사람도 존중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 냄새가 풍겼다.
가맹호텔에 대해 철저하게 서비스 교육을 한다지만 프랜차이즈가 아닌 체인브랜드의 입장에서 가맹점의 경영에 관여치 않는 방식이 우려됐다. 그리고 특급호텔이 아닌 중저가 호텔의 특성상 언어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가맹점의 경영부분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베니키아의 입장에서 가맹점에 대한 강제성을 확보하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가맹호텔의 운영 실태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입니다. 이를 통해 패널티를 적용하고, 그래도 안 된다면 가맹점 퇴출의 방식이 될 것입니다. 가맹호텔의 언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책을 준비해뒀습니다. 상황별 대응방안을 매뉴얼로 작성해 회원사 직원들이 숙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매뉴얼은 영어, 일어, 중국어로 되어 있습니다”
과연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이어서 박단장은 중저가 호텔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갔다.
“능력이 되지 않는 직원을 뽑아 놓고 교육도 하지 않는다면 고객의 호텔 접근을 막는 셈이죠. 당연히 수익은 감소하고 이런 수익 악화는 결국 능력이 되지 않는 직원을 다시 뽑을 수 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를 낳습니다. 베니키아는 그러한 악순환이 선순환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6월말에 구축되는 전 세계 통합 예약 시스템은 중저가 호텔의 수익 도모에 일익을 담당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여행업계와의 관계설정이 궁금했다.
“지금 현재는 국가사업으로 출발했지만 호텔체인의 특성상 민간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기업인 이상 수익 창출을 위해 여행업계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FIT 여행자만이 아니라 여행업계 패키지와 연계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여름철을 위해 온라인 프로모션을 기획중이라는 박단장의 말을 뒤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만간 워커힐이나 힐튼 같은 이름과 나란히 놓일지 모를 베니키아의 미래가 기대된다.
이정찬기자 (travel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