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자연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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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自然)은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게 되었다. 인위적인 변화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어쩌면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최상의 상태인지도 모른다.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지금, 새해 목표와 계획 작성에 여념이 없다면 잠시 속으로 물어 보자. ‘나는 올 한해 자연스럽게 살았는가.’ 쉽게 답하기 어렵다면,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나보도록 하자.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에서 삶의 여유와 평온을 되찾아 보는 건 어떨까. #남섬의 대표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켄터베리 지역에 있는 크라이스트처치는 국제공항을 갖춘 남섬 최대의 도시다. 전체면적의 30% 이상이 공원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정원의 도시’로 불린다.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람한 나무들은 대학캠퍼스를 연상시킬 만큼 포근함을 준다. 온난한 기후는 생활하기에 쾌적하며, 식수로 쓸 만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비가 내리므로 맞아도 상관없다. 맨발로 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내는 어느 곳을 찍어도 훌륭한 사진이 나온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대성당은 시 중심에 위치해 있다.133개의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있어 날씨가 맑은 날에는 남알프스 산봉우리들도 내다볼 수 있다. 대성당 주변에 형성된 광장은 대형 체스판에서 체스를 즐기는 사람들, 마술사 공연, 전시회, 재래시장으로 늘 북적인다. 대성당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광대한 부지를 자랑하는 해글리 공원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공원 내에 있는 보타닉 가든은 26헥타르에 이르는 정말 큰 공원으로 하루에 다 돌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백여 종 이상의 장미를 모아놓은 로즈 가든을 비롯해 오색찬란한 꽃과 멋진 나무들은 황홀경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내 전체를 흐르는 에이번 강은 우리나라의 ‘개천’ 정도로 볼 수 있는 비교적 작은 규모다. 하지만 바닥의 수초가 보일 정도로 전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과 고기를 잡으러 내려오는 야생 청둥오리들을 볼 수 있다. 또한 강가를 따라 산책하거나 자전거, 카누를 타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마운틴 쿡, 설산이 구름을 뚫고 오르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비행기로 1시간도 채 못 가면 눈부신 만년설로 덮여 있는 아름다운 산 마운틴 쿡에 닿을 수 있다. 뉴질랜드 최고봉인 마운트 쿡은 에메랄드빛 호수들을 내려다보며 솟아있는 뉴질랜드의 절경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영국 선장 제임스 쿡의 이름을 따서 지금은 마운틴 쿡이라 불리지만, 원래는 ‘아오라키’란 이름의 산이었다. 마오리 족 언어로 ‘구름을 뚫고 올라간 산’을 뜻하는 이름처럼 해발 3,754m 높이를 자랑한다. 마운틴 쿡 국립공원에는 3,000m급 봉우리가 18개, 2,000m급 봉우리만도 140개가 넘어 ‘남반구의 알프스’로 불린다. 또한 주변에는 세계에서 가장 두텁다는 테즈만 빙하와 환상적인 물빛을 자랑하는 푸카기 호수, 테카포 호수 등이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 산은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오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좋은 경치 보기가 어렵다. 마운틴 쿡 빌리지 내의 비지트 센터에서는 마운틴 쿡 주변의 정확한 날씨 정보를 비롯해 비디오와 모형을 통해 아름다운 지형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많은 트레커들이 마운틴쿡을 오른다. 트레킹 코스는 다양하지만 그 중 4~6시간의 등반을 요하는 후커 밸리 트랙을 추천한다. 마운틴 쿡 등반의 거점으로 이용되는 코스이면서 급경사가 없어 별다른 장비 없이도 터미널 호수까지 갈 수 있다. 후커 밸리 트랙에 진입하면 좌측으로 3,000m가 넘는 쉐프턴 산이 맞는다. 그 아래엔 마운틴 쿡을 등반하다가 사망한 산악인들의 위령비가 서 있다. 최종 목적지인 터미널 호수에 도착하면 이미 올라온 트레커들이 호수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책을 보는 이들과 열렬히 키스를 나누는 연인도 있다. 설산 안에는 고즈넉한 평화로움이 공존하고 있다. 어둠이 내리기 전 산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내려갈 채비는 서둘러야 한다. 일몰이 가까워옴에 따라 하얀 눈과 태양빛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내려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사각사각. 걸어가는 길 뒤로 발자국이 눈 속에 선명히 아로새겨 진다. #모험과 레포츠가 가득한 여왕의 도시, 퀸스타운 퀸스타운은 보석같이 아름다운 와카티푸 호수를 품 안에 안고 있다. 길이가 77km에 이르는 와카티푸 호수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산과 호수변의 그림 같은 마을 풍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곳은 강과 계곡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으나 상상을 뛰어넘는 익스트림 스포츠와 다양한 레포츠가 여행자들의 용기와 모험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 퀸스타운에서 25분 거리에 있는 코로넷 피크와 50분 거리에 있는 리마커블은 겨울철 유명한 스키장이며 가까이 있는 카와라우와 스키퍼스 캐니언 브리지는 번지 점프로 유명하다. 또 열기구 풍선, 행글라이딩, 제트보트, 제트스키, 래프팅, 카약 등 스릴 넘치는 스포츠가 가득해 항상 여행자들로 붐비며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허물없이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퀸스타운은 남섬 제일의 여행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입구다. 밀포드 사운드는 마오리어로 ‘최고의 장소’를 뜻하며 깎아지른 듯한 피오르드의 절경이 인상적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탄성을 자아내는 곳으로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날씨가 흐리면 또 흐린 날씨에 맞게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밀포드 사운드를 여행하지 않고는 뉴질랜드를 관광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사진제공: 뉴질랜드 관광청 ■뉴질랜드의 기본정보 뉴질랜드는 1950년 한국전쟁에 자국 군인들을 파병해준 동맹국이다. 정식국명은 뉴질랜드이며 마오리족은 ‘아오테아로아(길고 하얀 구름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구는 400만명(2008년 기준)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며,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2.7배다. ‘얼음의 섬’이라 불리는 남섬과 ‘불의 섬’으로 불리는 북섬, 크고 작운 군도로 이루어진 섬나라다. 언어는 영여와 마오리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기후는 우리나라와 정반대다. 남반구의 온대에 위치한 뉴질랜드는 해양성 기후로 한서의 차가 심하지 않다. 날씨가 자주 바뀌기는 하나 전국에 걸쳐 일조량과 강우량이 충분하다. 하루에 사계절이 나타난다고 할 만큼 기온차가 심해서 여름이라도 여행하려면 점퍼나 긴 바지가 필수이다. 시차는 10월에서 3월까지는 4시간(서머타임 적용), 4월에서 9월까지는 3시간이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