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상하이 엑스포, 규모의 승리, 그러나 콘텐츠는?
상하이 엑스포는 이미 그 시작 전부터 대단한 뉴스를 생산해내며 중국의 위엄을 알렸다. 중공업기지 교외로 이전, 황포강 양변 주거민 1만 8천명 신규아파트로 이전 및 입주, 상해 항궤, 보강 집단 포동 강철유한공사 등 270여개 기업이전, 엑스포 단지 인프라 건성기공 총 110 프로젝트, 총 11킬로미터에 달하는 11개 도로 기공, 7천 명 숙소와 오피스 수요 위한 엑스포 촌 건설 등등등.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중국이 아니면 개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엑스포를 기획한 중국은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인지 나는 그 현장 한 가운데 섰다. 상하이 엑스포는 대체 무엇인가!
“Better City, Better Life(보다 좋은 도시, 보다 나은 생활)”라는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엑스포 테마에 맞는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이미지를 부각하고, 도시 테마 중심의 다원화된 문화의 융합, 도시경제 번영, 도시 과학기술 혁신, 도시지역 재건설, 도시와 농촌 상호규류 라는 다양한 부주제로 시행된 상하이 엑스포에 대한 인상은 한 마디로 ‘도시도 싫고’, 그 안을 채우는 ‘인구도 싫다’는 것이었다. 규모 뿐 아니라 참가 국가 및 국제기구 사상 최대라며 엑스포 역사상 최대 관람객을 기대한다는 상하이 엑스포 관람은 한 마디로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인간이 한 곳에 밀집한 광경은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사람에 치어 죽는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그것도 엑스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넣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었던가.) 아무튼 엑스포 관람을 위해 대문에서부터 시작된 ‘줄서기’는 일부 비인기 나라를 뺀 거의 모든 나라의 참가관에 들어가기 위해 4~5시간이 소요되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중국인들은 이번 기회에 줄서기 문화를 학습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며 호들갑을 떨던데, ‘4~5시간 줄서서 30분 관람’이라는 아이러니에 호응하지 않겠다는 듯 상하이 엑스포에서는 합리실용주의 노선의 웨스턴들을 전혀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 전쟁터에서 단 반나절만 있겠다던 나의 계획은 그야말로 엉망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인들은 하루에 단 한 나라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으로 몇 주일에 걸쳐 엑스포를 돌기도 한다던데 말이다. 내가 계획했던 것은 동쪽 아시아 존에서 시작해 찬찬히 걸어가며 서쪽 끝 남미 존까지 섭렵하겠다는 것. 그러나 실제 나의 동선은 이렇다. 동쪽 끝 아시아 존에서 한국관(줄만 두 시간 서다 포기), 중국관(겉모습만 30분 관람) 등을 둘러보다 인구의 압박에 질려서 점심을 먹고, 투어 버스로 이동, 엑스포 전역을 흘깃흘깃 둘러보며 서쪽 끝 남미 존으로 이동해서 페루관(줄 따위는 필요 없이 쭉쭉 들어가서 관람하고 나오는데 5분 소요), 콜롬비아관(역시 줄서기는 필요 없고 관람하고 나오는 데 까지 5분 소요, 커피 구매), 중앙 입구로 오는 버스를 탔는데 다시 동쪽으로 오는 바람에 들르게 된 ‘도시테마관’, 이게 다다. 전혀 관람객답지 못한 행보로 인해 상하이 엑스포를 비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겠지만, 몇 가지만 정리하지면 이렇다.
하나, 관람객 수를 대비해 예약제를 실시, 줄서기를 없애야 했다.(기다리는 관람객을 위한 의자나 이벤트를 마련하던지.)
둘, 세계 최대 규모 엑스포답게, 관람 루트를 짜서 알찬 관람을 유도해야 한다.
셋, 각 나라별 테마관은 나라의 홍보에 치중, 홍보물 판매에 급급해선 안 된다.
넷, 전체적인 테마인 ‘Better City, Better Life’를 더 적극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다섯, 엑스포 주변에서 볼 것, 즐길 것을 더 개발해야 한다.
상하이 엑스포에 가기 전에 사전 공부를 하며, 좋았던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도시’라는 주제와 그에 얽힌 ‘기억’, ‘회귀’, ‘저탄소’, ‘순환’, ‘균형’, ‘에너지 절약’, ‘상상’, ‘조화’, ‘터전’ 등의 키워드였다. 현재를 살고 있는 인류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법한 테마들을 통해 이번 상하이 엑스포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었다. 체험이 미비했지만, 관람 중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Better City, Better Life”라는 전체 주제를 표현한 도시생활 테마관이었다. 도시의 유래와 역사를 각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모델로 섭외해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펼쳐지는 다큐멘터리와 또 그와 동시에 방을 따라가며 만나지는 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키워드는 현재 나의 위치를, 나의 생활과 환경을 한 번 더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무언가 대안이나 결론을 제시하며 끝을 맺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가는 했다. 도시생활 키워드를 따라 다음에 뭘까, 뭘까 하며 따라 나오니 어느새 끝! ‘so what?’
어쨌든 관람답지 않은 관람이었지만, 한 가지 얻어온 것은 “도시인들에게 이 세상은 어떤 과제를 안겨주었으며, 어디로 가야 할까?”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답은 나 스스로, 세상과 더불어 찾아야 할 테지만, 한 가지 확실한 진리가 머릿속을 맴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
* 상하이 엑스포 Another story
상하이 엑스포 관람을 위해 사전 스터디를 했던 내용과 나의 소견을 적어본다.
– 2010 상하이 엑스포 향후 전망 –
□ 상하이 동북아 허브 전략 위한 발판 마련
-지난해에 비해 컨테이너 처리 실적 약 30% 증가한 1455만 4000TEU에 달해 홍콩 싱가포르 이어 2년 연속 세계 3위 기록, 하지만 내륙 항의 물류 수급능력 한계 드러냄(현재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착수로 인한 문제점)
-총 6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부산항의 3배 규모의 상하이 근방 양산항 개발로 현재 수급능력 보충 준비 중, 물류 허브로의 상하이 입지 강화
-물류 수급면 해결 하였으나 허브의 중점 사항인 금융에 있어 미비
-동북아 허브 위한 금융 시스템 외국 금융기관의 적극적 유치 아닌 세계 무역기구의 개방에 의존한 점진적 개방, 즉 중국경제에서 가장 취약한 금융 기반 단점 드러냄
-이러한 문제점 엑스포를 통한 외자 유치 및 금융시스템 보완 할 것으로 예상
-물류 뿐 아니라 허브로서의 기반, 금융 시스템 엑스포 통해 개선, 동북아 및 국제 허브 성장 발판 될 것으로 전망
□ 현재 고성장세 유지의 밑거름 될 것
-현재 10%의 고성장세 유지의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0상하이 엑스포를 통한 고성장 기조 유지 할 것으로 국내외에서 분석
– 앞선 파급효과의 긍정적 요인과 더불어 국제적 행사의 긍정적 효과를 볼 때 최속 2010년 까지 현재 고성장세 유지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
□ 외국계 기업 유치 성공적으로 전망
-현재 외국계 기업 본부 및 R&D센터 500여개 입지하였으나 지속적 증가 예상
-상하이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 리안방(李安方)부주임은 “외국계 기업 상하이 진출 지속적 증가 2010년에 610개소 입지 홍콩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
-실제 상하이 경우 저쟝, 장쑤 등 높은 생산지역 근접과 중국 내 금융시스템, 비즈니스 환경 상대적으로 양호하여 엑스포 통한 외자유치 및 기업 진출 용이할 것으로 전망
□ 2010년 이후 중국 경제 비관론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한 이번 엑스포를 통한 경제 성장 전망하나 그 이후 비관
-고성장세의 위기 및 버블위험과 더불어 국제적 행사 이후의 경기 경색 위험
-일반적으로 국제적 행사의 투자가 개최 2~3년 전에 경제적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행사 이후의 후유증으로 경기가 급랭하는 현상 고려 할 때 행사 이후의 문제 전망
-OECD 또한 현재 10%대의 성장세에서 엑스포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 예상
-중국 정부의 경기안정 조치 실패 시 성장률 4.8% 까지 하락하는 충격적 전망
□ 엑스포 규모 및 예상의 문제점
-대규모 관람객 중 95% 내국민으로 예상 국제적 엑스포 위상 지킬지 미지수
– 국가적 지원과 계획으로 인해 실제 규모나 예상의 운영 폭과의 괴리 발생, 현실화 미지수
=> 3년 전 내놓은 중국 측의 상하이 엑스포 이후에 대한 기대는 이랬다. 그러나 현재 상황, 그들이 우려했던 이야기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동북아 및 국제 허브로 기능하게 만들겠다던 이야기는 외자 유치 미진으로 인해 금융 시스템 터전 마련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올림픽 이후 10% 대를 유지하던 성장세는 최근 10%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그들의 우려처럼 상하이 엑스포의 관람객의 95%가 현재 내국인으로 국제 엑스포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으며, 국가 주도형 엑스포 예산 집행으로 현실적 타산이 맞지 않다는 결과도 속속 보도되고 있다. 왜 이러한 참담한 결과가 나온 것인지 시급히 진단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속빈 강정 국제 행사’라는 오명을 얻을 우려가 있다.
내국인 관람객에게 국가 차원의 혜택을 베풀며 관람객 수 늘리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운영의 묘를 발휘하여 전 세계의 도시 시민들이 “Better City, Better Life”에 질문과 답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게 만들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문화컨텐츠 관련 분석 논문
작성자
구모니카 2030여자 출판사 M&K대표
현재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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