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 아낙처럼 순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
글 사진 이정찬
지바는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지명중의 하나이다 . 실상 일본을 다녀 온 사람들 중 지바를 목적으로 한 사람은 극히 드물고 지바가 화제의 중심이 된 일도 별로 없다 . 하지만 일본은 좋던 싫던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나라이고 수도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공항이 있는 곳이 바로 지바이기 때문에 자주 듣게 되었으리라 .
일본 여행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세계적인 도시인 도쿄 오사카 이고 역사적으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옛 수도 교토와 나라 지역이 다음이 될 것이다 .
최근에는 후쿠오카 인근의 일본 최고 온천지역인 벳푸 가고시마 등 큐슈 지역을 휴양과 골프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한국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대지지진 이전에는 미야기 아키타 야마가타 이와테현등 소위 ‘ 동북 ’ 지역이라 일컬어지는 곳들이 한국인의 눈길 발길을 가장 많이 이끌었던 곳이다 .
지바 현은 큐슈나 도후쿠와는 달리 갓 시집 온 새색시 마냥 우리에게 속살을 보여 주지 않고 있다 . 기실 겉저고리 조차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지도 모른다 .
그러나 지바는 수줍은 미소 속에 다채로운 모습을 가만히 감추고 정녕 보여 줄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
가나가와 현과 지바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 도쿄베이 아쿠아라인 ’ 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대토목공사였다 . 가나가와 현 가와사키에서 인공섬인 ‘ 우미호타루 “ 까지의 9.6 킬로미터의 해저터널 공사는 20 조가 넘는 공사비와 30 년의 세월을 필요로 했다 .
너른 바다 한가운데 , ‘ 우미호타루 ’ 에서 바라보는 도쿄 , 지바 , 요코하마는 짙푸른 바다를 바탕색으로 머리 위엔 하얀 구름을 두르고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해 있다 .
유채색 풍경화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시원하게 뚫린 해상고속도로를 달리니 차가운 바람이 차창으로 몸서리치며 부딪힌다 .
일본 기술의 상징이라해도 좋을 ‘ 도쿄 베이 아쿠아 라인 ’ 의 인공섬 ‘ 우미호타루 ’ 에서 해상고속도로로 넘어 오는 것으로 지바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일본은 각 지역이 일견 대단히 유사하면서도 저마다의 특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촌락의 구조가 그렇고 지역의 음식문화가 다르고 풍광이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은 일본을 몇 차례 여행하면 알 수 있다 .
지바는 큐슈나 토후쿠 칸토나 츄코쿠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 지세는 높지 않지만 험해 보인다 . 그러나 한 두 고비 험한 길 넘어서면 널디너른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인지라 아름드리나무가 늘어선 도로 저켠으론 푸른 바다가 행여 눈길을 벗어날까 부지런히 따라 움직인다 .

가히 절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태산준령의 멋과는 다른 매력을 안고 있는 것이 지바의 여행길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자전거 여행으로 좀 더 넉넉히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싶다 .
날씨는 겨울이지만 해양성 기후 답게 그리 추운 줄 모르겠다 . 지바의 미나미보소 연안 앞바다를 흐르는 구로시오 난류의 영향이라는 설명으로부터 지바에 대한 안내가 시작된다 .
오래 전 지바에는 아와노쿠니 , 가즈사노쿠니 , 시모우사노쿠니의 세 나라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한다 . 고고슈이에 의하면 아메노토미노미코토가 아와노인베를 이끌고 동쪽으로 와서 마를 재배하게 하였는데 이때 양질의 마가 자란 곳을 후사노쿠니 ( 마의 나라 ) 라 칭하고 , 아와노인베가 산 곳을 아와라 칭하였다고 한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막부 시대에는 인접한 지역이라 직접적인 지배에 놓이게 되었으며 그 당시 사쿠라번은 가장 큰 번이었다 . 메이지 유신후인 1871 년 번이 폐지되어 보소에는 다테야마현 , 사쿠라현 등 24 현이 만들어 졌으며 1873 년 6 월 15 일에는 기사라즈 , 인바의 두 현을 합하여 마침내 지바현이 탄생하였다 .
인구 600 여만 명의 지바 현은 농업 임업 수산업 공업이 두루 발달하여 현민의 생활은
부족함이 없이 풍요롭다 .
지바의 멋은 수려한 산세와 거친 바다가 만드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시작되어 다양하고 오랜 향토 역사와 풍토를 느껴 볼 때 그 깊이가 더 해진다. 지바에 위치한 많은 박물관과 자료관에서 그들의 삶을 읽어 보는 것은 유익한 일이며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풍요로운 환경이 바탕이 된 최고의 식문화를 즐겨 보는 것이다 .

전통여관 ‘가모가와 칸’
지바에는 최고 수질의 온천지역이 다수 소재하고 있어 주말에는 대도시로부터 힐링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
한 시간 남짓의 자동차 여행이 피로를 느끼게 할 무렵 지바에서도 이름이 높은 ‘ 가모가와 칸 ’ 이라는 온천장에 도착했다 .
지바현의 미나미보소 반도에 위치한 가모카와 칸은 8 층 높이의 일본 전통 여관이다 . 객실 65 개로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460 명이다 . 여관은 일본 각지에서 찾는 손님들과 각종 세미나 모임 등으로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객실 구하기가 만많치 않다고 한다 .

여장을 풀고 바로 대욕장으로 향했다 . 일본여관에서는 전통적으로 객실에 준비되어 있는 유카다를 입고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온천지역내에서는 유카다를 입고 외부로 다녀도 무방하다고 하지만 욕실로 갈 때와 식사 때만 입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
대욕장은 대형탕 , 노천탕 , 오케탕 ( 일본식 통나무 욕조 ) 등으로 다양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 가모가와 온천은 피부 미용에 좋으며 기력회복에는 그만으로 멀리 후쿠오카에서도 많은 손님들이 찾는다 .
온천욕이 끝났으니 이제 일본 음식 그 중에서도 풍성하고 맛 좋기로 유명한 지바의 음식을 맛볼 때가 아닌가 ?
오늘 준비된 음식들은 아마도 여관의 특별 배려에서인지 상차림부터 범상치가 않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보소 지역에서 잡은 싱싱한 해물들은 신선한 그 자체로 마치 바다에서 갓 건져 낸 것 같은 찰가운 맛이다 .
보소 지역에서는 닭새우 정어리 참돔 전복 꽁치 등이 아주 유명하고 전복과 닭새우는 그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힌다고 한다 .
새로 사귄 벗들과 함께 하는 멋진 식사로 우정은 깊이를 더하고 여행은 보람을 더 하며 ‘ 보소 ’ 에서의 겨울 긴 밤이 지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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