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열광하는 축구의 중심도시

(미디어원=성연호 기자)미국의 경제전문지 ‘ 포브스 ’ 는 구단 가치가 높은 축구단 20 팀을 매년 선정한다 . 세계의 수많은 축구팀 중에서 올해까지 7 년 연속 1 위 자리에 오른 축구단이 있다 . 바로 우리나라의 박지성 선수가 맹활약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다 .

세계 최초의 공업도시 , 록밴드 오아시스 , 더 스미스와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의 고향인 맨체스터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도시 중 한 곳이 되었다 . 자 ! 이제 맨체스터로 축구여행을 떠나보자 .
경기장 내부. 좋은 잔디를 위한 관리가 한창이다.
세계인의 명소가 된 ‘ 올드 트래퍼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이하 맨유 ) 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 ( 올드 트래포드 ) 까지 가는 길은 보통 기차와 우리나라의 지하철 격인 메트로 링크 중 선택할 수 있다 . 피카딜리역은 모든 기차와 버스가 오가는 교통의 중심지다 . 이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메트로 링크를 선택해 출발한다 .

피카딜리역에서 경기장이 있는 올드 트래퍼드 역까지는 일곱 정거장 . 그동안 소요되는 약 15 분 동안은 흥분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 세계 최고의 축구구장 중 하나인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을 방문하는 길인데 이 어찌 흥분을 감출 수 있으랴 ! 역에서 내려서 경기장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한산하다 . 비교적 습윤한 날씨로 조금 쌀쌀했지만 , 오히려 영국만의 독특한 멋이 느껴졌다 . 로마시대로까지 거슬러갈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맨체스터는 지금도 도시 곳곳에 역사의 향기를 내재하고 있다 .

지금은 세계적인 축구구단을 보유한 도시로 유명하지만 , 그전에도 맨체스터는 영국의 가장 전통적인 여행지 중 하나였다 . ‘ 북부의 수도 ’ 로 일컬어지는 맨체스터는 1990 년대의 IRA 폭탄 테러의 아픔이 있었지만 , 굳건히 일어서 오늘날엔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시 중 한 곳이 되었다 .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 입구. 웅장한 크기를 자랑한다. 드디어 마주한 올드 트래퍼드의 거대한 위용에 말을 잊는다 . 곁에 있던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다 . 시즌 티켓을 구하기는 이미 하늘의 별따기 (?) 보다 어렵지만 , 그렇다고 아쉬워만 할 필요가 없다 . 맨유에서는 팬들을 위해 맨체스터 경기장 투어를 마련했다 . 경기장 투어는 보통 20 명 이하의 소그룹으로 진행된다 . 팬으로서는 평소엔 들어가 보지 못하는 선수들의 라운지도 들어가 보고 , 다양한 설명도 들을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다 .

맨 처음 목적지는 역시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 . 경기장에 들어서면 초록색 잔디와 맨유를 상징하는 강력한 빨간색 의자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 경기장 의자에 앉아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뮌헨 참사에 대한 아픈 이야기를 간직한 뮌헨 터널이다 . 뮌헨 참사는 1958 년 2 월 6 일 , UEFA 챔피언스 리그 ( 유러피언컵 ) 경기를 치른 맨유 선수들이 탑승한 비행기가 독일 뮌헨 공항에서 이륙 도중 전복돼 선수 8 명을 포함 , 취재진 , 팀 관계자 등 23 명이 숨진 사건이다 . 해마다 이때를 기리는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 벽면에 있는 사건기사나 현장 사진들을 바라보며 잠시 그분들을 기리는 기도를 드려본다 .

다음으로 경기장 투어가 아니면 들어가 보기 어려운 구장 내부를 방문한다 . 이곳에선 맨유 선수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라운지를 들어가 볼 수 있다 . 벽면에는 맨유를 거쳐 간 수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 당연하게도 우리나라 박지성 선수의 이름이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 이제는 실제 선수가 된 기분으로 선수 대기실에 들어선다 . 감독과 코치들이 경기 전 작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곳이다 . 맨유 선수들의 유니폼이 걸려 있어 자연스레 몸은 달아오르고 흥분한 마음 가실 길이 없다 .
올드 트래퍼드의 경기 관람석. 앉으면 착석감이 매우 뛰어나다.박지성(13) 선수의 유니폼.
선수 대기실에서 경기 전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는 그라운드를 누비러 나가야 하지 않은가 . 실제로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입장하는 통로로 걸어간다 . 최대한 이 느낌을 만끽하기 위해 조금은 느리게 걸어보기도 하고 , 선수처럼 손발을 돌리며 몸을 풀어보기도 한다 . 자 ! 이제는 경기장에 들어설 차례 . 어느새 양쪽에서 올드 트래퍼드 입장 음악이 흘러나온다 . 이곳 맨체스터에서 올드 트래퍼드는 이미 경기장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가 된 듯 보인다 .

맨체스터의 또 다른 매력 속으로

경기장 투어를 마쳤다고 해서 , 맨체스터를 다녀왔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 맨체스터의 매력은 올드 트래퍼드 만이 아니다 . 맨체스터 시내 중심에 위치한 피카딜리 공원은 주말에는 시장이 열리기도 하며 , 도시의 크고 작은 주요 행사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맨체스터 시티 팀의 경기가 있을 때면 원정팀의 응원단들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

공원 앞으로 조금 걸어가면 메트로 링크 정류장 건너편 건물 1 층에 관광안내센터가 위치해 있다 . 관광정보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으며 도시의 안내지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맨체스터 관광을 위해서는 빠뜨릴 수 없는 시작점 역할을 한다 . 또한 공원 반대 방향으로 두 블록 정도만 걸어 들어가면 차이나타운이 있다 . 들어서자마자 중국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는 태국 ,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 식당뿐 아니라 맛 좋은 아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피카딜리 가든과 함께 또 하나의 도시 중심가를 이루는 곳은 대형몰인 ‘ 안데일 (Arndale)’ 이 위치한 지역이다 . 이 두 곳은 모든 버스가 오가고 , 시내 노면전차인 트램이 모두 거쳐 가는 교통의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다 . 맨체스터 쇼핑의 중심지인 이곳 안데일의 마켓스트리트는 정말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해 있는 쇼핑 천국이다 . 한적해 보였던 도시의 모습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징하는 붉은색 간판들이 가득하다.타운 홀은 신고딕양식이 돋보이는 시청 건물이다. 고즈넉한 걸음이 이어질 찰나 눈에 확 띄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 바로 1887 년에 건설된 맨체스터의 시청 건물인 타운 홀이다 . 고딕양식인 이 건물의 중앙탑은 높이가 85m 에 이르며 , 매 시각 23 개의 종을 울린다고 한다 . 특히 내부 천장에 있는 장식은 더없이 고풍스럽다 .

타운 홀의 매력에 빠져 시간을 빼앗겨 버린 탓일까 . 해는 이미 저물고 있어 어둑어둑해졌다 . 서둘러 택시를 잡아 세우고 호텔로 발걸음을 돌린다 . 택시 차창 밖으로 다양한 커플들이 보인다 . 이 도시 어딘가에 게이와 레즈비언 공동체를 위한 게이 마을도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 맨체스터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웃음 짓다보니 어느새 호텔에 도착했다 .

맨체스터는 역사적인 산업혁명의 중심 도시 중 하나다 . 그에 걸맞게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실용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 하지만 ‘ 평범한 것이 진리 ’ 라는 말이 있듯이 , 그 평범함 속에는 결코 무시 못 할 영국인들만의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강인함이 숨겨 있다 . 부슬비가 내리고 있는 날씨 속에서도 이 도시에서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발걸음들로 분주하다 .

가는 길
핀에어가 헬싱키를 경유한 서울에서 맨체스터까지의 항공편을 운항한다 . 런던에서는 약 420 킬로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런던에서 출발한다면 기차를 타는 게 좋다 . 런던 유스턴 (Euston) 역에서 맨체스터 피카딜리 역까지 2 시간 10 분 정도 걸리며 , 오전 6 시 20 분부터 오후 11 시 30 분까지 기차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