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음식 비빔밥이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 대한항공에서 선보인 기내식 비빔밥은 기내식 부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국제기내식협회의 ‘ 머큐리 ’ 대상을 수상하면서 맛과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
세계적인 맛 , 비빔밥의 원조는 전주 ! 맛으로 세계를 평정한 전주에서 진짜 맛집을 따라가는 여행을 해 보면 어떨까 . 소문 자자한 비빔밥 맛집에서 입을 즐겁게 , 맛집 주변의 관광 명소에서 눈을 즐겁게 . 비빔밥 따라가는 전주여행 , 지금부터 출발이다 .
음식혁명 , 비빔밥의 고공비행
대한항공의 기내식 비빔밥은 주재료가 야채로 소화에도 도움을 줘 , 장시간 여행에도 불편함 없는 기내 식단으로 많은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 최근 들어서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을 받으며 웰빙 식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
이처럼 한식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비빔밥을 처음으로 언급한 문헌은 1800 년대 말엽의 ‘ 시의전서 ’이 다 . 비빔밥은 궁중에서 여러 가지 싱싱한 재료들을 한데 섞어서 비벼먹는 가벼운 식사를 ‘ 비빔 ’ 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궁중의 음식이 양반가로 전해져 일반 민중들에게도 펴져 유래됐다 . 다른 유래도 있다 . 농번기에는 하루에 여러 번 음식을 섭취하지만 매번 구색을 갖춘 상차림을 준비하기가 어려우며 , 그릇을 충분히 가져가기도 어려웠다 . 그래서 그릇도 많이 필요하지 않고 간단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해 고안해 낸 것이 그릇 하나에 갖은 음식을 섞어 먹는 비빔밥이라는 주장이다 .
그 유래야 어찌되었건 비빔밥이 놀라운 음식혁명이라는 건 분명하다 . 전주비빔밥은 여타 비빔밥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 독특함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 전주비빔밥의 재료는 30 여 가지나 된다 . 또 전주비빔밥은 밥을 지을 때 쇠머리를 곤 물로 밥을 짓는데 , 이는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고 나물과 섞어 비빌 때 골고루 잘 비벼지며 밥에 윤기가 나기 때문이다 . 쇠고기는 육회로 쓰며 비빔밥에 들어가는 콩나물의 일부를 밥이 뜸이 들을 때 넣고 익혀 콩나물밥을 만들어 쓰고 있다 .
‘ 성미당 ’ 과 함께하는 전주 문화재 탐방
성미당은 전주 중앙동에 위치한 전주비빔밥 전문점이다 . 성미당 비빔밥의 특징은 다른 비빔밥들과 달리 돌솥이 아닌 놋그릇에 나온다는 점이다 . 밥이 이미 한번 비벼져서 나오는 것도 특징인데 , 위에 고명만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주기 때문에 재료 하나하나의 질감과 밥알의 질감 모두를 살린 것으로 유명하다 . 또한 고추장과 기름장의 맛이 튀지 않기 때문에 은은한 맛을 준다 . 성미당에서 최고의 비빔밥을 먹고 난 다음 , 그 주변의 문화재를 둘러보지 않고 지나친다면 예의가 아니다 .
전통문화센터는 전주한옥마을 안에 있는 전통문화 공간이다 . 전주시가 21 세기를 맞아 문화관광 도시로 비상하기 위해 볼거리 · 먹을거리 · 놀거리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면서 , 소리를 사랑하고 타자를 긍정하는 전주의 마음을 담아 2002 년 8 월 18 일 문을 열었다 . 건물은 지하 1 층 , 지상 2 층 규모로 , 전통예술 공연장인 한벽극장 , 전통음식관인 한벽루 , 전통찻집 다향 , 전통혼례식장 화명원 , 교육체험관 경업당 , 놀이마당 , 주차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전통문화 센터 옆으로 흐르는 전주 천을 따라 걸으면 연인끼리의 데이트 코스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또 전주한옥마을은 전통 한옥마을로 전국 최대 규모의 한옥을 자랑한다 . 이 마을은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성곽을 헐고 도로를 뚫은 뒤 일본 상인들이 성 안으로 들어오자 이에 대한 반발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현재까지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 문화공간으로는 판소리 · 춤 · 타악 등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전주전통문화센터 , 막걸리 · 청주의 제조과정 관람과 시음까지 할 수 있는 전주전통술박물관 , 숙박을 하면서 온돌과 대청마루 등 한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 ,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는 전주공예품전시관 및 명품관 등이 있다 . 전통문화 거리를 잇고 있는 태조로도 가로등을 청사초롱으로 장식하는 등 전통적인 멋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
태조로를 따라서 내려가다 보면 비잔틴풍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곡선의 미가 여성적인 전동성당이 드러난다 . 천주교 신자의 첫 순교 터에 세워진 전동성당은 슬픈 탄생배경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외형을 자랑한다 . 일제 강점기에 신작로 건설을 위해 풍남문을 헐었는데 , 그 성벽의 돌들을 가져와 주춧돌로 세운 것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아름다운 전동성당은 영화 ‘ 약속 ’ 의 결혼식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져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
또 얼마 걷지 않아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경기전과 전주이씨의 시조인 신라 사공공 이한 부부의 위패를 봉안한 조경묘도 볼 수 있다 . 당초의 전각 건물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고 , 현존하는 것은 1641 년에 중건한 것으로 드라마 ‘ 용의 눈물 ’ 의 촬영지로 등장하기도 했다 . 경기전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의 언덕 , 오목대는 전주천의 줄기가 바로 이 밑을 흘렀다고 전해오고 있다 . 오목대는 지금도 토성 자욱이 둘러 져 있으며 , 동쪽의 승암산으로 뻗고 있다 . 오목대 옆에 있는 이목대도 가볼만한 여행코스다 .
‘ 고궁 ’ 과 즐기는 가족 나들이
‘ 고궁 ’ 은 전주시 덕진동에 위치한 전주비빔밥전문점으로 전주 내에서도 첫 번째로 꼽히는 음식점이다 . 고궁은 전주를 넘어서 서울에도 분점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타 지역에도 인지도가 높다 . 성미당과 마찬가지로 유기그릇에 비빔밥을 내는데 특히 육회비빔밥의 부드러운 맛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 고궁 주변에는 유달리 나들이를 할 만한 장소들이 많다 .
덕진동에 위치한 전주 동물원은 세련된 느낌이 아닌 80 년대 ~90 년대 초의 동물원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 또한 영화 ‘ 화려한 휴가 ’ 의 촬영으로도 유명해 진 바 있다 . 대형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사파리는 없지만 저렴한 입장료와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시설만으로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
전주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덕진공원은 덕진호 일대의 유원지로 시민공원이라고도 한다 . 이곳에서는 동쪽의 건지산 , 서쪽의 가련산을 잇는 덕진제에 수양버들과 벚꽃나무가 늘어서고 , 창포와 연꽃이 수면을 메운다 . 특히 덕진 연꽃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 공원 내에는 전주이씨의 시조인 신라 사공 이한을 모신 조경단을 비롯하여 취향정이 있고 , 수영장 · 테니스코트 등 각종 위락시설도 갖추고 있다 .
또한 호반을 가로지르는 현수교는 경관을 돋우는 명물이다 . 4 월부터 10 월까지는 하루 4 회씩 음악분수를 운영하고 있어 , 음악분수를 보기위해 시간에 맞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
‘ 금강산도 식후경 ’ 이라는 말을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 그 표현 참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 막히다 . 전주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맞춤 비유다 . 전라도 음식의 그 풍성함과 맛이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 그 전라도 중에서도 ‘ 전주 ’ 하면 단연 비빔밥이다 . 천년 맛의 역사가 고스란히 한 그릇 안에 버무려져 있는 전주비빔밥의 고소한 향기를 따라서 맛과 멋의 전주를 음미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