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음과 흔들림 없는 레일 위 시속 300 ㎞ 비행 고속의 탁월한 안정감 . KTX 로 시작된 고속 열차의 어마어마한 발전은 우리생활에 편의와 윤택함을 더해줬다 . 하지만 언제나 지금보다 나은 속도와 안정감만을 요구하고 , 그에 만족하는 승객들의 태도는 더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 디지털시대의 속도감과 편안함 속에서 아날로그의 울림을 떠올리는 것은 단순히 나이 먹은 노인의 아쉬움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
‘ 칙칙폭폭 ’ 기차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 덜커덩 ’ 요란스럽게 달리던 옛 길 . 특히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연기가 기차 뒤편으로 흩어져 사라지는 모습은 50 대 이상 세대에겐 아련한 기억을 , 50 대 이하 세대에겐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
전국에서 유일 ( 비록 관람용이지만 ) 하게 증기기관 열차가 섬진강변을 따라 여전히 제 길을 달리는 곳 . 바로 전라남도 곡성이다 .
곡성을 살린 관광 콘텐츠 , 증기기관차
이제는 섬진강 기차마을로 꽤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옛 곡성역은 1933 년부터 1999 년까지 운영됐다 . 일제 강점 시절 전주 , 남원 , 곡성 , 구례 , 순천 등 호남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쌀을 일본으로 제때 공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문을 연 곡성역은 초창기부터 서울로 상경한 무수한 전라도민들의 귀향 열차가 지나치던 애환의 기차역이었다 .
그러던 것이 1999 년 전라선 복선 공사가 끝난 후 구불구불했던 옛 철길이 버려지고 반듯한 새로운 전라선이 놓이면서 철길과 곡성역이 함께 철거될 위기에 처한다 . 그 때 옛 곡성역의 운명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 곡성군이 철도청으로부터 자산을 매입해 곡성부터 가정 구간에 증기기관차를 운영하며 관광화에 나선 것이다 .
이전까지 곡성군은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전무한 군 단위 마을에 불과했다 . 인근 구례는 화엄사를 비롯해 국립공원 지리산이 있고 , 바로 옆의 남원은 춘향과 몽룡만으로 축제를 만들 정도인데 반해 곡성군은 상대적으로 내 놓을 자랑거리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 따라서 섬진강 기차마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실제로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
지난 2007 년 곡성역은 섬진강 기차마을로 이름을 바꿨다 . 이곳을 달리는 증기 기관차는 곡성역에서 침곡역을 거쳐 가정역까지 약 13 ㎞ 를 달린다 . 디젤엔진을 사용하지만 외관으로는 굴뚝에서 흰 연기를 내뿜기도 하며 옛 모습을 고수하고 있다 .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기 기관차가 달리는 구간이다 . 운행 시간은 약 30 분 . 섬진강의 절경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
곡성군이 공을 들인 곳은 옛 곡성역이다 . 여객열차는 운행하지 않지만 1950 년대 상태 그대로 남아있는 완목 신호기와 통표 걸이가 그대로 남아있고 , 승강장도 그대로다 . 전국의 아마추어 사진작가와 영화 ‧ 드라마 제작자들이 곡성역을 찾는 이유다 .
기관차가 지나치는 곡성역 구내는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 연못과 풍차 , 바람개비 언덕과 음악분수도 있다 . 매일 저녁 음악분수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쇼는 꽤나 볼만한 장관이다 . 곡성역 안에서만 운행하는 이색 놀이기구도 있다 . 미니열차로 불리는 4 인승 레일바이크다 . 곡성역 구내를 크게 한 바퀴 도는 1.6 ㎞ 철로를 따라 미니열차가 달린다 .
전국 최대의 장미화원

한해에 10 억 원이 넘는 수입을 곡성군에 안겨준 섬진강 기차마을은 새로운 콘텐츠를 더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 바로 곡성군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섬진강 기차마을 1004 장미원이다 . 총 사업비 53 억 원을 투입하여 4 만 ㎡ 의 규모로 조성된 장미원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유럽 최신 장미 1004 종 3 만 8000 여 본이 활짝 피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
식재된 장미 대부분이 유럽지역의 최신 품종으로 독일장미종묘협회에서 최고의 신품종으로 선정된 172 품종 중 109 품종과 세계장미연합회에서 1971 년부터 지금까지 계량된 장미 중 최고로 선발된 14 품종 중 9 개 품종이 포함됐다 .
장미원내에는 장미미로원 , 장미꽃탑 , 장미아치터널을 비롯해 연못에 200 여 종의 연꽃 , 전국 공모를 통해 설치한 심청상과 분수대에서는 시원하게 물이 뿜어져 나와 가족단위 체험관광지로 발돋움했다 . 9m 높이의 장미폭포 뿐만 아니라 한옥양식으로 문주 , 매표소 , 사모정을 설치했으며 , 휴게 ‧ 편의시설이 마련돼 편안한 관람이 가능하다 .
전라도에서 ‘ 맛 ’ 을 빼면 안되지라 ~
섬진강과 보성강이 흐르는 곡성은 좋은 여행지인 만큼 먹을거리도 실속 있다 . 섬진강에서 잡은 참게로 끓인 참게매운탕은 대표적인 먹을거리 . 갖은 양념에다 들깨를 갈아 만든 국물에 시래기와 민물참게를 넣고 푹 끓이는데 ,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 민물에서 막 잡아 올린 은어를 회쳐먹거나 튀겨먹는 것도 누구나 맛보고 싶어 하는 별미다 .
대사리탕도 빼놓을 수 없다 . 민물 고동인 다슬기는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인데 전라도에서는 대사리라고 불린다 . 대사리를 데친 말간 국물에 수제비를 놓고 끓인 대사리 수제비도 빼먹으면 서운하다 . 볼테기찜 , 흑돼지불고기를 맛있게 하는 집도 여러 군데 있다 . 곡성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전통 재래시장에서 맛보는 국밥에선 구수한 전라도의 옛 맛이 느껴진다 .
교통편
대중교통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 는 익산역까지만 운행한다 . 익산역에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갈아타고 곡성역까지 약 3 시간 30 분이 걸린다 . 현재 곡성역에서 ‘ 섬진강 기차마을 ’ 을 운영하는 옛 곡성역까지는 700m 정도로 도보로 10 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비룡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탄다 . 다시 함양분기점에서 88 올림픽 고속도로에 접어들면 남원 나들목이다 . 이곳에서 17 번 국도를 통해 곡성까지 도착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열차나 자가운전이나 시간은 4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것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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