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이연실 기자) KMA(Korea Military Academy) 역사포럼 (회장 김칠주 박사, 육사 38기) 2024년 3분기 북토크에 다녀왔다.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국민이 상무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이다.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현대 한국군의 기원을 찾다’가 부제였다. 11일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진행됐고 ‘한국군의 역사와 상무정신’ 주제답게 다양한 기수의 육사 선후배들과 군 관련 인사들이 참여했다. 발표자는 육사 67기 출신의 김세진 태재연구재단 선임연구원이었다.
그는 ‘나를 외치다’,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 ‘사관학교 면접 완전 뽀개기’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나이에 비해 지적 수준이 높고 무엇보다 한국군의 역사를 꿰고 있어서 놀랐다. 장교의 아들로 태어나 전국 여러 곳에서 성장한 삶의 배경도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1997년 IMF 시절 초등학교 3학년 때 쓴 일기장만 봐도 조숙한 어린이였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경제가 붕괴되고 있다. 만약 전쟁이 난다면 우리나라가 불리해질 때 내가 의병을 일으켜서 우리나라를 구할 것이다. 또 우리나라 경제가 더욱더 회복하면 좋겠다.’ 어린이가 의병을 일으키겠다고 한 걸 보니 당시 위인전이나 다채로운 책을 읽은 듯하다.
2001년 중학교 1학년 때 일기이다.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등등 어느 면으로 보나 한반도, 우리나라의 안보는 정말 복잡하다. 어지러울 정도로….. 미국,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등 정말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에 놓여 있지만 우리나라만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뛰어놀기 좋아할 중1짜리 남학생이 국제 사회를 저리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데서 또 놀라웠다.
김세진 작가의 저서 ‘한국군의 뿌리’는 ‘한국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다룬 바이블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군의 뿌리는 정말 독립군일까? 책에는 놀랍도록 이어진 역사 왜곡과 진실이 담겨 있다. 그렇다. 군대는 시대별 정치, 제도, 인물과 리더십, 문화, 사상, 국제관계 등에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면밀히 추적했다.
지난 수년간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 열정과 집념에도 감탄하게 된다. 인류 역사도 대한민국의 역사도 전쟁의 역사이다. 그리고 피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인류가 전쟁으로 33억 명 이상 희생됐다. 한반도에서 군의 뿌리라면 고조선부터일 것이다. 고구려는 수나라를 망하게 했고, 당나라와 싸워 이긴 사례도 있으며 신라 화랑도 있었다. 조선시대 관군, 의병, 승병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순신 장군을 도운 백성들도 군 아닌 군이라고 본다.
임진왜란 때나 대한제국 시대에도 군을 소홀히 대하고 수많은 의병장들을 역적으로 몰아 처형했다. 조선이 임진란과 정유란의 치욕을 겪고도 정신을 못차려 30여 년 만에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삼전도 굴욕을 겪었다. 또 일제에 나라를 뺏앗긴 이유가 무엇인가? 이순신 장군이 무능하고 비열한 혼군 선조에게 치욕을 당한 사연도 우리는 알고 있다.
망해가는 조선을 개혁하자는 동학 농민군을 고종은 결과적으로 일본군을 불러 몰살시켰다. 그 결과, 나라를 잃어 식민지가 되기도 했다.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미국에 굴욕을 겪거나 지배를 당하거나 영향권 아래에 놓였다. 상무정신으로 무장했고 선진 유럽이나 일본처럼 군을 예우했더라면 분명 우리의 역사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19세기 후반 조선이 청나라 알선으로 서구에 사절단을 보내게 됐으나 영어를 할 수 있는 조선인이 없어 일본인 통역관의 도움을 받은 얘기도 인상적이었다. 20세기에 한반도는 민족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를 모두 겪었다. 그리고 해방 후 1948년 대한민국이 탄생했다. 그렇다면 한국군의 뿌리는 미국 주도의 군대 문화 때부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전에 일본군, 만주군, 중국군, 광복군, 일본 학도병 출신, 일본 지원병 출신, 일본 육군항공학교 출신들이 있었다. 조선시대나 일제시대의 차이가 있다. 조선시대는 잘났든 못났는 이씨 조선의 시대였고 명이나 청에 조공을 바쳤더라도 주권이 이 땅의 국민에게 있었다. 일제시대는 엄밀히 말해 우리는 일본 국민이었다. 당시 일본식 교육을 받은 이들을 친일파로 매도한다면 숨만 쉬고 살았어도 친일파인가? 지일파라 불러야 맞다. 을사오적 등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이 친일파이다.
우리가 더이상 역사에 갇히지 말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그리고 미래로 앞으로 멀리 보고 나아가야 한다. 20세기 이후 일본과 미국의 영향으로 발전하고 산업도 일으킨 나라가 한국이다. 더 이상 친일파 운운하며 백선엽 장군 등 역대 군인들을 모욕해서도 안 된다. 그 당시 국제 정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우리들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한반도 군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일치할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의 한국군 역사는 1948년 건국부터라고 봐야 하겠다. 국제적인 시각으로 볼 때도 그러하다. 역사는 단절이 아니고 이어지지만 매듭은 있다.
20세기 들어 나라도 잃어봤고 건국도 했고 전쟁도 겪었다. 육해공 현역이나 예비역 모두 군인이다. 그리고 산업전선이나 수출전선 사업가들, 연구하는 과학자들 모두 ‘인생사관학교’ 출신들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는데 어찌 너와 내가 있을까? 우리 모두 대한민국 현역 안보 용사들이 아닐까?
북토크 후에는 포럼의 자문위원인 유용원 국회의원의 의원 당선을 축하하는 만찬도 겸하는 자리도 가졌다. 유 의원은 최근에 대한민국의 핵 잠재력 확보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국회 무궁화 포럼을 발족시켰다.유 의원실과 포럼은 8월 중순 ‘상무정신 고양과 군사박물관 건립’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공동개최하기로 해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