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온 여자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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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신자임을 알 수 있는 그녀의 이름은 사비트리 프라단(SABITRI PRADAN)이다. 한국의 태권도를 배우면서 그녀의 인생이 달라져 지금은 시킴주의 고위직 경찰이다. 지난 23일 태권도 은메달도 획득했다. 17회 국제태권도 문화엑스포 (17th World Taekwondo Culture Expo)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현재 ‘GYALSHING TAEKWONDO ACADEMY, INDIA’ 소속이다.

16세에 처음 태권도를 접했다고 한다. 지금 51세이니 태권도를 배운 지 어느덧 35년이 지났다. 시킴 왕국 시절에 태어나 1973년생이란다. 시킴 왕국이 인도 정부에 의해 합병된 해였다. 이번에 7단에 도전하는 그녀, 태권도 6단으로서 국기원 행사에 왔다. 거리가 멀어 왕복 비행기 티켓과 숙소 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

어린 시절부터 평소 태권도 연습을 꾸준히 했기에 경찰 시험을 볼 때 체력 시험도 잘 치를 수 있었다. 그녀에게 태권도는 삶 자체이다. 18세 고교 졸업후 경찰에 입문했다. 현재 시킴 경찰서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이 시킴주에도 생기면 좋겠다고 한다. 한류 열풍으로 태권도 수요가 늘고 있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서 여성들에게도 태권도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도의 마지막 주인 시킴주에서 경찰 서열 2위이다. 10대에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안 이후 모두 네 번 방문했다. 한국 태권도 인사들이 시킴에 직접 다녀가기도 했다. 한국인 사범 ‘미스터 리’는 시킴에 와서 북인도 고유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움에 감탄을 했다고 한다.

시킴주는 인도에 속하고 중국 국경과 네팔, 부탄과 이웃해 있다. 인도 델리에서 가는 방법과 네팔에서 가는 길도 있다. 네팔에서는 비행기로 2시간 정도, 카트만두에서 자동차로 10시간쯤 걸린다. 시킴은 평화롭고 조용하며 아름답다. 시킴주에서 칸첸중가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현재 60만 명 정도 살고 있는 시킴주, 60%는 네팔계이고 20%는 원주민이다. 그 외 어려 문화권 사람들이 거주한다. 날씨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네팔과 비슷하다. 부탄이나 중국이 가까워 시킴에 터를 잡고 주변 나라로 여행을 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킴은 점점 한국인 관광객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녀는 자신이 사는 도시에 한국문화원을 만들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어 학원이 없는 게 안타깝다. 인구 15억 명으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는 제 2의 외국어로 한국어가 선택될 정도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참고로 그녀는 현재 네팔어, 영어, 힌디어를 구사하지만 한국어도 배우고 싶어한다.

인도와 중국의 국경이 4천km이다. 네팔, 부탄, 중국이 이웃해 있어 역사적으로 침략도 많았다. 그만큼 지정학적으로 요충지이다. 이제는 아시아의 시대이다. 지구촌의 60%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인도의 파워도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 중에서도 전략적 요충지인 시킴주는 역사, 문화의 땅으로 새로운 주목을 받을 게 틀림없다. 그녀로 인해 이미 한국과도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다.

글 사진: 체리 이연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