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보름간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호감도가 사고 직전 같은 기간 대비 약 35%P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커뮤니티·블로그·카페·X(옛 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 등 11개 채널 22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화재 사고가 발생한 1일부터 15일까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호감도를 빅데이터 분석했다고 밝혔다.
조사 방법은 사고 발생 후 지난 15일까지 15일동안 ‘전기차’를 키워드로 지정해 연관 포스팅들을 분석했다. 비교 기간은 사고 직전인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15일 동안이다. 보다 정확한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뉴스’ 채널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조사 기간 전기차에 대한 긍정률은 42.78%, 부정률은 24.95%, 긍정률에서 부정률을 뺀 값인 순호감도는 17.84%로 나타났다.
이번 수치는 직전 기간인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의 긍정률 63.92%, 부정률 11.40%, 순호감도 52.52%와 비교하면 긍정률은 21.14%P 급락하고 부정률은 13.55%P나 급등하면서 순호감도가 34.68%P 급락한 결과다. 백분율로 환산할때 부정률은 배 이상 높아졌다.
전기차에 대한 채널별 반응을 살펴보면 1일 화재 사고를 기점으로 포스팅이 급증했다. 특히 전기차 관련 공포와 우려가 반영된 글이 다수였다.
사고 직후 네이버 카페 ‘레*테*스’의 한 유저는 “저희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만 있는데, 전기차가 자꾸 늘어나면서 이번 사건을 보고 불안하다”면서 “불나면 파산하겠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화재보험 들어야겠어요”, “누가 말만 꺼내려 해도 ‘전기차만 그런 것 아니다, 무식한 소리’ 이러지만 불안해서 소유하는 것이 겁난다”, “전기차 충전을 왜 지하로 했나 몰라요” 등의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개드립 채널에는 사고 직후 현장 사진을 담은 게시글이 업로드되자 “공용주차장 전기차 안 받는 곳 많아지겠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MLBPARK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미친 것 아니냐”는 글이 게시되자 “제가 그래서 전기차 샀다”, “보조금 안줬으면 나부터 내연차 탐” 등의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은 대부분의 나라에 다 있다”, “미국도 미친 나라행” 등의 반응도 존재했다.
클리앙의 한 유저는 유튜브 영상까지 첨부하며 “전기차 기술에서 선두주자는 현대와 테슬라로 평가되며, 특히 현대는 트랙 주행능력만 본다면 원탑”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전기차 차주 중심으로 현재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게시물도 여럿 눈에 띄었다.
전기차로 출퇴근한다는 한 유저는 다음 카페에 “병원 지하주차장도 전기차 주차 금지”라며 관련 사진을 첨부했고, 한 채널에는 “미래 기간산업 및 환경보호 등 명목으로 국가에서 보조금까지 쥐어주면서 전기차 구매를 유도했는데, 제조사 문제임에도 정작 큰 재산적 손해는 전기차 차주”라는 하소연이 담긴 게시물이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오늘의유머 채널의 한 유저는 “세상에 완벽하고 안전한 차는 없다.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뿐”이라며 “6년 동안 안전하게 타고 다녔던 경험이 있어 계속 전기차를 끌고 다닐 생각이고 재구매도 전기차로 할 생각”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상황을 기회로 여기고, 전기차 구매 의지를 드러낸 포스팅도 존재했다.
MLBPARK의 한 유저는 “현대차·기아 전기차를 구매할 예정”이라며 “단독주택이라 집밥 가능하고, 회사도 충전시설이 빵빵하다”는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이 유저는 “소비자 기피 현상으로 연말에 할인 좀 팍팍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달했다. 이에 “이거 노리시는 분들 많네요”, “살 분들은 사는 것 같다”, “차라리 저라면 지금 중고로 살 듯”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