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감동, 현대의 무대에서 재탄생하다 – 세종문화회관의 연극 <퉁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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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원-박예슬 기자) 11월 11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질 연극 <퉁소소리>는 조선 중기 문인 조위한의 고소설 최척전을 원작으로, 서울시극단의 고선웅 단장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완성한 작품이다. 고전 문학이 현대 무대에서 어떻게 되살아나는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전쟁과 이별 속에서도 희망과 가족애를 잃지 않는 인간의 강인함을 담아내고 있다. 고선웅 연출의 15년간의 준비 끝에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고전의 서사를 현대적 연출로 풀어내며 감동을 전한다.

전쟁과 이별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애

<퉁소소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전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최척이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중국, 일본, 베트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긴 여정은 고된 시련 속에서도 가족과 재회하려는 최척의 끈기와 사랑을 보여준다. 고선웅 연출은 “포기하지 않으면 깨닫는다. 살아내면 좋은 일은 꼭 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극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늘날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큰 울림을 전한다.

압축된 서사 속에서 빛나는 무대와 음악

30년에 걸친 방대한 서사를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에 담아낸 <퉁소소리>는 깊이 있는 감동을 전하기 위해 전통 국악기인 퉁소, 가야금, 해금, 거문고와 타악기 연주로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퉁소의 서글픈 소리는 최척의 여정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희망을 상징하며, 각각의 국악기가 전하는 감정이 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대 디자인은 2012년 서울연극제 무대미술상을 수상한 김대한이 맡아,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완성했다.

관객과의 소통을 꿈꾸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무대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이나 특별 강연 등이 마련되어, 고전이 가진 메시지에 대해 관객과 함께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쟁과 가족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대한 고선웅 연출의 철학을 직접 들어보고, 고전이 현대 관객에게 주는 교훈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작품의 의미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대를 잇는 연기와 새로운 인재의 탄생

배우들의 열연 역시 이번 작품의 또 다른 강점이다. 노최척 역에는 백상예술대상, 이해랑연극상 등 수상 경력이 풍부한 원로 배우 이호재가 출연하며, 강인한 조선 여인 옥영 역에는 배우 정새별이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젊은 최척 역에는 500여 명이 참여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박영민이 맡아, 신예 배우로서의 기대감을 더한다. 서울시극단 단원들의 노련한 연기와 함께 새롭게 무대에 오른 배우들의 에너지가 결합되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서울시극단, 전통과 현대를 잇다

서울시극단은 1997년 창단 이후 연극의 대중화와 고전의 재발견을 목표로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이번 <퉁소소리>도 그러한 노력의 연장선에서, 시민들에게 고전 문학이 주는 메시지와 현대적 교훈을 전달하고자 한다. 서울시극단은 시민연극교실 운영, 신진 예술가 발굴 등 연극의 저변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작품이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관객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철학을 새롭게 경험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국악의 감동과 메시지

<퉁소소리>에서의 전통 국악기는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극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다. 퉁소의 고유한 음색은 고독한 최척의 여정을 상징하며, 각 악기의 특색 있는 소리가 극의 감정선에 맞추어 살아난다. 국악의 활용은 전통 음악이 가진 감성과 서사가 어떻게 극의 중심을 이루고 감동을 더해주는지 보여준다. 이는 관객에게 전통음악이 현대적 스토리에 어떤 깊이를 더하는지 깨닫게 하는 동시에, 작품 속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다.

관람 포인트 제안 – 집중해서 즐기기

관객들에게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주요 장면을 추천한다. 전쟁 속에서 최척과 옥영이 기적적으로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퉁소의 소리에 집중해 보기를 권하며, 이 장면은 극 중에서도 가장 감정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가족 재회의 순간 역시 작품의 메시지를 잘 담아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번 <퉁소소리>는 단순히 연극적 감동을 넘어, 고전이 가진 보편적 가치와 철학을 현대에 맞춰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극단은 이번 공연이 전통 문학의 깊이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관객들에게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공연은 11월 11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며 예매는 세종문화티켓과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