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와 인간의 역할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인공지능은 이제 일상이다. 텍스트 요약, 기사 작성, 이미지 생성, 영상 편집까지 인간의 노동을 일부 대체하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AI는 빠르고 정확하며, 일정한 수준의 문장을 끊임없이 생산해낸다.
이른바 ‘창작 자동화’의 시대다. 그러나 기술의 겉모습에 감탄하기에 앞서,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AI는 정말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술은 도구다. 본질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어떤 철학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있다.
AI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현재 수많은 콘텐츠 현장에서 AI는 이미 일정 수준의 기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도자료 기반 기사 작성, 단순 감성 문구 생성, 이미지 편집 자동화, SNS 포맷팅 등은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그러나 AI가 잘하는 일은 명확히 정해져 있다. 입력된 구조에 맞는 결과 생성, 패턴 기반 예측, 반복 작업 처리, 통계적 언어 생성. 이런 영역에서는 기계가 사람보다 유능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문장의 방향, 한 단어의 뉘앙스, 문장 밖의 함의와 의도는 기계가 판단할 수 없다. AI가 생산하는 문장은 언뜻 완성되어 보이지만, 그 문장이 왜 존재하는 지에 대한 맥락과 의미는 비어 있다.
기대와 공포의 양극단
기술의 발전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막연한 공포다. 일부 매체는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며 위기를 강조하고, 실제로 미국의 일부 기업들은 그래픽 디자이너, 프로그래머를 해고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AI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편적인 생각이요 심한 과장일 뿐이다. 해고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할 것이고 그 중의 아주 작은 부분은 AI가 비난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AI가 자동으로 영상을 제작해준다”, “월 수익 1천만 원의 채널 만들기는 일도 아니다”는 광고도 범람한다. 그러나 실제로 AI와 며칠만 함께 일해 보면 한계는 분명히 드러난다. 초안은 생성되지만 결국 마감 전에는 사람이 고친다. 감정선, 톤, 문맥, 독자 반응까지 고려한 ‘글’은 기계가 흉내내기 어렵다.
AI가 실패하는 다섯 가지 이유
- 경험의 부재: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자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은 존재한다. 기계는 체온과 기억이 없다.
- 책임의 부재: 오류를 내도 책임지지 않는다. 정보의 진위를 따지지도 않는다.
- 감정의 결핍: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진심은 담기지 않는다. 독자를 울리는 문장은 사람의 진동으로부터 나온다.
- 문맥 유지의 어려움: 연재물이나 서사 형 콘텐츠에서 맥락이 무너지기 쉽다.
- 설계 부족 시 오작동: 추상적 지시엔 높은 확률로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
분업 구조가 해법이다
AI는 조수다. 설계자, 책임자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현실적인 해법은 ‘역할 분담’이다.
- 콘텐츠 설계, 방향 설정 – 사람
- 초안 작성, 포맷 정리 – AI
- 문맥·감정·의도 해석 – 사람
- 자동 발행, 데이터 정리 – AI
이 구조를 갖춘 조직은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하면서도, 인간적인 깊이도 확보할 수 있다.
기계를 쓰는 법
기계를 ‘쓰는 것’과 기계처럼 ‘쓰이는 것’은 다르다. 기계를 쓰려면 설계하고 감독할 수 있어야 하며, 최종 판단 역시 사람이 내려야 한다.
진짜 좋은 글은 왜 쓰는가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결론 – 갈 방향을 정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기계는 길을 빠르게 낼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해야 한다. 기계는 도구다. 스스로 목적을 갖지 않는다.
AI는 도구다. 그러나 방향은 사람이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