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복은 꼭 필요하다 !!

그래야 정치가 편해진다.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할 필요도 없고, 제도를 고칠 이유도 사라진다. 누군가를 잡아들이는 순간, 모든 질문은 자동으로 종료된다. 정치는 설명이 아니라 체포로 요약된다.

정치보복은 도덕적이다. 최소한 그렇게 느껴진다. “저 인간이 나빴다”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자동으로 선해진다. 정책이 틀렸는지, 판단이 엉망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악인을 응징하고 있다는 확신 하나면 충분하다.

정치보복은 효율적이다. 회의할 필요가 없다. 보고서도 필요 없다. 숫자와 통계는 귀찮다. 대신 이름만 있으면 된다. 그 이름을 크게 부르면 군중은 고개를 끄덕인다. 구조를 설명하면 졸지만, 사람을 욕하면 깨어난다. 이 얼마나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가.

정치보복은 통합을 이룬다. 물론 상대를 제거한 뒤의 통합이다. 반대편이 사라지면 갈등도 사라진다. 남은 사람들끼리는 언제나 의견이 일치한다. 침묵이 합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다수결보다 수갑이 빠르다.

정치보복은 역사를 단순하게 만든다. 복잡한 시대는 한 줄로 정리된다. “저 인간 때문에 망했다.” 교과서도 얇아지고, 토론도 사라진다. 학생들은 외울 것이 줄어든다. 사고력 대신 분노 근육이 발달한다. 시험에는 아주 유리하다.

정치보복은 책임을 명확히 한다. 책임자는 언제나 남이다. 내가 지지한 정책이 실패해도 괜찮다. 내가 찍은 사람이 무능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다음 단계는 보복이니까. 실패는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고, 분노로 순환된다. 영구기관이 따로 없다.

정치보복이 없는 정치는 위험하다. 그 경우 사람들은 묻기 시작한다. 왜 졌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다음엔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이 질문들은 매우 위험하다. 결국 자기 얼굴을 거울에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자기 성찰만큼 불온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정치보복은 꼭 필요하다. 정치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유지되기 위해서다. 사람을 바꾸지 않고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실패를 반복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다음 선거가 끝난 뒤에도, 다시 누군가를 세워놓고 두들겨패기 위해서다. ㅅㅗ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