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유혈 진압 격화…사망자 ‘수백~수천’ 가능성

-트럼프 “사람 죽이면 개입”…군사 옵션 검토 속 ‘협상 접촉설’도

(미디어원)이란에서 경제난에 따른 항의 시위가 1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인권단체 집계와 의료진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통신 차단이 장기화되면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는 “사망자가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노르웨이에 기반한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11일(현지시간) 기준 시위 관련 사망자가 최소 192명이라고 밝혔다. IHR은 이란 내 인터넷·통신이 장시간 차단된 점을 언급하며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20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병원발 증언을 인용해 피해 양상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테헤란의 한 의사를 인용해 6개 병원에서 최소 217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대부분 실탄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BBC도 병원 3곳을 접촉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넘쳐나고 있다는 의료진 증언을 보도했다. 일부 의료진은 “젊은이들이 머리와 심장에 총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시위는 테헤란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시위가 31개 주 340개 지역으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리얄화 가치 폭락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 환율 기준 달러당 리얄 환율은 147만 리얄까지 치솟았고,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42%대 급등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부는 시위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영 IRIB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혼란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폭동 가담자 및 테러리스트와 거리를 두라”고 호소하며 강도 높은 진압을 예고했다.
미국은 이란 사태가 대규모 유혈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미국은 개입할 것”이라며 “아픈 곳을 매우 세게 때리겠다”고 말했다. 트루스소셜에는 “이란은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는 글도 올렸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미 군사 타격 선택지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테헤란 내 비군사시설을 포함한 여러 타격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대규모 공습이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한 전력이 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는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기지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동시에 이란 측이 미국과의 협상 접촉을 타진했다는 보도도 제기되면서, 군사 충돌 위험과 외교적 해법이 동시에 움직이는 국면이다.
이스라엘도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하며 대이란 군사작전 가능성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사태의 향방은 트럼프가 군사 옵션을 실행 단계로 옮기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이 경고 수준의 압박에 머물지, 제한 타격을 포함한 행동으로 전환할지에 따라 이란 정권의 대응과 희생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의 대미 선제 타격 가능성과 협상 접촉설까지 겹치면서, 중동 정세는 단기간에 급격히 출렁일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