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찬발행인ㅣ여행레저신문
요즘 필름카메라가 다시 유행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러나 이 현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유행’이라는 단어는 다소 가볍다. 필름카메라는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다시 찾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사진의 표준이 된 시대에도 필름카메라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한동안 조용히 뒤로 물러나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사진가와 매니아들 사이에서 다시 손에 들리는 장비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필름카메라에는 디지털과 다른 현실이 하나 있다. 고장이 나면 고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 인사동, 세운스퀘어 테크노관 한쪽에 자리 잡은 ‘제일카메라’는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다. 이곳의 주인은 윤이식 사장이다.
윤이식 사장은 디지털 이전 세대의 카메라 수리 기술자다. 셔터 스프링과 기어, 필름 압판과 노출계 같은 기계 구조를 손으로 익힌 세대다. 카메라가 전자제품이 아니라 정밀 기계였던 시절의 기술을 몸으로 통과해온 사람이다.
그가 종로 인의동에 자리 잡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 일대는 한때 카메라와 시계, 인쇄 기계, 전자기기를 손으로 고치던 기술자들이 모여 있던 동네였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흐름의 마지막 자락이 아직 남아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윤이식 사장에게 맡겨지는 카메라들은 대부분 이미 한 번 이상 포기된 장비들이다.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수리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센터에서 돌아온 카메라들이다.
제일카메라에 들어서면 윤이식 사장은 먼저 전원을 켜지 않는다. 카메라를 손에 들고 셔터를 눌러보고, 다이얼을 돌려본다. 그리고 귀를 가까이 대고 소리를 듣는다.

잠시 뒤 그는 짧게 말한다.
“이건 됩니다.”
그의 수리는 흔히 떠올리는 ‘느린 장인의 작업’과는 조금 다르다. 놀랄 만큼 빠른 경우가 많다. 종로 한 바퀴를 도는 사이 수리가 끝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실제로 기자 역시 윤이식 사장에게 펜탁스 MX 슈퍼를 맡긴 적이 있다. 상태가 좋지 않았던 카메라였다. 수리를 맡기고 종로를 한 바퀴 돌았다. 광장시장에 들러 빈대떡을 먹고 돌아왔을 때, 두 시간 남짓 지난 무렵 카메라는 이미 고쳐져 있었다. 셔터는 정확하게 돌아왔고 조작감은 거의 새것에 가까웠다.
윤이식 사장의 수리는 단순히 빠르기만 한 작업이 아니다. 한 번 고치고 끝내지 않는다. 사용하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보고 다시 조정한다. 그는 기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의 습관까지 함께 살핀다.
그래서 제일카메라에서는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다.“어떤 사진을 찍으실 건가요?”
풍경인지, 인물인지, 기록인지에 따라 조정의 방향도 달라진다. 셔터 감각과 미세한 세팅까지 그 용도에 맞춰 손을 본다.
필름카메라 수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사진가의 시간을 다시 이어주는 작업이다.
필름카메라가 다시 ‘유행’이 아니라 다시 존중받기 시작한 지금, 제일카메라는 단순한 수리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라지지 않은 기술, 그리고 사라지지 않은 태도를 보여주는 장소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카메라를 ‘고친다’기보다 ‘살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종로 인의동, 제일카메라. 윤이식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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