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인문학ㅣ영어이야기 ② 영어 3인칭 단수는 왜 ‘s’가 되었나 -eth의 죽음, -s의 승리… 방언이 표준을 먹어치운 날

(미디어원)영어 문법에서 가장 기본적인 규칙 하나를 꼽는다면 3인칭 단수 -s일지 모른다. I love, you love, they love는 그대로인데 he loves만 형태가 바뀐다.
많은 사람은 이 규칙을 아무 생각없이 외운다.
하지만 이 작은 ‘s’가 규칙이 되는데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다. ‘s’는 영어가 오랜 시간 동안 변하고 정리되면서 살아남은 형태, 즉 역사적 승자다.
중요한 사실 하나부터 확인해보자. 영어 3인칭 단수는 원래 -s만 존재하지 않았다. 한때 3인칭 단수에는 -eth가 있었다. 그리고 그 -eth는 문학적 표현에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그 흔적은 아직도 선명하다.
“It toucheth thee.” (Othello)
현대 영어로는 ‘It touches you.’가 된다. 뜻은 같은데 어미가 다르다. toucheth는 -eth가 3인칭 단수 형태로 실제로 쓰였다는 직접 증거다.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He speaketh.” (고전풍 영어)
→ 현대 영어: He speaks.
“She walketh.” (고전풍 영어)
→ 현대 영어: She walks

이쯤에서 의문이 생긴다. “왜 3인칭 단수에 s가 붙냐”가 아니라, “왜 -eth는 죽고 -s가 살아남았냐”이다.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언어는 논리보다 먼저 입의 선택을 따른다. -eth는 길고 무겁다. -s는 짧고 가볍다. 사람들이 더 빨리 말하고 더 쉽게 쓰는 쪽이 결국 이긴다.
-s는 특히 북잉글랜드 쪽에서 강했고, 시간이 지나 런던의 표준으로 굳어졌다. 표준은 언제나 ‘가장 고상한 말’이 아니라 ‘가장 많이 쓰인 말’이 되곤 한다.”
그런데 이 승부는 단지 발음의 편리함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어가 변하던 시기에는 사회 자체가 언어를 정리하도록 압박했다. 인쇄술이 확산되며 책과 문서가 대량으로 찍혀 나왔고, 교육과 행정 언어가 확대되며 “누가 읽어도 같은 형태”가 필요해졌다. 말이 다양해도 되던 시대에서, 표준이 필요해진 시대로 넘어간 것이다. 그리고 표준이 만들어질 때, 공존하던 형태들 중 하나가 밀려난다.
셰익스피어 시대(16~17세기)가 유난히 재미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그때가 영어가 “정리되는 과정의 한복판”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작품을 보면 인칭별 동사 변화가 아직 살아 움직인다.

예를 들어 2인칭 단수 thou 체계는 do 동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What dost thou mean?” (The Taming of the Shrew)
현대 영어: What do you mean?
dost + thou는 2인칭 단수 전용 문법이 실제로 쓰였다는 증거다.
또 이런 형태도 함께 보인다.
“Dost thou love me?” (Romeo and Juliet)
현대 영어: Do you love me?
여기서도 dost가 딱 찍힌다. 옛 영어는 지금보다 인칭 변화가 확실했다.
be 동사는 더 극적이다. 지금은 you are로 단순하지만, 옛 영어는 “너”와 함께 문법이 통째로 달라진다.
“Thou art a villain.” (King Lear)
현대 영어: You are a villain.
thou art 하나로, 영어가 한때 얼마나 다른 체계였는지 단번에 보여준다.
have 동사도 마찬가지다.
“Thou hast it now.” (The Tempest)
현대 영어: You have it now.
thou hast는 2인칭 단수 변화가 살아있던 흔적이다.
그렇다면 3인칭 단수에서도 -eth만 있었던 걸까. 아니다. 3인칭 단수는 -eth뿐 아니라 hath 같은 형태도 표준처럼 쓰였다. 이것 역시 셰익스피어 시대의 공기를 담고 있다.
“He hath borne himself beyond the promise of his age.” (Julius Caesar)
현대 영어: He has borne himself…
he hath는 3인칭 단수가 -s로만 굳기 이전에 존재했던 강력한 흔적이다.
이제 전체 그림이 보인다. 영어는 한 번에 확 바뀐 것이 아니다. 공존했고, 섞였고, 자연스럽게 한쪽이 승리했다. -eth는 밀려났고 -s는 표준으로 굳었다. 그리고 그 흐름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문법의 결정”이 아니라 “사회 속 말하기의 습관”이었다.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영어에는 3인칭 단수 -eth가 실제로 존재했다
예: It toucheth thee → It touches you
셰익스피어 시대에는 변화들이 공존했다
예: dost thou, thou art, thou hast, he hath
표준화 과정에서 더 짧고 일상적인 -s가 승리했다
예: speaketh → speaks, walketh → walks
그래서 오늘 우리가 쓰는 he loves의 -s는, 문법 교과서가 만든 인공 규칙이 아니다. 영어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최종 표준이며, 다양한 형태들이 사라지고 남긴 흔적이다.
영어 3인칭 단수 -s는 언어의 “표준이 바뀌고 다시 만들어지는 방식”을 보여주는 기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