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 미디어원
지난 3월 20일,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됐다. 김 대표는 그동안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 설치 등을 둘러싼 집회와 발언을 이어오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을 둘러싼 논쟁은 그의 발언의 타당성을 넘어서고 있다. 핵심은 형사 사법의 기본 원칙이 이번 사안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되었는지에 있다.
형사 절차에서 구속은 예외적 조치로 이해된다. 도주 가능성이나 증거 인멸 우려가 구체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누구나 무죄로 추정된다는 점 역시 형사 사법의 기본 전제다.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이번 사건에서 구속이라는 조치가 불가피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행위가 공개된 발언과 시위의 형태였다는 점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비례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실제로 김병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 사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속은 단순한 신체 제한을 넘어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료 준비와 변호인의 조력, 재판 대응의 여건 등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사 절차는 가능한 한 동일한 조건에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힐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흔히 말하듯, 같은 운동장에서 공정하게 다툴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사건에서는 또 하나의 변수도 함께 언급된다. 해당 사안에 대해 정치권에서 강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발언이 사법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일수록 사법 절차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더욱 엄격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
한편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와도 맞닿아 있다. 논쟁적인 주장일수록 공개된 공간에서 검증과 반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장이 부정확하다면 자료와 근거를 통해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고, 그 과정 자체가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 반대로 검증의 과정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경우, 논쟁은 해소되기보다 오히려 장기적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 사안은 특정 인물의 발언을 넘어, 표현의 자유와 무죄 추정, 불구속 수사라는 기본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계기로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일수록 이러한 원칙은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병헌에 대해 원칙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어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재판 절차 역시 가능한 한 투명하게 진행되어, 그 결과가 사회적으로 납득 가능한 형태로 제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결론의 방향이 아니라 과정의 정당성이다. 무죄 추정과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지켜지고, 표현의 자유 속에서 충분한 검증과 토론이 이루어지며,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결과에 이르는 것. 그것이 법치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