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박예슬기자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족 돌봄 기능 약화가 겹치면서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공공이 책임져야 할 영역은 넓어지고 있지만, 시설과 인력, 지역 서비스 기반은 수요 증가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돌봄을 둘러싼 정책 논의가 ‘서비스 제공’에서 ‘사회 전체의 책임 구조’로 확장되는 이유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오는 6월 25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홀에서 ‘2026년도 제1차 사회서비스 정책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의 주제는 ‘돌봄의 재구성, 연대와 공적 책임’이다. 돌봄 영역에서 공적 책임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지, 시민과 지역사회가 만든 사회연대경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피는 자리다.
사회연대경제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시민과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직들이 공공의 가치와 연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영역을 말한다. 시장의 효율성만으로 풀기 어렵고, 공공 행정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 사회문제에 대해 협력적 대안을 제시해 온 영역이다. 돌봄 분야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과 자활기업 등을 중심으로 현장 실천이 축적돼 왔다.
이번 포럼이 주목하는 지점은 사회연대경제를 돌봄의 보조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으로 의료와 돌봄, 주거와 일상 지원 등 서비스 간 연계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기반 조직은 이용자의 생활권에 가까이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노인, 장애인, 아동, 가족돌봄 청년 등 다양한 돌봄 수요가 지역 안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장 밀착형 조직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포럼은 주제 발표와 지정 토론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이 ‘돌봄 현장에서 본 공적 책임 구현의 과제와 사회연대경제의 역할’을 발표한다. 이어 김연아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 부센터장이 ‘사회연대경제가 바라보는 돌봄의 의미와 참여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
2부 지정 토론에서는 김영종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가 좌장을 맡는다. 토론자로는 윤봉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이사장, 금창영 홍성의료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현주 한국자활복지개발원 연구위원, 이대영 중앙사회서비스원 부장이 참여한다. 현장 조직, 의료사회적협동조합, 자활 분야, 사회서비스 정책기관의 시각이 함께 논의되는 구조다.
돌봄 정책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책임의 공백을 줄이는 일이다. 가족이 감당하던 돌봄은 약해지고, 시장 서비스는 비용과 접근성의 한계를 갖는다. 공공 서비스는 제도와 예산, 인력의 제약을 받는다. 이 사이에서 지역사회 조직이 이용자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돌봄을 연결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돌봄 체계는 보다 촘촘해질 수 있다.
물론 사회연대경제가 공공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번 논의의 핵심은 공공 책임을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책임을 지역사회와 어떻게 함께 구현할 것인가에 있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제도와 재원을 책임지고,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현장성과 관계망을 더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돌봄의 질과 지속 가능성은 이 협력 구조의 설계에 달려 있다.
강혜규 중앙사회서비스원장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라 의료·돌봄 등 서비스 간 연계와 통합적 제공이 강조되고 있다며, 사회연대경제를 돌봄의 공적 책임을 함께 구현해 갈 의미 있는 동반자로 평가했다. 이번 포럼이 정책과 현장, 학계가 함께 돌봄 체계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취지다.
이번 포럼은 사회서비스 정책, 돌봄, 사회연대경제 분야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돌봄이 개인의 부담을 넘어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옮겨가는 시점에서, 이번 논의는 공공과 지역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돌봄 체계를 만들어갈지 가늠하는 정책 현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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