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ㅣ 미디어원
안성수픽업그룹의 대표 레퍼토리 ‘ROSE-MASTERPIECE’가 7월 25일과 26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완성한 이 작품은 음악을 배경이 아니라 움직임의 구조로 해석하며, 무용수의 몸과 호흡, 리듬이 하나의 악기가 되는 현대무용의 밀도 높은 순간을 선보인다.
현대무용에서 음악은 때로 배경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게 하는 뼈대가 된다. 안성수픽업그룹의 대표작 ‘ROSE-MASTERPIECE’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가진 복합적인 리듬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무용수의 몸으로 번역해, 관객이 음악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몸으로 연주되는 음악을 마주하게 한다.
안성수픽업그룹은 오는 7월 25일 오후 7시 30분과 26일 오후 3시, 서울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ROSE-MASTERPIECE’를 공연한다. 이번 무대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로 마련됐으며, 안성수 예술감독이 20여 년 동안 탐구해 온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오늘의 무대 언어로 다시 끌어올리는 자리다.

스트라빈스키의 리듬을 몸으로 다시 쓰는 무대
‘ROSE-MASTERPIECE’의 중심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있다. ‘봄의 제전’은 20세기 음악사에서 강렬한 리듬과 원초적 에너지로 기록된 작품이다. 안성수 예술감독은 이 음악을 단순한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지 않고, 움직임 자체의 구조로 해석한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무용수의 몸은 음악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음악을 다시 만들어내는 신체가 된다. 발의 박자, 호흡의 간격, 팔과 몸통의 방향, 무대 위에서 서로 충돌하고 맞물리는 움직임이 하나의 악보처럼 작동한다. 관객은 오케스트라의 음향과 동시에, 무용수의 몸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리듬을 보게 된다.
안성수 예술감독은 한국 현대무용에서 음악과 움직임의 관계를 집요하게 탐구해온 안무가로 꼽힌다. ‘ROSE-MASTERPIECE’는 그 탐구의 축적이 집약된 레퍼토리로, 음악을 해석하는 춤이 아니라 음악이 몸 안에서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초연의 시간과 현재의 몸이 만나는 자리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작품의 시간을 이어온 무용수들과 현재 안성수픽업그룹의 무용수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초연에 함께했던 무용수들과 지금의 무용수들이 다시 작품 안에서 만나면서, ‘ROSE-MASTERPIECE’는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의 축적을 품은 현재의 무대가 된다.
출연진도 묵직하다. 안성수픽업그룹 이주희 대표를 비롯해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김보람 예술감독,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장경민 대표, PROJECT MOIM 이은경 대표, 안성수픽업그룹 임종경·김은 등이 함께한다. 한국 현대무용계에서 각자의 신체 언어를 구축해온 무용수들이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경험을 교차시키는 무대다.
무용 작품은 기록으로 남기 어렵다. 무대가 끝나면 움직임은 사라지지만, 그 움직임을 지나온 몸에는 시간이 남는다. 이번 ‘ROSE-MASTERPIECE’는 바로 그 축적된 몸들이 다시 무대 위에서 작품을 피워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프롤로그 영상과 관객과의 대화까지 이어지는 공연 경험
공연 경험은 무대 위의 춤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공연 시작 전에는 작품의 탄생 과정과 창작 철학을 담은 프롤로그 영상이 상영된다. 관객은 작품을 보기 전 안성수 예술감독이 이 음악과 움직임을 어떻게 바라봐 왔는지, ‘ROSE-MASTERPIECE’가 어떤 시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만날 수 있다.
공연 종료 후에는 안성수 예술감독과 출연진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된다. 사회는 라예송이 맡는다. 현대무용은 때로 관객에게 어렵게 느껴지지만, 창작자와 무용수의 말을 통해 작품의 구조와 의미를 들으면 무대에서 본 움직임이 조금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안성수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에 대해 “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라지는 예술이 아니라 몸 안에 축적되는 예술”이라며 “이번 공연은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가장 춤을 잘 출 수 있는 무용수들이 작품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시간 위에 다시 피어나는 ‘ROSE’
‘ROSE-MASTERPIECE’는 명작을 보존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작품은 악보나 대본으로 남고, 어떤 작품은 영상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춤은 결국 몸을 통해서만 다시 살아난다. 같은 안무라도 어떤 무용수가, 어떤 시간에, 어떤 몸의 상태로 추느냐에 따라 작품은 매번 다르게 피어난다.
이번 공연의 부제처럼 ‘ROSE’는 시간 위에 다시 피어난다. 과거의 무대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몸들이 다시 감각하고 다시 밀어 올리는 작품이다. 그래서 ‘ROSE-MASTERPIECE’는 회고의 무대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레퍼토리다.
현대무용을 익숙하게 봐온 관객에게는 안성수의 음악적 안무 세계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고, 현대무용이 낯선 관객에게는 몸이 어떻게 음악이 될 수 있는지를 체감하는 입문점이 될 수 있다. 몸과 음악, 기억이 하나의 호흡으로 겹쳐지는 이번 무대는 여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밀도 높은 현대무용 경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공연 정보
공연명: ROSE-MASTERPIECE
일시: 2026년 7월 25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2026년 7월 26일 일요일 오후 3시
장소: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안무: 안성수
출연: 이주희, 김보람, 이은경, 장경민, 임종경, 김은
주최·주관: 안성수픽업그룹
기획·제작: 아트플레이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공연 특징: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안성수 예술감독의 움직임 언어로 재해석한 현대무용 작품이다. 공연 전 프롤로그 영상이 상영되며, 공연 후에는 안성수 예술감독과 출연진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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