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ㅣ 미디어원
대한전선이 호주 최대 송전 전력청 트랜스그리드가 발주한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 턴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수주 규모는 약 450억원으로, 대한전선은 호주에 건설 중인 AIDC에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330kV급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을 설계·공급·시공하는 사업을 맡는다. AI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수주는 대한전선이 오세아니아에서 쌓아온 초고압 케이블 기술력과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다시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AI 산업의 성장은 반도체와 서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24시간 처리하고 저장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그 뒤를 떠받치는 전력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끊기는 순간 서비스 운영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인프라 경쟁은 전력 인프라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 흐름 속에서 호주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 사업을 따냈다. 대한전선은 호주 최대 규모 송전 전력청인 트랜스그리드가 발주한 AIDC 전력망 구축 턴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주 규모는 약 450억원이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330kV급 턴키로 구축
이번 프로젝트는 호주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한전선은 330kV급 케이블 시스템을 턴키 방식으로 구축한다. 턴키 방식은 단순히 케이블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와 엔지니어링, 시공, 현장 관리까지 프로젝트 전반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물과 다른 전력 수요를 가진다. 24시간 중단 없이 운영되어야 하고, 서버와 냉각 설비가 동시에 대규모 전력을 사용한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곧 서비스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전력망 구축에는 초고압 케이블의 품질뿐 아니라 계통 설계와 현장 수행 능력이 함께 요구된다.
대한전선이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적격업체로 선정된 배경도 이 지점에 있다. 초고압 케이블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해외 프로젝트 경험이 이번 수주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오세아니아에서 쌓은 실적이 경쟁력으로 작용
대한전선은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꾸준히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특히 호주에서 상용화된 지중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인 500kV급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시드니 전력망 확충 사업인 ‘Powering Sydney’s Future’ 330kV 케이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 밖에도 호주 275kV, 132kV 프로젝트와 뉴질랜드 220kV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전압대의 초고압 케이블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내 신뢰도를 높여왔다. 전력 인프라 사업은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 수주가 이뤄지기 어렵다. 발주처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술과 시공 품질, 현장 대응 능력을 함께 본다.
이번 수주는 대한전선이 오세아니아 전력망 시장에서 쌓아온 실적이 AI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전력망 확충 사업에서 검증된 역량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 전력 인프라 시장도 커진다
AI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저장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AI 데이터센터 투자도 확대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입지하는 지역에서는 송전망과 배전망, 초고압 케이블, 변전 설비 등 전력 인프라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전력 밀도와 안정성을 요구한다. 서버 가동뿐 아니라 냉각, 백업, 전력 품질 관리까지 복합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전력망 구축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케이블 공급 시장을 넘어, 설계와 시공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턴키 프로젝트 기회가 확대되는 구조다.
대한전선의 이번 호주 수주는 이러한 시장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전력망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AIDC 시장에서 초고압 케이블 기업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대한전선은 오세아니아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한전선이 노리는 다음 시장
대한전선은 이번 수주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전력망 노후화 대응, 도시 전력망 확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흐름은 초고압 케이블 기업에 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의 실적은 대한전선의 해외 수주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수행한 500kV급 프로젝트와 330kV 프로젝트는 고전압·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입증하는 사례이며, 이번 AIDC 프로젝트는 향후 데이터센터 관련 발주에서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전력 인프라는 AI 산업의 가장 현실적인 병목 중 하나로 꼽힌다.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의 가치도 함께 커진다. 대한전선의 호주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수주는 단순한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넘어, AI 시대 인프라 시장에서 국내 초고압 케이블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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