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구성으로 다시 돌아온 연극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 지난 29일 마스크를 쓴 채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의 조용한 환호 속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소설 출판 200주년을 기념하여 2014년 9월, 영국의 솔즈베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조안나 틴시가 연극으로 각색하면서 청춘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한 2인 극으로 각색했고, 빠르고 활기찬 연출로 유명한 애비게일 앤더슨이 연출을 맡아 ‘유쾌하고 창의적이며, 원작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했다’, ‘많은 각색 버전이 존재하지만 원작보다 더 재미있다’는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이번 재연 역시 국내 프로덕션의 연출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키다리 아저씨>,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음악극 <태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에서 관객의 감성을 두드리는 서정적인 연출로 호평 받아온 박소영 연출이 맡았으며 더욱 탄탄해진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원작 속 주인공인 베넷가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 베넷’을 비롯한 베넷가의 다섯 딸들부터 남자 주인공인 ‘다아시’와 그의 친구 ‘빙리’ 등 각기 다른 21개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단 두 명의 배우가 소화했다.
배우의 퇴장과 무대의 이동이 없음에도 장면 전환과 캐릭터들의 구분이 각 캐릭터를 특징하는 소품과 의상, 개성 있는 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됐고, 독특한 구성과 많은 대사량에도 순발력 있게 펼치는 두 배우의 열연은 공연이 끝나고 매번 관객들을 모두 자리에서 기립하게 만들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감염 예방을 위해 마지막 공연에서 무대 인사를 진행하지 못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A1 역의 김지현은 “힘든 시기에 관객분들 덕분에 두 달 반이라는 시간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함께 롱본에서 웃었던 이 시간을 행복한 기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고, 정운선은 “어려운 시기여서 공연을 올리는 동안 많은 걱정과 어려움이 있었는데 덕분에 무사히 마지막 공연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매 순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라고 어려운 시기 극장을 찾아 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백은혜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리를 채워주시고, 반겨주시고 일어나서 박수 쳐주셔서 따뜻하게 공연했습니다. 또 만날 때까지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우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따뜻한 소감을 남겼다. 신성민은 “너무 아쉽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거겠지요. 다음에 또 오만과 편견이 올라오게 되면 계속해서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건강하고 또 건강하세요.”라며 관객들의 작품에 대한 사랑에 감사함을 전했다.
당당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엘리자베스(리지)와 그녀의 철부지 여동생 리디아 등을 연기하는 ‘A1’역에는 김지현과 정운선, 백은혜가, 상류층 신사이지만 무례한 다아시, 엘리자베스의 사촌 콜린스 등을 연기하는 ‘A2’역에는 홍우진, 이동하, 신성민, 이형훈이 맡아 열연을 펼치며 다음을 기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