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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서 수소를 ‘에너지 안보’ 의제로 확장

HTWO·수소연료전지·디 올 뉴 넥쏘 전시…유럽 파트너와 수소 생태계·글로벌 표준 논의

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현대차그룹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에서 수소 전략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수소전기차 한 대를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수소를 탈탄소 모빌리티 기술에서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을 보완하는 산업 인프라로 확장해 제시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로테르담 아호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에 참가했다. 이 행사는 모빌리티, 수소 생산, 인프라, 규제, 투자 등 수소 산업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로, 회담과 전시가 함께 진행된다. 올해 행사에는 100여 개국 정부 관계자와 500여 개 기업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관에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를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전시 품목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목업과 차세대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수소가 승용차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연료전지 시스템과 다양한 산업 적용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럽 수소 산업 전시회에서 현대차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살펴보는 관람객 이미지
디 올 뉴 넥쏘는 현대차그룹이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유럽 시장에 다시 제시하는 핵심 전시 모델로 소개됐다.

디 올 뉴 넥쏘, 유럽 시장에서 수소 모빌리티 다시 제시

디 올 뉴 넥쏘는 현대차의 차세대 승용 수소전기차다. 최고출력 150kW 모터를 탑재했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8초에 도달한다. 국내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720km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유럽 시장에서 이 모델의 판매를 시작했다.

넥쏘 전시는 유럽 시장에서 수소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다시 묻는 장면이기도 하다. 배터리 전기차가 승용차 시장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수소는 장거리 운송, 상용차, 산업용 에너지, 항만·물류 인프라 등에서 여전히 전략적 역할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HTWO를 전면에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HTWO, 차량을 넘어 수소 사업 플랫폼으로

HTWO는 단순한 차량 브랜드가 아니라 수소 사업 플랫폼을 지향한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소 생산과 저장, 인프라, 다양한 산업 적용까지 묶는 방향이다. 수소 생태계가 커지려면 차량 제조사 혼자 움직일 수 없다. 에너지 기업, 항만, 물류, 발전, 지방정부, 중앙정부, 금융과 투자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회담 부문에도 참여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지속 가능한 수소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회사는 수소가 더 이상 탈탄소화 수단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에너지 동력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 산업의 과제는 기술보다 표준과 인프라

이 지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최근 에너지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전력 수요 증가, 탄소 감축 압박이 동시에 맞물려 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더라도 저장과 운송, 산업용 열원, 장거리 물류 문제는 별도로 풀어야 한다. 수소는 이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수소 산업이 실제 시장으로 커지기 위해서는 기술만으로 부족하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가속화를 위해 일관된 정책과 글로벌 표준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소의 생산 방식, 인증 체계, 운송 규격, 충전 인프라, 안전 기준, 보조금과 투자 구조가 국가마다 다르면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수소 산업은 대표적인 ‘닭과 달걀’ 산업이다. 차량과 연료전지 기술이 있어도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면 수요가 늘기 어렵다. 반대로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인프라 투자는 지연된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민간 투자, 표준화, 초기 수요 창출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에너지 안보 논의 속 수소의 역할 확대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창립 멤버이자 공동 의장사로서 국제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행사 기간 열린 IHTF, 즉 국제수소무역포럼 회의에도 참여했다. 20여 개국 장·차관이 참석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실용적인 수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유럽은 수소 산업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탈탄소, 항만·물류 전환, 에너지 수입 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테르담은 유럽의 주요 항만이자 에너지 물류 거점이라는 점에서 수소 논의의 상징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이 이 자리에서 HTWO와 넥쏘를 함께 제시한 것은 유럽 수소 생태계의 파트너로 자리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모빌리티에서 산업 생태계 플랫폼으로

현대차그룹의 수소 전략은 모빌리티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에너지와 산업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승용 수소차는 기술 신뢰도를 보여주는 상징이고, 연료전지시스템은 상용차·선박·발전·산업 장비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보여주려는 것은 차량이 아니라 수소 가치사슬이다.

한국 산업에도 시사점이 있다. 수소는 배터리 전기차와 경쟁하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전력망과 산업 에너지, 물류, 항만, 발전, 장거리 운송을 보완하는 인프라 기술로 봐야 한다. 한국 기업이 수소연료전지와 모빌리티 기술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이를 세계 시장에서 실제 사업과 표준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이 수소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실제 투자 가능성까지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회사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주목받는 수소 생태계 가속화에 맞춰 이해관계자들과 지속 가능한 수소 인프라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전시는 수소 산업의 방향을 보여준다. 수소의 경쟁력은 더 이상 친환경 이미지에만 있지 않다. 에너지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산업 탈탄소를 지원하며, 국가 간 에너지 협력을 새롭게 설계하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의 HTWO 전략은 이 흐름 속에서 수소를 모빌리티 기술에서 산업 생태계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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