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전후 복구를 계기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산업 협력 논의가 본격화된다. 전쟁 피해 복구와 인프라 재건을 넘어 에너지 안보, 투자, 첨단기술, 기업 현지화까지 포함한 실무형 협력 논의가 서울에서 열린다.
‘한-우크라이나 국제포럼’이 5월 22일 오전 9시 서울 한양대학교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한국-우크라이나뉴빌딩협회가 주최하고 유렉스와 케이월드가 공동 주관한다. 주최 측은 이번 포럼을 양국 협력 생태계를 만들고 실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플랫폼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재건·투자·에너지·첨단기술 네 분야 논의
포럼의 핵심 의제는 네 가지다. 첫째는 전후 복구와 인프라 재건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도로, 주거, 전력, 통신, 공공시설 등 국가 기반 시설의 대규모 복구 수요가 발생한 상태다. 한국 기업은 건설, 모듈러, 스마트시티, 수자원, 교통 인프라, 도시 재생 분야에서 참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둘째는 투자와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재건 사업은 단순 시공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는다. 금융, 보험, 보증, 공적개발협력, 민간 투자, 현지 법제와 조달 구조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 투자 정책과 협력 방안이 다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셋째는 에너지다. 우크라이나의 전력망과 에너지 시설은 전쟁 기간 큰 피해를 입었다. 복구 과정에서는 단순한 원상 복구보다 신재생에너지, ESS, 분산형 전원, 에너지 안보를 결합한 새로운 전력 체계가 필요하다. 한국의 배터리, 전력기기,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이 분야에서 협력 여지가 있다.
넷째는 첨단기술이다. AI, 드론, 로봇은 전후 복구와 산업 재편에서 활용 범위가 넓다. 피해 지역 조사, 인프라 점검, 물류, 농업, 의료, 안전관리, 재난 대응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거치며 드론과 디지털 기술 활용 경험이 빠르게 축적된 국가다. 한국의 제조·ICT 역량과 결합할 경우 실용적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수요와 한국 솔루션 연결
이번 포럼에는 양국 주요 인사와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개회 및 환영사에는 유용원 국회의원, 이기정 한양대학교 총장, 김광동 KCOC 이사장, 이양구 한국-우크라이나뉴빌딩협회 회장이 참여한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드미트로 세닉 전 우크라이나 외무부 차관, 비탈리 킴 니콜라이프 주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발표 세션에서는 우크라이나 측 인사들이 현지 수요와 협력 전략을 직접 설명한다. 드미트로 세닉 전 차관은 기조연설을 맡고, 비탈리 킴 주지사는 지역 협력 전략을 발표한다. 드미트로 콜로소프스키 우크라이나 국가투자청 부청장은 투자 정책과 협력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 측 발표도 실무형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임정란 숭실대 교수는 인텔리전저널 스마트빌리지 플랫폼을, 최은선 피노라 대표는 핀테크와 금융 협력 방안을 발표한다. 박옥남 메디프론 대표는 전쟁 트라우마와 바이오메디컬 협력을, 김한태 박사는 재제조 산업 협력과 한국 기업 현지화 방안을 다룬다.
재건 논의를 실제 프로젝트로 연결해야
이번 포럼의 의미는 재건 논의를 추상적 협력 담론에 머물게 하지 않는 데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은 도로와 건물만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다. 에너지, 의료, 금융, 교육, 디지털 행정, 산업단지, 물류, 지역 개발이 함께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한국 기업이 참여하려면 현지 수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정부·대학·기업·연구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필요하다.
한국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은 유럽 시장 진출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후 복구 과정에서 유럽연합과 국제기구, 다자 금융기관, 민간 투자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이 초기 협력 구조에 참여하면 우크라이나 현지 사업뿐 아니라 유럽 재건·인프라·에너지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성과를 내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쟁 상황의 불확실성, 현지 안전 문제, 재원 조달 구조, 계약 안정성, 법적 리스크, 국제 제재와 조달 규정, 현지 파트너 검증이 모두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포럼의 성과는 단순한 양해각서나 선언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발굴, 역할 분담, 후속 협의 체계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
한국의 전후 성장 경험과 기술 역량 활용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은 의미가 있다. 한국은 전쟁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를 빠르게 이룬 경험이 있고, 건설·제조·ICT·에너지·의료·교육 분야에서 실용적 기술과 기업 역량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단순 복구를 넘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국가 인프라를 만들려 한다면 한국의 경험은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번 포럼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다. 짧은 일정이지만 재건, 투자, 에너지, 첨단기술 분야의 핵심 발표가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정부, 기업,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전략적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은 앞으로 수년간 국제사회가 함께 다룰 과제다. 한국이 이 과정에 참여하려면 단순 수주 관점보다 산업 협력과 현지 수요, 기술 적용, 금융 구조를 함께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한-우크라이나 국제포럼은 그 출발점에서 양국이 어떤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 점검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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