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원 ㅣ 김미래기자
현대 전쟁의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수백억 원짜리 전차가 수백만 원짜리 드론에 파괴되고, 수조 원 규모의 항공모함이 값싼 미사일과 무인기의 위협을 받는 시대가 열리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은 ‘강한 무기’ 중심의 전쟁에서 ‘싸고 많이, 똑똑하게’ 움직이는 무기 체계로 전장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백만 원 드론이 수십억 원 전차 잡는 시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FPV(First Person View) 드론은 전장의 판을 바꿨다. 조종사가 실시간 영상으로 목표를 추적하는 이 드론은 수백만 원 수준 비용으로 수십억 원짜리 전차와 장갑차를 타격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며 드론을 ‘소모품 무기’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가 전장의 승패를 좌우했다. 그러나 지금은 값싸고 빠르게 생산 가능한 무인기가 군수창고, 지휘소, 연료시설까지 직접 공격한다. 전쟁은 대규모 기갑부대 중심에서 ‘정밀 타격과 소모전’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항공모함 시대 끝났나
중동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예멘 후티 반군은 비교적 저렴한 드론과 미사일만으로 홍해 항로를 흔들었다. 미국조차 대공 방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값싼 드론 수십 대를 막기 위해 고가의 방공미사일을 발사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비용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DF-21D, DF-26 같은 대함탄도미사일은 미국 항모전단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공모함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라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본다. 항공모함은 F-35B뿐 아니라 대형 무인기와 정찰드론 운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군과 K-방산의 과제
한국군에도 시사점은 작지 않다. 북한은 이미 소형 무인기와 자폭형 드론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값비싼 무기 중심 구조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량 생산형 드론, 전자전 체계, 대드론 방어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K-방산에도 기회는 있다. 한국은 레이더와 방공 시스템, 미사일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대드론 방어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미래 전쟁은 ‘강한 무기’보다 ‘효율적인 무기’를 얼마나 빨리 연결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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