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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매출 700억 달러 턱밑…기술 신화는 어떻게 판을 바꾸었나

3분기 B2B 실적 2배 이상 급증…소비자 시장과 동반 성장, 인프라 비용이 가를 수익성의 최종 방정식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모티프로 제작한 이미지.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700억 달러에 근접했다.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둘러싼 가장 오래된 질문의 궤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기술로 진짜 돈을 벌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은 빠르게 옅어지고 있다. 이제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달라지고 있다. “대체 얼마나 큰 매출을 만들 수 있으며, 그 돈을 벌기 위해 얼마를 써야 하는가?”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700억 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와 악시오스(Axios)가 전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3분기가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7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 대상 매출은 두 배 넘게 뛰어올랐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판이 바뀐 B2B 시장이다.

오픈AI는 지난 4월 기업 부문 매출이 전체의 40%를 넘어섰으며, 연말에는 개인용 구독 매출과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오픈AI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은 전 세계 200만 곳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생성형 AI의 대표 수익 모델은 월 구독료를 받는 개별 소비자 서비스에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AI를 단순 검색·문서 작성 도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고객관리, 업무 자동화에 본격 배치하면서 수익 구조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GPU·전력·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개인에서 기업으로, 수익 구조의 중심이 이동한다

엔터프라이즈 API와 전용 플랫폼 서비스가 급격히 팽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인 사용자와 달리 기업은 한번 시스템을 도입하면 수백 명에서 수만 명의 임직원이 동시에 이용한다. 업무량이 늘어날수록 API 호출량도 빠르게 증가한다. 단순한 개인 구독자 확보와는 다른 매출 확대 구조다.

오픈AI는 자사 서비스의 주간 이용자가 1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업 시장 확대와 함께 개인 소비자 기반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 소비자 시장이 정체된 것도 아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오픈AI의 3분기 소비자 사업은 지난해 전체 증가분을 넘어서는 수준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개인용 ChatGPT와 기업용 업무 플랫폼이라는 두 개의 성장축이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700억 달러라는 숫자…실제 연간 매출과는 다르다

다만 700억 달러라는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 수치는 최근 매출 흐름을 1년치로 환산한 연환산 매출(run rate)이다. 실제로 한 해 동안 700억 달러의 현금을 벌어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현재 사업 규모를 측정하기에는 유용하지만 향후 수요가 둔화되거나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실제 연간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최첨단 AI 모델의 단위당 이용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시장 확대와 가격 하락이라는 두 힘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매출표 너머의 진짜 승부처…얼마를 쓰느냐

AI 기업의 실제 손익 구조를 따져보려면 매출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있다.

바로 컴퓨팅 인프라 비용이다.

고도화된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시간으로 운영하려면 최첨단 GPU와 대규모 데이터센터, 막대한 전력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연산과 추론 비용 역시 증가한다.

오픈AI가 오라클·소프트뱅크 등과 추진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4년간 미국 내 AI 인프라에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구상으로 출발했다.

경쟁사 앤트로픽의 사례는 이 시장의 비용 구조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로이터가 확인한 IPO 관련 문건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향후 10년간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에 최소 5,180억 달러 규모의 의무를 부담하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상당 부분은 쉽게 취소하기 어려운 계약으로 알려졌다.

매출이 수백억 달러로 불어나더라도 그보다 빠른 속도로 컴퓨팅 비용이 늘어난다면 수익성이라는 방정식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AI 거품론도 달라졌다…질문은 이제부터다

이번 매출 지표는 “기술은 있지만 실제 매출은 없다”는 초기 AI 거품론에는 상당한 반론이 된다. 기업들이 실제 예산을 집행하고 있고 개인 사용자 역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AI 산업의 경제성이 완전히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장이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세 가지다.

  • 현재의 빠른 매출 성장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
  • 모델 훈련과 실시간 추론에 들어가는 연산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
  •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비용을 감당하고도 잉여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AI 산업은 이제 연구실과 스타트업 단계를 넘어 거대한 매출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700억 달러라는 숫자의 진짜 의미는 얼마나 많이 파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지가 함께 공개될 때 비로소 사업의 실제 경제성이 드러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상장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향후 관련 재무 정보가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된다면 지금까지 제한적으로 알려졌던 매출과 컴퓨팅 비용, 현금흐름을 통해 AI 산업의 실제 수익 구조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만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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