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한창이던 국회에서 헌정사상 유례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법부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영교 위원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선고를 단 하루 앞둔 시점에 ‘징역형 선고를 바란다’는 공식 입장문을 낸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의원 개인의 촌평이 아니라 ‘법사위원장 명의’로 국감 도중 기습 배포되었다는 점이다. 예산과 법안 심사권을 쥔 상임위원장이 국감장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법관을 짓눌러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을 사실상 ‘주문’한 셈이다. 이는 헌법상 삼권분립의 대원칙을 정면으로 파괴하는 노골적인 사법부 겁박이다.
한 달간 이어진 빌드업… 심판관을 향한 융단폭격
이번 사태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서 위원장 개인의 돌출 행동이 아니라 거대 야당 차원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빌드업(사전 정지 작업)’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그 시발점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월 초,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오 시장의 2심 재판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확률이 99.99%”라며 사실상 당선무효형을 공언했다.
당 수뇌부가 재판 결과도 나오기 전에 차기 선거를 기정사실화하며 군불을 지피고, 선고를 코앞에 둔 결정적 시점에는 법사위원장이 총대를 메고 나서 징역형을 압박했다. 한 달 내내 심판관을 향해 ‘우리가 원하는 판결을 내놓으라’며 융단폭격을 가한 셈이다.
좌충우돌 서영교, 헌법 파괴의 질주는 어디까지인가
정치권 안팎에서 ‘좌충우돌 서영교, 그 끝은 대체 어디인가’라는 한탄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불과 2주 전 국정감사장에서 서 위원장은 헌법 제66조 4항(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대통령은 국가 원수고 행정부의 장은 국무총리다. 착각하지 마라’고 호통을 쳤다가 거센 자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기본적인 헌법 체계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인물이, 이제는 법사위원장이라는 완장을 차고 헌법 제103조(법관의 독립성)를 대놓고 유린하고 있다. 삼권분립의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어디인지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아슬아슬한 폭주다.
본질은 ‘명백한 사법부 침해’와 ‘서울시장 탈환 야욕’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이 막무가내식 억지의 기저에 깔린 맹독성 의도다. 이는 단순한 정치 공세가 아니라, 사법부를 굴복시켜 유력한 상대 진영 단체장을 강제로 끌어내리고 그 빈자리를 꿰차 ‘서울시장 권력’까지 차지해야 겠다는 야욕에서 나온, 사법권 독립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잇따른 사법 리스크와 악재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 무리하게 사법부의 팔을 비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사법 시스템마저 선거 공학의 제물로 삼으려는 행태는 정치 도의를 넘어선 심각한 헌정 질서 훼손이다. 국감장에서 법원을 향해 완력을 과시하는 오만함은 국민에게 ‘사법부 길들이기’로 각인되어 매서운 민심의 역풍을 자초할 뿐이다.
사법부의 저울은 특정 정당의 서울시장 탈환을 위해 억지로 기울어지는 시소가 아니다. 민주당과 서영교 위원장은 헛된 권력욕을 좇아 삼권분립의 기둥을 찍어 내리는 도끼질을 당장 멈춰야 한다. 국민은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한 권력에 결코 표를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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