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다카시(吉田 隆) 일본정부관광국 서울 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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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메 마시떼” 첫 만남부터 선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인 요시다 다카시(吉田 隆) 소장은 올해 2월 25일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 사무소 소장으로 부임됐다. 한국에 머문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한국의 모든 것들이 생소할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그는 1999년도에 1년 정도 한국에 머문 적이 있다고 한다. 어쩐지 한국말로 하는 질문을 통역 없이도 어느 정도 알아듣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한국에 첫 발을 내딛은 장소는 김포공항이었다. 그는 1999년 당시 착륙 직전 비행기 안의 창문을 내리게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유는 국방상의 이유로 하늘 위에서의 한국 전경을 보면 안됐기 때문이란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역시 한국은 휴전중이라 방위가 삼엄 하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달리 비행기에서 창문 통해 밖을 보는 것은 개인의 권한이 됐고, 등산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많이 편해졌다고 말한다. 등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니,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불과 10년 전쯤이지만 당시에는 등산하는 것 조차도 어려울 때가 많았고 산에 가서 사진을 찍는 것도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일본의 시골 여행지를 추천 받을까하는 의중으로 고향이 어디냐고 질문했더니 대뜸 돌아오는 대답이 ‘도쿄’ 란다. 아……. 이 실망감.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다시 질문.
“그럼 고향 자랑 좀 해 주세요. 도쿄에 가 볼만 한 곳이 있나요?”
아니나 다를까. 그는 도쿄 역시 서울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도시라고 설명한다. 또 태어났던 동네는 도로가 깔려 다 사라지고 그 이미지도 흐릿하다는 슬픈 도시인의 후렴구. 내 얼굴에 실망한 표정이 너무 드러났나. 젊은 기자는 아무래도 아직 어설프다. 그는 갑자기 활기찬 표정으로 도쿄에 열리는 불꽃축제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불꽃축제는 8월 2째주나 3째주 주말에 성대하기 열린다. 일본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전통 의상을 입은 일본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을 구경하는 바로 그 불꽃축제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들이 그 축제를 함께 즐겨보았으면 했다.
그는 또 여름에 일본에 여행 한다면 북해도와 홋카이도에 가 볼 것을 추천했다. 그 곳의 겨울은 다른 지방보다 확실히 춥지만, 그 대신 여름에는 선선해서 더운 여름날 여행하기에 딱 좋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더운 여름, 일본인들도 보양식을 챙겨먹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일본인들은 더운 여름날 ‘우나기노 카바야끼’를 꼭 챙겨 먹습니다.”
‘우나기노 카바야끼’는 장어요리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 일본인들은 날을 정해 풍습처럼 장어요리를 먹으며 몸보신을 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삼복 때, 보양식을 챙겨먹는 것과 똑같다고 말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달콤한 간장양념이 발려진 일본의 장어요리가 생각났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있을까. 그는 꽤 곰곰이 생각하더니 다 잘 먹는 편이라고 말한다. 바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니, 한국음식이 별로 입에 맞지 않는 모양이다고 지레 짐작하고 있던 찰나, 비빔밥과 설렁탕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장요리와 보신탕은 못 먹겠다고. 그는 머물고 있는 한국의 집, 용산 주변의 식당에 가서 자주 식사를 한다며 한국음식이 맵다고는 하지만 먹어본 음식 중에는 특별히 못 먹을 정도로 매운 음식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아직까지 한국의 아찔하게 ‘매운맛’을 보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이어서 그는 처음 TV에서 흘러나오는 한국의 스포츠 중계를 처음 들었을 때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상세한 예를 들면서 ‘금메달’이라고 할 때나 ‘남북회담’이라고 말 할 때, 한국과 일본말이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웃나라, 이웃사촌이란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말 일 터. 또 지금은 시간이 지나 많이 익숙해 졌지만 공공장소에서의 문화가 일본과 많이 달라 생소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일본인들은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반면에 한국인들은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곧 잘 휴대전화를 사용해 처음에 그 모습을 봤을 때 생소했다고.
“시끄럽기보다는 옆 사람이 통화내용을 다 듣는데 개의치 않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한국인 대다수는 옆 사람이 통화 내용을 듣는다고 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 서로 다른 민족성은 이런 사소한 문화적 차이를 만든다. 그리고 버스에서 하차할 때, 사람들이 버스가 멈추기도 전에 내릴 준비를 해 위험해 보였다고 한다. 그에 비해 일본은 버스가 멈춘 후에서 승객들이 하차를 한다고 한다. 이것은 배울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적 차이를 떠나 사람의 안전이 걸린 문제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일본인의 눈으로 본 한국인, 꼭 고쳤으면 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고친다면 그것은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여야 한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명언이었다. 그러나 슬쩍 “다만.” 이라고 말을 꺼낸다.
“다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국인들은 순위를 매기고 그 순위 안에 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뜨끔한다. “어느 행사에서 ‘월드컵 16강, 한국관광도 16강에 들어가자’는 진행자의 멘트가 생각납니다. 그러나 순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일본은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어느 면에서는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말을 맺는다. 한국인으로써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이것은 외국인의 눈으로만 보이는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한국 내에서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로 한국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했던 어느 개그맨도 있지 않은가.
한국인들의 단점을 오목조목 지적하면서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그의 언변에, 일본인들은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다기 보다 말을 안 해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드러내며 불쾌감을 주지 않고 원활하게 대화하기 위한 일본인들의 한 방편인 셈이다. 일본인끼리도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 일본인들의 대다수가 모든 감정을 다 드러내며 기분을 표출하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단다. 또 한국인들이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을 일본인들에 비해 자유롭게 드러내는 것과 달리 일본인들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감정을 굳이 들어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팬들의 반응이 한국팬들에 비해 조용하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그러나 그는 일본인끼리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외국인을 만났을 때는 그것이 문제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일본인이기에 힘든 부분이지만 필요에 따라서 상대방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이어진다. 갑자기 그가 질문 하나를 던진다.
“한국인들은 연인사이나 부부사이 매일 사랑한다는 감정 표현을 합니까?”
한국인들이 얼마나 감정표현에 자유로운지에 대한 질문이다. 젊은 층은 장년층에 비해 비교적 감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장년층들은 감정표현을 워낙 안하다 보니, 일본 남자가 집에 가서 하는 말은 ‘밥, 목욕, 잔다’ 라는 것 밖에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한다. 모든 것을 비교해 봤을 때 분명 한국인들이 감정표현에 자유롭다고 생각했으나 “한국도 다 똑같죠.” 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더니, 파안대소한다. 웃고 있는 틈을 타 본인도 그렇게 감정표현을 안하냐고 물으니,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나이가 들수록 정말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그는 한국에서 살고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일본에 있단다. 외롭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30년을 살아온 사람이라 그렇게 애틋하지는 않습니다.”라며 껄껄 웃는다. 자녀들도 일본에 있을 때부터 이미 독립을 한 상태여서 많이 익숙해 졌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개인적인 시간을 거의 자는데 쓴다는 그는 한국어를 잘 몰라서 TV를 못 보지만 뉴스는 챙겨보는 편이라고. 월드컵 경기는 봤을까.
“일본경기는 네덜란드전만 봤습니다.” 1:0으로 진 경기. 차마 기분이 어땠냐고는 묻지 못했다. 그 대신 6월 25일 오전에 열리는 일본과 덴마크 경기에 대해서 물어봤다. 뿌듯한 표정으로 이기거나 비겨도 16강 진출이 확정된다고 말한다. 16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냐는 질문에, 인터뷰 내내 모든 대답을 포함해 가장 빠른 대답이 돌아온다. “16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일본과 덴마크의 경기는 3:1로 일본이 크게 이겼다. 타국이라 더 통쾌한 승리를 자축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한국 여행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그는 “나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주세요.” 라고 말한다. 일본관광청 여름캠페인 문구다.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고 발휘한다는 생각에 슬쩍 웃음이 났다.
그는 또 “열심히 일하고 분발하는 한국의 여행업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과 박수를 쳐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의 여행업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에 가는 한국 여행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말을 맺었다.

<여행 정보>
‘NEO WOMEN’을 위한, 테마별 일본여행
“나를 위한 숨겨진 보물찾기”

6월, 일본관광청이 여름관광객 유치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이번 캠페인에서는 「미」「지」「감」「도」「현」의 5가지 테마를 설정하여 테마에 맞는 일본 여행을 캠페인 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일에서나 개인적으로나 나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여성’, ‘호기심이 강하고, 자신을 가꾸는 데 적극적인 자립 여성’, ‘따분한 여행을 싫어하고,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여성’이 늘고 있어, 이러한 여성들을 ‘NEO WOMAN’이라 부르고 있다. 이번 여름, 이러한 여성들에게 일본관광청은 일본에서 자신을 가치를 높이는 ‘나를 위한 보물찾기’ 여행을 추천한다.
**일본 관광청이 소개하는 「2010년 여름 일본을 여행하는 다섯 가지 테마」**
미-온천과 일식으로 심신을 아름답게
지-일본의 예술과 문학으로 지성까지 겸비
감-일본의 여름을 체감하는 여름축제, 불꽃놀이
도-새로운 일본에 도전하는 자연체험과 문화체험
현-최첨단 트렌드를 즐겁고 똑똑하게 즐기는 여름 바겐세일 쇼핑

캠페인 사이트:「나를 위한 숨겨진 보물찾기」
www.welcometojapan.or.kr/visitjapan

여름 캠페인 공식 블로그:blog.naver.com/visitja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