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스트랜드 윤건필 회장, 한국관광시장은 머리와 심장이 뛰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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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업의 향후 발전은 인적 인프라에 달렸다
– 마키아벨리의 지혜를 갖되 가슴엔 독수리를 새겨라

(미디어원=이정찬 기자) ‘ 해외여행 자유화 ’ 가 이루어진 1988 년 이후 25 년이란 시간은 한국관광산업이 발전과 성장으로 가는 급물살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 착오와 파행의 암초에 부딪히면서도 관광산업이 한국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급물살의 관광산업에서 지축이 되고 , 성장의 구심점이 되어 준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특히 내국민의 해외여행 자유화로 인해 여행업의 성장세는 타 업종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가파르게 이루어졌다 . 한국 여행업 , 그 중에서도 해외여행을 담당하고 있는 아웃바운드 시장의 구조는 대형여행사와 현지 랜드사 , 가이드로 이어진다 . 이러한 여행업의 구조는 일본 시장의 모델이 고스란히 이어진 결과다 .

선진국들처럼 충분한 시간동안 여행업의 구조가 생성되지 못한 탓에 구조적 결함과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 아웃바운드 시장구조에서 대형 에이전트가 머리에 해당된다면 랜드사는 허리와 심장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종관계의 돌연변이 체계에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

또 내국민들에게 인기 있던 몇몇의 국가에서는 정해진 파이 (pie) 를 두고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불법 랜드사와 가이드들로 인해 랜드 업계 전체가 매도되기도 했다 . 이는 1988 년 해외여행 자유화와 함께 랜드업계의 질서를 다져온 초창기 관광 ㆍ 여행인들의 노력이 온전히 매장되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

이에 그들이 다시 힘을 모았다 . 퇴보를 위한 진보가 아닌 진보를 위한 연합으로 25 년 동안 다지고 쌓아온 질서를 재정비하고 , 지금까지와는 다른 건전하고 상생할 수 있는 여행업 구조조정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

국내 최대 랜드연합인 ‘ 베스트랜드 ’ 는 건전성과 발전성 , 무엇보다 서비스 마인드를 앞세워 한국 여행업에 뛰는 심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 특히 베스트랜드 연합회장직을 맡고 있는 윤건필 회장은 1988 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지기 전부터 관광 ㆍ 여행업에 종사하며 한국관광산업의 성장에 초석을 다져왔다 .

누구보다 한국 여행업이 지나온 과거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그가 , 단순히 여행업이 몸집 부풀리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높은 질적 수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대형 에이전트와 랜드사 그리고 고객이 함께 파트너쉽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

두뇌와 심장은 각각의 기억 저장소가 있다 . 한국 여행업의 과거 역사를 기억하는 머리와 심장은 이제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상호 보완되어야 한다고 윤건필 회장은 말한다 . 머리가 심장을 다스릴 수 없듯이 심장 역시 머리를 좌지우지 할 수 없는 만큼 머리와 심장이 함께 건강할 때 한국여행업은 끝을 모르는 발전으로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

이어 윤건필 회장은 ‘ 마키아벨리 ’ 의 권력과 지배력에 맞선 지혜를 갖추되 가슴엔 로마황제의 은 ‘ 독수리 ’ 를 새겨야 한다고 말하며 , 과도기에 놓인 랜드사와 랜드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심스런 말문을 열었다 .

– 윤건필 회장님의 이력이 남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하시다가 관광경영학을 전공하셨습니다 . 어려운 점을 없었습니까 .

윤건필 회장 : 고교시절 조정 (ROWING) 청소년국가대표를 거쳐 대학시절 국가대표선수 생활을 하면서 각종 선수권대회를 석권했었다 . 모든 운동선수가 같겠지만 국가대표 시절은 육체적 ㆍ 정신적으로 고되고 힘든 시간이었다 . 그러나 그때 길러지고 강화된 정신력은 오히려 사회에서 여행업을 하는 동안 큰 도움이 되었다 . 실패를 좌절이 아닌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고 , 자산이었다 .

–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하셨다 들었습니다 . 관광경영학을 전공하신 분들 대부분이 여행사를 운영하시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랜드사로 운영하셨습니다 . 여행사가 아닌 랜드사를 운영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

윤건필 회장 : 대학졸업 후 고려여행사에 첫 둥지를 틀고 여행업에 몸담게 되었다 . 그러던 중 1988 년 해외여행 자유화로 내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시작되었다 . 해외 여행객은 점차 그 수를 늘릴 것이고 , 그들을 핸드링할 현지 랜드사와 한국인 가이드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당시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첫 기착지가 태국이었던 터라 난 태국으로 진출 , 랜드사를 운영하게 되었다 .

‘ 랜드사 ’ 가 여행사에 종속되거나 주종관계에 놓인 하급조직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 우선적으로 현지 랜드사가 건실성과 건전성을 갖추고 에이전트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 고객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한국 여행업의 발전에도 희망이 있는 것이다 . 그렇지 못한 일부 현지 랜드사의 난립으로 한때 곤욕을 치른 적도 있었다 .

한 ㆍ 미 FTA 를 비롯해 한 ㆍ EU FTA 등으로 세계적 브랜드의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관광시장을 파고드는 만큼 한국 관광 ㆍ 여행업도 이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적 수준의 책임 있는 서비스 개선과 자체적인 구조조정 , 에이전트와 랜드사가 파트너쉽으로 최고의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

– 현재 베스트랜드 연합의 회장직을 맡고 계십니다 . 베스트랜드 연합에 대한 설명과 연합에서 추진되고 있는 일과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윤건필 회장 : 베스트랜드는 전세계 각 지역을 핸드링하는 15 개의 현지 랜드사가 모여 연합을 이룬 랜드사 모임이다 . 베스트랜드의 첫 번째 업무는 여행사에 양질의 현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회원사 간의 거래처를 공유하고 공동의 책임감으로 수배 ㆍ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또 행사 후 발생하는 컴플레인 사항에 대해서도 회원사가 연대하여 그 책임을 공동으로 보증 처리해고 있다 .
2003 년도에 결성된 본 연합은 타 연합과는 달리 현지가 중복되지 않게 각 지역에 한 개 사만이 회원으로 등록하고 있다 . 현재는 국내 ( 제주 ) 회원 14 개사가 가입해 연합을 이루며 국내 최대 랜드연합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

2013 년 들어서는 수세적인 에이전트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랜드의 권익을 찾고자 KATA 조직 내 ‘ 수배업 소위원회 ’ 구성을 놓고 현재 KATA 와 논의 중에 있다 .

– 관광업계에 30 년 가까이 종사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여행업 전반 , 특히 아웃바운드 시장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

윤건필 회장 : 관광 여행업의 발전이란 것이 단순히 인바운드 ㆍ 아웃바운드로 나누어 이야기 할 순 없다 . 인바운드의 인프라 구축이 잘 이루어졌을 때 이에 따른 아웃바운드의 인적 ㆍ 구조적 인프라 역시 단단히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선진국의 경우 GDP 에서 관광 여행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9% 대를 웃돌고 있다 . 그러나 한국은 아직 5% 대에 머물면서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매년 그 성장세가 12.9% 에 이른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구조와 인프라로는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 그러므로 관광시장에 대한 파이 (Pie) 를 키워 많은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일반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욕구는 더해 갈 것이다 .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아웃바운드 시장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겠지만 고객들의 니즈 (needs) 가간과되고 , 똑같은 패턴의 상품만을 제공된다면 고객은 한국 여행사 대신 외국 브랜드의 에이전트로 발길을 돌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

랜드사 역시 주는 것만 받아 행사를 치른다는 마인드는 버리고 , 새로운 상품이나 지역개발에 적극 나서 에이전트와 함께 뛰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여기에 목적투어 ( 피서 ㆍ 피한 ㆍ 먹거리 ㆍ 낚시 ㆍ 오지트레킹 등 ) 가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 랜드사는 앞으로 전문여행사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 사장님께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

윤건필 회장 :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랜드사는 인도차이나 지역 ( 태국 , 캄보디아 , 베트남 ) 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 그간의 운영 노하우를 밑바탕으로 여행사에서 고객을 받던 피동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항공좌석 하드블록이나 한시적 전세기운영으로 여행사에 항공좌석을 제공함으로써 모객의 원활함을 돕고 있다 . 또 지난 2007 년부터는 현지 사용호텔을 직영으로 임대 ㆍ 운영함으로써 타사와는 차별되고 경쟁력 있는 지상 소요비용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

2013 년 동계 베트남 / 캄보디아 시장을 겨냥한 베트남항공과의 계약으로 청주 , 무안 , 부산에서 전세기를 띄울 계획을 추진 중이다 . 시장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신 시장 개척활동의 일환으로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에 현지사무실을 개소하였다 .
또한 현재 국내 인바운드 수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 현지에서 랜드사를 경영하며 현지여행사 아웃바운드 여행사들과 쌓아온 밀접한 유대 관계를 바탕으로 태국 , 베트남 , 라오스 등 지로부터 인바운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

한국 관광 ㆍ 여행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해온 윤 회장은 향후 여행업의 발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했다 . 관광 ㆍ 여행업계는 베스트랜드 윤건필 회장의 활약이 한국 여행업을 정도 ( 正道 ) 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