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푸른 바다 향을 머금은 하와이 ‘코나 커피’


커피에 설탕 하나, 프림 둘.
이것이 커피를 마실 때의 공식인 사람들은 삶의 소소한 행복 하나를 놓치고 있다. 이른 아침 원두커피를 내려 기분 좋은 향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일을 할 때, 책을 읽을 때 습관처럼 곁에 두는 원두커피는 달달한 인스턴트커피와는 확실히 다른 행복이다.
그렇다면 푸른 바다향을 머금은 원두커피는 어떨까. 커피 마니아라면 다 아는 하와이의 ‘코나커피’는 쓰지 않으면서도 신맛이 나는 특유의 풍미로 ‘귀족커피’라고도 불린다. 지상낙원하와이 속의 코나, 그 곳에서는 인스턴트커피로는 몰랐던 행복이 보인다.

#활화산섬에서 재배되는 ‘위험한 커피’
세계 3대 커피로 손꼽히는 코나 커피는 빅 아일랜드 북부 해발 4,000미터가 넘는 고산 지대인 마우나 케아 산과 남부 마우나 로아 산을 잇는 지역을 따라 재배되며 화산섬의 독특한 지질과 기후가 이상적으로 결합돼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커피가 생산되는 곳으로 1825년에 최초로 커피가 경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아침의 뜨거운 태양과 구름 낀 날씨 혹은 오후에 내리는 비, 바람이 적고 부드러운 밤은 훌륭한 코나 커피 생산에 아주 양호한 조건이다. 또 후알라라이 화산과 마우나 로아 화산의 경사진 산비탈에서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된 화산흙도 한 몫을 단단히 한다. 활화산섬의 화산토에서 재배되는 커피라니…… 뭔가 위험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것이 코나커피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렇게 재배된 코나커피는 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에서 생산된 것들과 확연하게 구별된다. 그 정통한 맛과 비교될 수 없는 그윽한 향기는 세계 커피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고품격 커피로 그 품질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커피나무는 코나의 건조한 겨울을 이겨내고, 하와이의 뜨거운 햇살에 반짝 반짝 하얀 꽃을 피워낸다. 하와이에서 피는 커피나무의 꽃은 더욱 눈부시다. 가을에는 열리는 붉은 열매는 그저 수확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름다운 지상낙원 하와이는 붉은 커피 열매를 수확하는 것 조차 축제로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커피열매는 빅 아일랜드 전반에 걸쳐 또는 다른 이웃섬에서도 재배가 되지만 ‘코나커피’라는 이름은 반드시 북코나와 남코나지역에서 재배된 것들에만 붙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코나 외의 지역에서 재배된 커피는 코나 커피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기 위해 주로 ‘하와이안 커피’로 불리는 것.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방문하는 오아후 섬에서는 커피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코나커피를 취급하는 커피숍은 많다.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도 100% 코나커피를 구매할 수 있으며, 호놀룰루 커피 컴퍼니와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에서 100% 코나커피를 마실 수 있다. 굳이 코나 지역에 가지 않더라도 하와이 내에서라면 눈부신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에서 태어난 커피를 음미할 수 있는 낭만가도를 걸을 수 있다. 눈을 감고 커피를 음미할 시간이다. 쌉싸름한 맛 사이로 신맛이 언뜻언뜻 느껴지는가.
그렇지만 코나커피를 코나 외의 지역에서 맛본다면, 그것도 하와이까지 방문한 여행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 될 것이다. 코나에 가면 귀족커피 생산지역답게 소규모 커피공장을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농장으로 그린웰, 베이뷰, 코나블루스타이 등 이다. 커피농장을 방문하면 직접 커피 재배과정을 배우고 시식도 할 수 있다. 일반 커피농장이 아니다. 하와이 코나 지역, 코나커피 농장이다. 마켓이나 기념품숍에서는 코나커피를 구매 할 수도 있다. 코나 다운타운에는 ‘라바자바’나 ‘동키애스’와 같은 100% 코나커피를 판매하는 커피 전문점도 있으니 커피농장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코나커피를 언제든 즐길 수 있다.

# 커피 수확이 곧 축제다!
커피 수확기가 돌아오는 11월에는 ‘코나 커피축제’가 열린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평가받는 하와이 코나 커피 축제가 열리면 온 세계 각국에서 이 축제를 보기위해 모여든다. 축제를 위해 하와이를 방문하지 않았던 여행객들도 이 시기가 되면, 휴가를 즐기다가도 코나지역을 찾을 수밖에 없다. 커피향과 함께 진동하는 커피축제의 흥겨움을 못 본 척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커피품평회, 커피따기 등 다양한 행사가 약 2주간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농사가 제일 잘된 일품커피를 가려내는 커피품평회는 호응이 가장 높다. 이미 명품인 코나 커피 중에서 일품커피를 가려내는, 말 그대로 ‘왕중왕’ 이다.
180년간 커피를 통해 형성된 코나의 역사와 문화는 축제의 현장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커피의 재배과정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축제의 열기는 더욱 고조된다. 축제의 주요 행사인 홀루알로아 빌리지 커피 테이스팅, 미스 코나 커피 선발대회 등 30여 개의 다채로운 행사가 흥을 돋운다. 또 커피 농장 투어 외에도 화산지역 항공 투어, 코나 지역 스노클링 투어 등 빅 아일랜드에서만 체험 가능한 액티비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 코나를 품은 ‘빅 아일랜드’
하와이의 137개의 크고 작은 섬들 중 코나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섬은 바로 ‘빅 아일랜드’이다. 하와이의 주도인 호놀룰루에서 내려, 섬들 사이를 운행하는 항공이나 배편을 이용해 빅 아일랜드로 이동하면 된다.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 빅 아일랜드는 눈 덮인 화산과 거대한 열대 우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바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여행지이다. 오전에는 스키를 즐기고, 오후에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얼마나 될까. 또 다음날에는 골프와 하이킹도 가능하니, 지상낙원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낀다. 이렇게 다양한 액티비티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빅 아일랜드가 그만큼 다양한 지형과 기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가 잘 정비 돼 있어 렌터카를 타고서 유유자적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빅 아일랜드 여행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용암지대와 활화산을 둘러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화산 국립공원의 용암지대를 차로 달리며 화산섬의 생성 과정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아직도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칼데라는 실로 장관이란 말이 무색하다. 무성한 정글 숲은 어디 영화에서나 볼 법하다. 빅 아일랜드의 면적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 이유인, 칼라우에아가 쉴 새 없이 뿜어내는 용암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빅 아일랜드에는 다섯 개의 화산이 있으며 그 중 2개가 활화산이므로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도, 다이내믹한 탐험을 즐기는 젊은 여행자들에게도 진귀한 체험의 기회가 된다.
눈 덮인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 케아를 탐험하거나 스키를 즐기고, 카우아이에서 웅장한 와이메아 계곡이나 나팔리 해안의 숨이 멎을 듯한 깎아지른 절벽을 헬리콥터에서 감상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해변의 멋진 레스토랑에서 고래를 구경하면서 마우이의 파도를 타는 서핑을 즐기고 와이키키 해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은 또 어떤가. 무엇보다 최고의 명품 커피 생산지인 코나지역이 있다는 것이 하와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의외로 그 곳을 방문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디어나 우편엽서 등 어디선가 본 듯한 막연한 기억을 바탕으로 파란 바다와 하늘, 길게 이어진 백사장, 야자수만이 하와이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도 인스턴트 커피가 좋다’는 사람들은 일단, 이번 여름 하와이의 빅 아일랜드로의 여행 계획을 세우자. 코나커피가 아니더라도 이곳으로의 여행 이유는 충분하다. 그리고 천혜의 자연과 함께 코나 커피를 음미하며, 인스턴트커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코나스러운’ 행복을 발견해 보면 어떨까.

코나커피 구매 TIP
하와이에서 코나 커피를 살 때는 항상 겉봉에 표시된 레벨을 잘 알고 사야 된다. 순수한 코나 커피는 언제나 ‘100% Pure Kona Coffee’라고 표시돼 있는 반면 ‘Kona Blend’ 라고만 표시된 것이 있는데, 이는 코나커피는 10%만 함량 돼 있고 나머지 90%는 브라질, 중남미, 아프리카 또는 인도네시아산 커피들이다. ‘100% Pure Kona Coffee’와 ‘Kona Blend’는 가격면에서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므로 가격이 이상하리만큼 싸다면 ‘Kona Blend’가 아닌지 한번더 겉봉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