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은 해양에 비해 비열이 커서 계절에 따른 온도차이가 크다 . 대륙은 해양보다 여름에는 빨리 더워지고 , 겨울에는 더 일찍 차가워진다는 말이다 . 이로 인해 상공의 공기도 데워지거나 식어 바람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게 된다 .
대부분 해양과 대륙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이러한 바람이 어디서나 나타나지만 특히 극동지역과 인도에서는 아주 뚜렷하게 바람의 방향이 계절마다 완전히 바뀌게 된다 . 극동지역에 속한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에는 무덥고 습한 남동계절풍이 , 겨울에는 차고 건조한 북서계절풍이 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인도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여름과 겨울에 부는 바람이 현저하게 다르다 . 이 계절풍의 이름을 영어로 몬순이라고 하는데 일찍이 동인도회사를 차린 유럽의 열강들은 이 몬순을 무역에 이용하곤 했다 .
약 400 년 전 범선을 주요한 운송수단으로 사용하던 시대에 인도에서 생산된 커피가 유럽에 도달하기까지는 6 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 당연히도 범선에 실어둔 커피는 바다의 습한 바람에 장기간 노출되는 동안 원래의 색과 향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
처음에 부패와 발효를 구별하지 못 했던 유럽인들은 오래된 커피에 거부감을 가졌다 . 하지만 마침 발효차인 홍차가 영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잡자 , 발효커피에 대한 거부감도 서서히 잦아들고 마침내 몬순말라바는 명품 커피로 자리매김했다 .
커피하면 빠질 수 없는 나라 , 인도
세계 최초로 커피를 대량 경작했던 예멘에 이어 두 번째로 커피를 경작한 나라가 바로 인도다 . 예멘에서 엄격하게 통제되던 커피종자가 바바부단이라는 이슬람 승려에 의해 인도로 밀반출 , 지금의 인도 남부 칙마갈루르 지역 찬드라기리 언덕에 심었고 마침내 예멘을 벗어난 커피재배에 성공한다 . 열대성 기후 지역에 속하는 인도는 커피 재배에 적합한 강수량과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고원지대를 갖고 있다 . 2008 년 국제커피협회가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커피 생산량은 27 만 6000 톤으로 세계 7 위이고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1:7 의 비율로 재배된다 . 지금이야 커피하면 콜롬비아나 브라질 같은 중남미를 떠올리지만 그곳의 커피는 사실 인도 인근 자바 섬 일대에서 경작되던 커피나무가 서인도제도로 건너간 것이다 .
인도에서 재배된 생두는 수확 직후에는 향신료로 대표되는 인도의 다른 음식들처럼 톡 쏘는 풍미를 갖지만 , 6 개월간 바닷바람에 농익은 몬순말라바는 신맛이 감소되고 달콤함이 증가된다 .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범선의 느긋함이 쾌속선의 속도감으로 대체되고 , 이제는 아프리카를 돌아가지 않아도 수에즈 운하만 통과하면 코앞이 유럽이다 . 6 개월의 숙성을 거친 몬순말라바의 그윽한 풍미를 갖추기 전에 소비자에게 도달하고 만 것이다 .
몬순말라바의 상품성을 익히 깨달은 인도인들은 인위적으로 숙성된 커피를 재현하기에 이른다 . 이를 몬수닝이라고 하는데 수세 처리하지 않은 아라비카 커피를 넓게 펼친 상태로 개방된 창고에서 대기 중의 습기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
6~7 주간 자주 섞어주며 커피원두가 알알이 몬순 바람에 숙성되도록 하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몬순커피 특유의 색과 향을 갖추게 되면 몬순말라바가 탄생하는 것이다 . 이렇게 완성된 몬순 커피는 발사나무와 유사한 향을 지니게 된다 . 세계 최초의 스페셜티 커피로 알려진 몬순말라바는 일반적인 커피와 달리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교한 맛과 향을 품는 노란 빛을 띠게 된다 .
지금도 인도인들은 커피를 즐긴다 . 홍차를 주로 마시는 인도 북부지역과 달리 커피가 생산되는 인도 남쪽 지방에서는 커피를 음용한다 . 단것을 좋아하는 인도인들은 커피에 설탕과 우유를 섞어 이리저리 흔들어 거품을 일으킨 뜨거운 커피를 만들어 마신다 .
인도 여행의 핵심 ! 선택과 집중
인도는 다양한 문화의 집대성이 이뤄진 곳이다 . 종교와 인종 , 계급이 극명하게 갈리며 사뭇 여행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곳이다 . 무한도전 최악의 에피소드 인도특집에서 제작진이 추구했던 것처럼 인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정신적 성장을 꿈꾼다 . 그러니 인도를 여행할 때는 육체적으로 쉬운 여행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인도에서는 히말라야의 한랭한 기후와 건조한 사막지역 , 세계에서 가장 습한 남부 아삼지역 , 늘 무더운 남쪽의 케랄라 지역이 공존한다 . 따라서 인도의 모든 지역을 한 번의 여행으로 방문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집중과 선택이다 . 다양한 인도의 유적가운데 그나마 잘 알려지지 않은 몇 곳을 소개한다 .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자리한 아잔타 동굴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 가운데 하나다 . 기원전 2 세기경 제작된 아잔타 동굴은 깊이 1.5 ㎞ 높이는 5m 에 달한다 . 단단한 현무암을 깎아 길을 내고 , 아름답고 화려한 천정과 벽화 , 그리고 세워진 석상들의 모습은 차라리 불가사의에 가깝다 . 게다가 이렇게 커다란 규모의 사원이 인도에서 불교의 쇠퇴로 1,000 여 년간이나 밀림 속에 방치되어 그 신비로움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일이다 .
타르 사막 남부 라자스탄 주에 위치한 자이살메르는 낙타 사파리로 유명하다 . 낙타를 타고 사막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돌아오는 낙타 사파리는 사막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제공한다 . 이곳의 자이살메르 요새는 1156 년에 건축된 건물로 거대한 도시 성벽 , 장엄한 요새 , 정교하게 조각된 석재와 나무로 된 하벨리스가 늘어선 황금빛 사암 도시다 .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는 여전히 자이살메르 주민의 4 분의 1 이상이 이 요새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
습한 열기와 먼지로 답답한 마음과 몸은 인도 남부의 해변에서 풀 수 있다 . 수 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해안과 멋진 해변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인도의 새로운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곳이다 . 특히 고아지역은 인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리조트를 자랑하는 곳이다 .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첸나이의 마리나 해변은 해류가 너무 거세 수영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 환상적인 일몰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다 . 이 해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해변 산책로가 조성된 안나공원도 찾아볼 수 있다 .
여행팁
위생 – 아직까지 인도 시내 위생 상태는 여행객들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요소다 . 수돗물은 마시거나 심지어 양치나 목욕 시에도 마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덥고 습한 지역을 여행할 때는 장티푸스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책으로 모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긴팔 티셔츠와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
경제 – 대부분의 작은 상점에서 큰 지폐를 사용하면 거슬러 줄 돈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 따라서 100 루피와 같은 적은 금액의 지폐를 항상 소지하는 것이 좋다 .
문화 –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듯이 인도에서는 양 손의 쓰임새가 다르다 . 전통적으로 왼손은 불길하고 , 더럽게 여기기 때문에 왼손으로 아이를 쓰다듬거나 , 악수를 청해서는 안 된다 .
언어 – 인도의 대표언어는 힌두어지만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지역 언어가 무려 17 개나 존재한다 . 물론 영어 역시 널리 사용된다 . 공항이나 호텔 , 큰 레스토랑에서는 언어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적지만 , 교통수단이나 작은 상점을 이용하기 위해서 간단한 힌두 어를 몇 가지 외워두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