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를 따라 고대 로마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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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려준 선물 대자연 , 그 위에 위대한 사람들의 위대한 행위로 일궈진 문명은 세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경이로움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 유럽문명의 중심인 로마문명은 우리가 현재 ‘ 유럽 ’ 이라는 호칭을 부르게 한 정체성이 되어 유럽곳곳에 그 흔적을 남겼다 .

그중 이태리 트리에스테에서 시작되어 크로아티아 남부 달마티아에 이르는 아드리아 로드 ( 해안선 ) 를 따라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 이루어진 세계문화 유산을 찾아 길을 나선다 .

아드리아 해안도로의 수많은 해안도시와 수 천 개의 섬들이 각각의 특색있는 관광 ‧ 휴양지로 잘 조성되어 있다 . 중부 달마티아의 황홀한 꽃이라 불리는 스플리트와 유럽문명의 상징이며 진정한 낙원이라 수식되는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 관광의 쌍두마차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그 속에 숨 쉬고 있는 디오클레티아누스를 찾아 로마제국의 영광과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들어보려 한다 .

중부 달마티아의 황홀한 꽃 , 스플리트

아드리아해에 면한 크로아티아의 연안은 디나르알프스산맥을 중심으로 내륙과 해안도시로 나눠진다 . 아드리아해의 푸르름과 찬란한 햇살을 가득품은 달마티아 해안도시와 달리 디나르알프스산맥은 군데군데 작은 관목만을 허락한 회색 화강암 덩이와 같았다 .


나폴레옹 때 건설되었다는 해안선 아드리아 로드는 , 이 암산을 감돌며 굽이굽이 이어져 중부 달마티아의 꽃이라 일컫는 스플리트로 향한다 . 이곳에는 집 한 채 , 길 하나에도 수백 년 , 수천 년의 시간이 녹아있다 . 그 기나긴 시간 속에서 흐트러짐 없는 기개와 변함없는 모습으로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트로기르 (Trogir) 를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다 .

감자모양의 섬으로 BC 3 세기에 건설된 이 도시는 로마시대에는 항구도시로 발전했고 , 13~15 세기에 도시를 둘러싼 성벽 안에 도시가 발전하였다고 한다 . 트로기르의 구시가지의 크기는 약 750 족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이지만 , 2300 년의 역사가 지속되는 동안 로마네스크 고딕과 르네상스 , 바로크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복합 역사지구이다 . 쉽게 설명하자면 , 도시의 좁은 공간에 많은 문화유산이 담겨 ,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인 것이다 .

성벽 안 , 성 로브로 대성당 (1240 년 라도반 작 ) 의 정면 입구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은 사람의 기술이라 생각지 못할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사자와 크로아티아 최초의 누드상 아담과 이브 , 대성당 입구 기둥에 새겨진 성인들의 모습이나 풍속적인 장면 등은 로마네스크 고딕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 걸어서 15 분이면 트로기르 구시가지를 둘러볼 수 있는 규모에 카메를랭고 요새나 트로기르 시청사의 시계탑 , 균형이룬 작은 규모의 아기자기한 집들과 골목사이를 지나노라면 , 수천년 동안 성벽 안을 오가며 생활했던 트로기르인들의 독특한 생활양식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

발길을 옮겨 달마티아의 주요 해항이자 관광 ‧ 휴양지인 스플리트를 향하며 , 또하나의 보석 ‘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 을 찾았다 .

서기 4 세기 초 ,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자신의 마지막 여생을 보내기 위한 새로운 저택을 지었다 . 바다는 섬들로 첩첩이 에워싸여 있고 육지는 산들로 가로막힌 아스파라토스 항만에 세계의 통치자 , 로마황제를 위한 철벽 성전이 지어졌다 .

성벽 안쪽에는 수십 개의 사원과 저택 , 욕실 , 병영 등이 4 구역으로 나뉘어 배치된 하나의 크고 웅장한 작품이었다 .

오랜 시간의 침식을 참아내고 지금도 매력적인 석조궁전의 구조를 지키고 있는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은 당시의 건축 상식을 뛰어넘는 훌륭한 건축물로 , 현재까지 크로아티아 최대의 고대 로마 기념건축물로 자리하고 있다 . 지금은 시민들의 조밀한 거주공간이 되어버렸지만 , 성벽 궁전 안 곳곳을 거닐며 ,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기운과 당시 석조궁전의 화려하고 웅장했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 .

구시가지 골목 한쪽 ‘ 세상에서 가장 좁은 길 ’ 이라고 말하는 골목에 ‘ 지나가게 해줘 ’ 라는 재미난 이름이 붙여져 있다 .

스플리트만의 독특하고도 매혹적인 구시가지 풍경이다 . 작지만 알찬 도시 ,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한걸음 한걸음이 역사와 문화의 시간여행인 곳 . 해안을 따라 늘어선 청량한 솔향의 소나무 숲과 얼음 알처럼 맑은 바닷물 , 점재하는 아름다운 섬들로 바다 위를 장식해 준 대자연이 있는 곳이다 .

신은 위대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난다 . 눈부신 햇살과 흰 물살을 가르며 지나는 배들 , 부서질 듯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 , 신은 이곳에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의 바다를 내려 놓으셨으니 디나르알프스의 삭막함은 당연한가 보다 . 아니 인간이 화강암 덩이의 돌들로 이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셨으니 신의 위대함과 인간의 위대한 행위로 이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게 맞을 듯하다 .

이 세상에 천국을 찾는 자 , 두브로브니크로 가라 !

아드리아 해의 진주로 불리며 크로아티아 최남단에 위치해 있는 두브로브니크는 , 최고의 솜씨를 가진 건축가와 예술가들에 의해 수세기 동안 정성들여 만들어진 유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 그리하여 두브로브니크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


그 중 최고의 ‘ 백미 ’ 라 일컫는 구시가지 (Old City of Dubrovnik) 의 건축물은 고딕과 르네상스 , 바로크시대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 건축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낭만적인 도시다 .

구시가지 골목골목을 지나 몇 백 년의 시간을 함께 거닐다 보면 그 시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통행으로 바랜 포석이 매끄럽게 빛나고 있음이 가슴 벅차게 느껴진다 .

또 시간이 흐르고 문명이 바뀌어도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꼿꼿이 서 있는 석조 건축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 돌 하나하나가 거대한 시가지를 만들고 , 그와 더불어 변함없이 살아가는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의 변덕스럽지 않은 마음에도 경의를 표하고 싶을 뿐이다 . 구시가지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 세기에서 14 세기까지 건립된 해변의 웅장한 시티월 (City Walls) 이다 .

성 블라이즈 광장의 올란도 기사상을 중심으로 고풍스런 모습의 대성당과 궁전 , 미술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 서북쪽으로 뻗은 중심도로는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 끝 부분에는 원형의 오노후리오 분수가 있어 시가지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한다 .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요새인 두브로브니크 성벽은 아드리아 해안을 따라 도시를 감싸 안으며 1950m 로 뻗어 침략자로부터 도시를 방어해 왔다 . 현재는 최고의 관광지이며 ,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산책길이 되어 시간의 흐름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

대성당을 비롯하여 시청사의 종탑 , 도미니코 수도원 등 도시 안에 품고 있는 유산들을 그 옛날 인간의 힘으로 이루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 두브로브니크의 돌에 아로새겨진 인간의 상상력은 자연과의 조화로 완성되고 , 지중해의 따가운 태양빛과 바람에 연마되어 품격을 더한다 . 아드리아 해의 바다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 중부 달마티아의 수많은 섬들 중 대표적인 곳으로 브라츄섬과 후바르 , 코르츌라 등이 있다 .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환영이 나타날 것 만 같은 지중해의 색깔은 한 가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함이 있다 . 굴곡진 연안과 수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크로아티아의 연안은 요트경기 , 모터보트 , 작살 낚시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

평온한 아드리아 해에 점점이 놓인 화강암 섬은 포세이돈이 바다를 건너간 흔적처럼 지중해의 푸른빛에 대비되어 더욱 신비롭다 . 이 바다를 바라보며 자란 마르코 폴로는 세계를 꿈꾸었을 것이다 .

문화와 역사가 있고 , 어머니와도 같은 대자연이 있는 곳 . 그 자연을 유지하고 사랑할 수 있는 크로아티아 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세계인들이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