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ChatGPT를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어디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사실상 GP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품 안에서 움직인다. GPT 모델을 만든 건 OpenAI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기반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한 Azure 클라우드 인프라다.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사실상 GPT 생태계의 실질적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기술적 지분, 상업적 활용도, 그리고 전략적 지배력까지 모두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편에서는 ‘MS는 어떻게 AI 전쟁에 올라탔는가’를 들여다본다.
1.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OpenAI에 수조 원을 투자했나?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GPT 프로젝트에 발을 담갔다. 하지만 진짜 게임 체인지는 2023년 초,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인프라 제공 계약이었다. 이 투자에는 돈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Azure 슈퍼컴퓨터, 수천 개의 GPU, 독점 클라우드 파트너십, 그리고 GPT 모델을 MS 제품에 통합할 수 있는 상용 라이선스 권리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쉽게 말해, GPT는 마이크로소프트 위에서 훈련되고,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에 적용되고, 그 수익은 MS가 가져가는 구조다.
2. Copilot 전략 –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의 재창조
MS는 GPT를 자사 주력 제품군인 Office에 이식하면서, 문서작성·표작성·프레젠테이션 제작 도구의 정의 자체를 바꿔버렸다.
Word + GPT = 문서를 대신 써주는 비서
Excel + GPT = 함수를 자동으로 제안하고, 데이터를 요약하는 분석가
PowerPoint + GPT = 한 문장으로 발표자료를 만들어주는 기획자
이 전략은 단순한 ‘챗봇’의 확장이 아니다. GPT를 일하는 방식 전체에 통합하는 첫 번째 사례였다. 이 제품군은 ‘Microsoft 365 Copilot‘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며, 구독 수익 모델에 GPT를 끼워넣는 데 성공했다.
3. 검색 전쟁 – Bing이 돌아왔다
GPT 열풍이 터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검색엔진 Bing에 ChatGPT를 탑재했다. 이름하여 New Bing.
그동안 구글에 밀려 거의 존재감이 없던 Bing은, GPT 덕분에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GPT 기반 채팅 검색은 기존 검색과 다른 UX를 제공했고, 구글도 서둘러 Bard(Gemini)를 내놓게 되는 계기가 됐다.
물론 New Bing의 점유율은 여전히 낮지만, 중요한 것은 ‘AI 검색의 주도권’이라는 상징성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보다 먼저, 대중에게 AI 검색을 보여준 최초의 기업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4. 인프라의 왕 – Azure의 반격
AWS가 클라우드 시장을 독식하던 시대에, Azure는 항상 2인자였다. 하지만 GPT를 Azure 독점으로 만든 순간, 클라우드 경쟁의 판도가 바뀌었다.
GPT는 Azure에서만 훈련된다.
GPT API를 쓰는 수많은 스타트업·앱·웹서비스는 Azure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
MS는 이 흐름을 통해 클라우드를 ‘데이터 저장소’가 아닌 AI를 돌리는 계산기관으로 재정의했다.
클라우드에 ‘지능’이 붙은 순간, Azure는 AWS와 다른 차원의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정리: GPT는 OpenAI의 작품이지만, GPT 제국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완성했다
OpenAI가 만든 GPT는 훌륭한 발명품이다. 하지만 그 발명을 세상에 퍼뜨리고, 일상에 심고, 산업에 통합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그들은 기술에만 투자하지 않았다. 언제, 어디에, 어떻게 심어야 할 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움직였다.
그래서 지금, AI 시대의 첫 번째 제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름으로 기록된다.
※ 참고: GPT는 Microsoft의 Azure에서만 작동합니다. 왜 GPT는 AWS가 아닌 Azure를 택했을까요?→ ‘쉬어가는 페이지: 클라우드 전쟁 – Azure vs AWS’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미디어원 l 이정찬 기자
▶ 다음 회 예고: 《GPT 제국 ③ – 구글, 잃어버린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까?》